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 블루스 - 설탕,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독, 개정판 마이너스 건강 3
윌리엄 더프티 지음, 이지연.최광민 옮김 / 북라인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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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주는 충격과 통찰력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나도 설탕에 대해서 다른 사람과 비슷한 정도의 인식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슈거 블루스>는 1923년 클라렌스 윌리엄스(Clarence Williams)에 의해서 발표되었던 재즈 곡이다. 당시 미국에 있던 수백만의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노래였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슈거 블루스>는 1975년에 쓰여진 설탕에 관한 책이다. 내용적으로는 클라렌스의 노래만큼이나 설탕의 부정적인 점을 다루고 있다. “블루스(Blues)'라고 하는 말은 ”공포나 병, 걱정에 짓눌려 지나치게 우울하거나 감상에 빠져있는 심리 상태“를 의미하는데 일종의 병적 질환이다. 따라서 <슈거 블루스>라고 하는 제목은 설탕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적 질환을 총칭하는 말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설탕을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설탕>이라고 부르는 것을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그것은 “정제된 수크로오스(sucrose ; C12H22O11)”이다. 그리고 그것은 17세기까지 의약품으로 사용되었고 그 이후에야 음식으로 분류되었다. 설탕이 음식이 되면서 최근 몇 세기동안 인간에게는 설탕의 달콤함과 함께 여러 가지 부작용이 따라다니게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당뇨병에 노출되게 되었고 정신질환, 피부질환, 집중력 결여, 난폭한 성격 등을 유발하였다. 하지만 지금도 설탕이 이런 질환의 원인이라고는 아무도 믿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우리들 대부분이 설탕 신화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저자는 설탕신화가 계속 유지되는 이유로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정치가와 과학자들을 들고 있다. 그 넓은 설탕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설탕 제조업자들이 끊임없이 로비하는 결과물이라는 얘기다. <슈거 블루스>는 그런 내막을 밝히고 고발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설탕의 긴 역사에서부터 시작한다. 지독히 사치스런 것이어서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설탕이 오늘날 아무나 손댈 수 있는 값싼 식품이 될 수 있었던데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작용했는데 그 과정들을 들춰보는 것은 마치 80년대 말에 있었던 광주 청문회를 보는 것 같다. 그만큼 생각해 보지 않은 증례들이어서 분노와 배신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설탕이 지배하는 곳이 되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설탕으로부터 빠져나갈 수 없을만큼 모든 먹거리에 설탕이 첨가되어 있는 것이다. 탄산 음료수뿐만 아니라 시중에서 파는 대부분의 음식이 그렇다. 토마토 케찹에서는 단맛을 전혀 느낄 수 없지만 그 속에는 설탕이 27%나 들어 있다. 심지어는 치약과 담배에까지도 설탕이 함유되어 있다. 맛과 향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설탕이 이렇게 나쁜 물질이라면 왜 지금까지 그 폐해가 과학자들에 의해서 발표되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은 오히려 우리를 실망시킨다. 그 답을 찾으러 다니다 보면 결국 “우리 주변에 정의라고 하는 것이 있는가?”라는 또다른 의문을 갖게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설탕의 문제를 이처럼 정의의 문제라고 규정한다. 상업적 부패가 정치적 부패와 고리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비양심적인 과학자들이 돈에 영혼을 팔고 있다.

설탕은 음식이 아니다.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모든 비타민과 미네랄이 폐기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명력이 없으며 오히려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웹 사이트(www.nexusmagazine.com/SugarBlues.html)에서는 설탕을 “달콤한 독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설탕의 달콤한 맛에 갇혀버린 우리가 어떻게 설탕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또 설탕없이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저자는 책의 마지막 두 장에서 설탕없이 사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저자 스스로가 설탕의 해악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경험했었기 때문에 그의 제안이 모두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인다. 당뇨에 노출된 사람뿐만 아니라 단맛을 즐기는 사람들과 그들을 알고있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一讀)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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