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크레파스와 괴물 소동 웅진 세계그림책 134
나카야 미와 글.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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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외출했다 집에 올라오는 길에,
우리 꼬맹이가 자꾸 '산타할아버지를 보고 갈꺼야'라고 엄마손을 경비실로 잡아 끌더라구요.
택배를 전해주는 경비실 할아버지가 우리 꼬맹이에겐 선물을 전해주는 산타할아버지랍니다. ^^;
택배 아저씨의 연락도 없었건만, 우리 꼬맹이 앞으로 온 택배 하나.
바로 <까만 크레파스와 괴물 소동>이었지요. ^^
자기책이라고 조그만 품에 꼭 끌어안고 따라오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어떤 책인지 궁금해하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을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뜯어보았답니다.
표지 가득 크레파스 친구들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우와~ 크레파스다!" 감탄을 하는 우리 꼬맹이.
현관문을 열면서도, 신발을 벗으면서도 "엄마, 이 책 읽어주세요"라고 했답니다.
크레파스 친구들이 나오는 표지가 우리 꼬맹이의 마음에 꽤 들었나 봅니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보면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는 이상한 일.
첫 장면에서 사라진 노란 크레파스를 찾는 다른 크레파스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노랑아~", "어디 있니?" "노랑아!"..
조그만 색색깔의 크레파스들이 입을 모으고 노랑이를 부르는 모습,
손을 이마에 대고 저 멀리까지 찾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답니다.
우리 꼬맹이, 엄마가 이 부분을 읽어줄 때면 뚫어져라 그림을 보던 표정을 풀고 싱그시 웃어줍니다.
"얘들아~, 어디 있니~~!!" 라는 문구는 우리 꼬맹이가 주로 사용하는 문구이거든요. ^^
엄마가 꼬맹이가 그러할 때처럼 흉내를 내면서 읽어줄 때면 엄마와 의미심장한 눈웃음을 교환한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어요"
라는 문구가 나올 때마다, 장면의 전환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 책을 덮었다 펼쳤답니다.
그렇게 아침이 왔다는 것을, 덮었던 책이 펼쳐지는 것으로 표현해주자 아이가 더 집중하며 보더라구요. 








친구들을 사라지게 한 범인이 괴물일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사라진 친구들을 찾아 나서는 마지막 남은 까만 크레파스의 모험.
게다가 납치된(?) 크레파스들이 자진해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이유까지..

우리 꼬맹이는 너무너무 빠져서 보았어요.
크레파스들이 괴물 때문에 두려움에 떨며 잠들자,
"크레파스 뚜껑을 꼭 덮고 자면 꼼지가 안 올텐데.." 라며 안타까워 하기도 하구요.
진짜 크레파스를 꺼내 달라고 해서 옆에 스케치북을 갖다 놓고
'꼼지(괴물)가 못오게 크레파스 집을 만들었다'며 엄마에게 보여주기도 했답니다.







생쥐 할아버지의 임종을 마주했을 땐 왠 주책이냐 싶게 어른인 제가 다 목이 울컥 메이기도 하더라구요.
아직 '죽음'이라는 의미를 잘 모르는 만 세살배기 꼬맹이도 "친구들이 왜 울어?" 라고 되묻습니다.
"할아버지가 아파서 돌아가셨대. 하늘나라의 별이 되셨대"라고 알려주니
몇 번 이나 "할아버니자 돌아가셨대? 할아버지가 하늘로 가서 별이 되었대?" 라고 재차 물어봐요.
"할아버지가 로켓을 타고 하늘로 갔어?"라고도 하더라구요
어려도 그것이 헤어짐을 의미한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는지,
"그럼 내가 로켓을 붕~ 타고 가서 할아버지를 데리고 오면 되잖아~
재윤이가 할아버지 하늘에 못가게 하면 되지~"라고 나름의 해결책도 내놓습니다. 

유쾌할 것만 같던 '괴물소탕작전'의 결말이 조금은 슬프게도 보였지만요.
크레파스를 의인화 해서 친구와의 우정, 모험, 가족간의 사랑까지 한데 어우러져 표현하는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답니다.




여태 제가 아이들 책에 관해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는데요,
어쩐 일인지 <까만 크레파스> 시리즈는 요 <까망 크레파스와 괴물소동>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네요.

나카야 미와라는 일본작가와, 제가 좋아하는 일본문학 번역가 김난주 선생님의 번역이 더해진 작품.
일본작품은 엄마인 저도 좋아하지만, 우리 꼬맹이도 거부감없이 잘 받아들이더라구요.

<까만 크레파스와 괴물소동>역시, 일러스트가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듯한 느낌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이예요.
일러스트도 예쁘지만, 스토리 역시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아이를 동화속 세계로 안내하는 책입니다.
요즘 우리 꼬맹이, 엄마가 다른 책 좀 읽혀볼까 싶어서 내밀어도, 다시 책장에서 <까만 크레파스와 괴물소동> 책을 빼온답니다.
"그거 말고 이거 읽자! ^_^"

그래, 네가 좋다면 읽어야지.
까만 크레파스로 꼼지가 못 들어올 집을 만드느라 크레파스가 닳을 때까지,
한 번 열심히 읽어보자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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