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나.
역시나 백희나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름빵>이 대박이긴 했지만 직접 출판사를 만들어 책을 펴내신다는 글을 보았을 때는,
그래도 출판사는 경영인데, 위험부담이 없을까? 라는 오지랖넓은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달 샤베트>를 읽고 나니 기대이상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네요.
책내용이 엄마인 저의 기대에도 부응을 했지만요.
책이 도착하고 뜯자마자 ’엄마 이거 읽어주세요’라고 조르는 우리 꼬맹이를 보고,
한 번 읽어주고 난 후에도 계속 다시 읽어달라고 조르는 꼬맹이를 보고,
이 작품 역시 대박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지요.
사실, 소위 대박 중박의 차이를 엄마가 쉬 가늠하여 판단하기는 쉽지 않으나, 
아이의 반응을 보면 대번에 알겠더라구요.

요즘 한동안 책읽기가 뜸했던 우리 꼬맹이에게 다시 책읽는 재미를 활활 지펴줄 예쁜 책, <달 샤베트>는요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프레온 가스를 유발하는 가전제품의 과도한 사용은 환경을 파괴한다는 암시를 가지고 있는 책이에요.



무더운 여름날, 아파트의 집집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며 보내고 있었지요. 
아무도 모르는 사이, 달이 똑, 똑, 똑, 녹아내려요.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녹아내리는 달물을 받아 샤베트를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전기를 많이 쓴 아파트는 급기야 정전이 되어버리고.. 
사람들은 반장할머니가 나눠주는 시원하고 달콤한 달샤베트를 먹고는 
에어컨과 선풍기 없이도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또 반장할머니의 집문을 두드리는 소리. 
달이 사라져버려 갈 곳을 잃은 옥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

달이 녹아서 똑똑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는 우리 꼬맹이도, 
무언가 달에게 힘든상황이구나.. 라는 건 느끼는 듯 해요.
아직 프레온가스나 지구온난화를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엄마, 에어컨이를 많이 틀어서 달이 우는거야?"라고 물을만큼 집중하며 봅니다.

이 책은 세트를 직접 만들고 사진을 찍어 입체감을 표현한 
백희나작가 특유의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답니다.
그 중 제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조명의 퍼짐이 놀랄만큼 사실적이고 적절하게 표현된 것인데요,
밝은 달의 모습이나, 아파트 칸칸에서 새어나오는 조명, 
그리고 달 샤베트와 달물, 달맞이꽃에서 퍼지는 은은한 빛이 너무 신기하고 예쁘더라구요.
여러번 보면서도 ’도대체 저걸 어떻게 표현한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똑, 똑, 똑"하고 달이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나, 
"작은 빛은 점점점 자라나 커다랗고 노랗고 둥그럼 보름달이 되었습니다"라는 문장들은 
그림과의 매칭이 잘 되어 있고, 리듬감이 느껴져서 좋더라구요.
"똑, 똑, 똑" 하고 읽으며, 손으로 달방울들을 하나씩 콕콕 짚어주기에 좋은,
딱딱 맞아들어가는 정교한 리듬감이 책 읽는 재미를 더 증가시켜준답니다.

 
<달 샤베트>는 지구의 내일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했고, 비닐 코팅은 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더러움이나 파손의 가능성이 있지만 넓게 이해해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더라구요. 

주제에 적합하고 그 취지는 좋다고 생각은 하지만요.
독자의 입장에서는 오래 소장하고 싶은 좋은 책이, 
너무 쉽게 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속상할 법도 할 것 같은데요, 
정말 이해 해달라는 문구가 거짓이 아님을 보여주듯, 몇 번 읽지 않았는데, 
금새 책등의 끝부분이나 모서리부분이 닳듯이 벗겨지더라구요.

급한 마음에 코팅지로 표지를 포장해놓았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보는 책이 너무 쉽게 파손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같아요.ㅜㅜ
어차피 이렇게 독자가 비닐코팅을 하는 것보다 ’표지 정도는 코팅을 해주어도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잠시 들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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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직접 샤베트를 만들어봤어요.




아이스크림을 너무나 좋아하는 우리 꼬맹이. 
달 샤베트를 먹는 사람들을 너무 부러워했답니다. 
그래서 이번 독후활동은 샤베트 만들기로 정했어요.
샤베트틀을 사와서 달물처럼 생긴 노란색 오렌지쥬스를 담아 얼렸답니다.




샤베트틀을 앞에 놓아주니 열심히 샤베트틀을 탐색하던 꼬맹군, 
옆에 있는 오렌지주스를 열어 틀에 조심스럽게 따릅니다.
엄마가 시범을 보여준대도 자기가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주스를 담는 정이 넘쳐서 저렇게 흐르기도 했지만요~ ㅎㅎ  




주스를 꽉꽉 채운 샤베트틀에 막대를 끼워요.
주스가 넘쳐서 막대에 묻으면 닦는다는 핑계로 낼름 맛도 보구요~
이제 냉동실에 넣고 얼리기만 하면 된답니다. ^^ 




그리고 다음날, 잘 얼려진 샤베트를 꺼냈어요.
냉동실에서 갓 꺼낸 샤베트는 잘 빠지지 않는데요,
그럴 때는 틀 아랫부분을 흐르는 물에 약간 적셔주면 잘 빠진답니다. 
책에서 보았던 달샤베트와 얼추 비슷하게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우리 꼬맹이의 반응, 보나마나 너무 좋아했지요.  
이렇게 먹는 독후활동을 너무 좋아해요. ㅎㅎ




 샤베트를 먹다가 책의 그림이 생각났는지 책을 가져와서 펼쳐보며 똑같다고 해요.
샤베트를 먹으면서 책을 읽으니 달샤베트가 더 실감나지 않았을까요? ^^  





 나눠먹기 좋아하는 우리 꼬맹이,
아빠에게도 냉큼 하나를 빼서 갖다줬어요.
아빠와 샤베트를 먹으면서 <달샤베트>도 읽었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재미있게 보던 책을,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보니 더 좋아하더라구요.
앞으로 <달샤베트>를 읽을 때마다 샤베트 달라고 하면 어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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