짝 없는 여자들
조지 기싱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한 여자들
에밀 졸라, 톨스토이, 발자크 등과 비교되는 빅토리아 시대 사실주의 작가  조지 기싱의 페미니즘 소설 "짝 없는 여자들"
19세기 중후반 활발하게 일어났던 여성 해방과 신여성의 등장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그간 여성을 유약하고 무능하며 순종적이어야 한다고 여겨왔던 가부장적인 사회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결혼제도를 꼬집고 결혼하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여성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전통적인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이는 위도우선과 그의 아내 모니카.
경제적 안정을 위해  사랑없는 결혼을 선택한 모니카와 전통적인 아내상을 요구하는 위도우선과의 갈등.
여성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메리 바풋과 로더 넌, 로더 넌의 연인인 에버라드 바풋과의 갈등.그럼에도 자신의 사명과 여성 자립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19세기 페미니즘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억압돼 있던 여성의 교육과 자유를 향한 갈증.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함에서 오는 갈망들이 잘 그려져 있었고 그것에 대항해 싸우는 여성들의 갈등과 좌절등이 상세히 묘사돼 있었다. ​
결혼을 죄악시 하는 마음과 한편으로는 결혼을 바라는 이중적인 마음 사이에 갈등하는 주인공의 심리가 와 닿았고 그럼에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들의 모습은 참으로 멋졌다.
'과연 결혼과 여성의 자립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인가?' 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지만, 현대에서도 결혼과 여성의 자아실현 사이에서 여전히 생겨나는 갈등을 생각하니 그 어떤 선택도 쉽지 않음을 상기시켜 주었다. 
 
이런 여성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 마땅히 권리라 부르는 것들이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긴 소설이었지만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여자여서 좋은 점이 하나 있어요. 우리 시대에 똑똑하고 의지가 강한 여자에게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위대한 움직임에서 한몫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죠 - 여성을 해방하는 거예요." (135)

"우리에게 어울리는 세계는 지성과 정직한 노력과 강인한 정신력의 세계입니다. 완벽한 여성성에 대한 구식 관념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관습의 노예, 자기 자신의 나약함과 욕망의 노예가 되어 경멸스럽고 비참하게 사는 여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난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세상이 계속 이렇게 굴러 가느니 차라리 요동치다 부서져 버리라고! (...)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활발히 일하는 새로운 부류의 여성이 존재해야 합니다. 바깥에서는 새로운 일꾼이자 안에서는 새로운 가장입니다. 우리가 유지해야 할 옛 미덕은 많으나 우리는 여태 남성에게만 적합하다고 간주되었던 여러 미덕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208.2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