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고야
루시 커진즈 지음,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는 어릴 적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였답니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도 발표하는 걸 싫어하는 등, 남앞에 나서는 걸 꺼려한 적도 있었지요.

그런 엄마 뱃속에서 나왔건만, 나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우리 꼬맹이는 자신감도 충만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는

당당한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답니다.

그런데 벌써 새로운 장소에 가면 쭈뼛거리거나,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정작 멍석 깔아주면 부끄러워하며

수줍은 미소만 짓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답니다. (모전자전? ㅎㅎ)

 

육아가 항상 그렇듯이 정도를 지키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지요.  

당당한 모습, 자신감 있는 모습을 원하면서도, 

자칫 잘못하다간 자기만 아는 이기심이 커지진 않을까,

남을 무시하는 마음을 키우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해요.

 

시공주니어의 신간 <내가 최고야>는 그래서 선택했답니다.

자신감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상대방을 배려하고 인정해주는 마음이라는 걸 배우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우리 꼬맹군, 책을 읽고 주제를 파악하고, 그런 감정의 깨달음을 얻을만큼 성숙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재윤이도 최고~ 친구도 최고~" 라고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들어주는 걸 보니,

조금은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아주지 않았나 싶은 마음에 반가움이 앞섭니다.

 


 

 

 화려하고 퍼지는 듯한, 또는 뚝뚝 물감이 떨어지는 듯한 색감이 강조되는 그림인 <내가 최고야>는

<메이지 시리즈>로 유명한 "루시 커진즈"의 작품이예요.

<메이지 이야기>는 우리 꼬맹이의 책장에도 자리잡고 있을만큼 유명한 책이랍니다.

그런데 꼬맹군, 엄마가 예전에 메이지 이야기를 읽어주었을 때는 신통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지요.

지금은 좀 커서 그럴까요? 같은 작가의 책인 <내가 최고야>를 흥미를 가지며 재미나게 읽어줍니다.

특히 <내가 최고야> <내가 최고라니까> 등의 대사를 재미있어 하며 읽었답니다.

엄마가 앞부분을 읽으면, 우리 꼬맹이가 "최고야" 부분을 읽으며 양손의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지요.

^^

 



 

 

엄마가 몇 번 읽어주었더니 나중엔 혼자 책을 보면서

나름대로의 해석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더라구요.

멍멍이가 친구들앞에서 자신이 최고라고 잘난척을 하자,

친구들이 슬퍼하는 장면이에요.

"좀 슬퍼" / "나도" 의 장면인데, 우리 꼬맹군은 당나귀가 기분이 안 좋다고 표현하더라구요.

요즘 한참 감정표현을 배워서 "기분이 안 좋아" "기분이 좋아졌어" 혹은,

"너무 속상해" "신난다"등의 표현을 하는 꼬맹군.

자기가 주로 사용하는 단어로 "당나귀가 기분이 안 좋아"라고 표현하며

당나귀와 친구들의 눈물을 닦아준다고 합니다.

그리고선 옆구리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친구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시늉을 하는데요.

실제 그림에는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없지만,

꼬맹군이 그림을 보고 그렇게 느낄만큼,

그림으로도 잘 표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책을 읽고 물감놀이를 해보아요



이 책의 예비페이지에는 이렇게 화려한 색감과 무늬가 등장한답니다.

표지를 넘기자마자 눈에 확 들어오는 강렬한 색상과 기법들은 책의 전반에 걸쳐 종종 등장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꼬맹군도 해보았어요.

색의 번짐이나 붓의 터치감이 더 잘 살아나도록 도화지 대신 화선지에 그림을 그려보았어요.

 

엄마가 물감을 짜서 옆에 놓아주면 꼬맹군의 그림놀이가 시작되지요.

먼저 붓으로 슥슥~ 그려나갑니다.

무엇을 그릴건지, 어떻게 그릴 건지 정하지 않고 일단 마음 내키는대로 그려보아요. ^_^

파란색으로 길게 주욱~ 그어놓고는 "엄마, 기찻길이야"라고 일러줍니다.

손으로는 그림그리랴, 입으로는 쉴새없이 조잘대며 칙칙폭폭을 외치느라 바쁩니다. 

  

그 다음은 손가락에 물감을 찍어 쿡쿡 눌러가며 색감과 퍼짐을 느껴보았어요.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손가락을 이렇게 틀어보고, 저렇게도 묻혀보며 그려요.

덕분에 양 손엔 모두 물감투성이가 되었지만, 신나게 그렸답니다. 

 

  

부분적으로 자세히 찍어봤어요.

붓의 거친 질감, 물감 묻은 붓을 후두둑 내려치면 꼬리가 생기기도 하구요,

꼬맹군은 손가락으로 쿡쿡 찍은 모습을 보고 "눈"이라고 명명해주었답니다. ^^

 

 



 

자아가 발달하면서 자기가 최고라고 하길 좋아하고,

모두 재윤이꺼야, 라며 장난감을 끌어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커나가는 과정의 하나다' 싶으면서도 마음이 덜컹!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답니다.

조금만 더 배려심이 있으면 좋을텐데, 조금만 더 이해해주면 좋을텐데.. 라는 욕심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조그만 아이한테 어른의 감정을 바라냐는 아이 아빠의 핀잔을 듣고서야 조금 더 기다려야지.. 라고 마음을 고쳐먹기로 합니다.

하지만 <내가 최고야>를 읽으며 주인공 멍멍이처럼 갑작스런 혼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친구와 조금씩 배려하고 인정하며 사이좋게 나누는 마음을 실천하는 꼬맹군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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