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해는 못하지만

어떻게 수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삶의 해를 구하는 공부
카를 지크문트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4년 5월

이 책 읽다가 자꾸 밤샘… 회사 일도 너무 많고, 문학 책 읽을 때가 된 것 같은데, 본격 수학책에 이렇게 빠질 일인가 싶었다. 저자는 분명히 머리말에서 ‘철학적 태도’로 수학 문제에 접근한다고 해서 안심했는데, 저자는 엄청난 수학자인데, 심지어 철학도 잘 아는 거였다. 철학은… 감초 역할만.

 ✨ 솔직히 이해는 못 하지만 ✨

사실 첫 장의 삼각형부터 나는 다른 세계로 초대받았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그렇다 쳐도(기하학이 안 나올 수는 없으니), 오일러 정리, 몰러 정리와.. 삼각형이 이렇게 신기했나 싶다. 나만 몰랐던 건가, 다들 이런 건 기본 중의 기본인가? 그럼 다들 쌍곡기하학, 순서기하학, 절대기하학, 아핀기하학 이런 것도 아시나요? 이해가 되는 듯도 한데 설명을 못하는 걸 보면 이해를 못 했지 당연히. 

그렇게 다음 장으로 또 다음 장으로, 페이지는 넘어가고 나는 10%만 이해하고 90%에 대해서는 수학이 사실 이렇게까지 깊고 다양하고 신기한가 감탄할 뿐. 분명 처음에는 만만한 개념을 들먹였는데, 어느새 심오한 수학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독특했다. (똑똑해지는 것 같은데 정신이 아득-)

✨ 타고난 저술가 ✨

내가 자꾸 이 책을 펼쳐놓고 골머리를 썩이는 건, 이 책이 재미있어서였다. 좀 더 읽어보고 싶고, 좀 더 이해하고 싶었다. 그렇게 흥미를 갖게 하는 원동력은 저자의 탁월한 말솜씨 덕분인 듯하다. 저 먼 옛날 그리스 철학자부터 최근의 이슈까지 다양한 인물과 사례를 인용하며, 수학의 마술을 설명한다. 

책을 읽다 보면 수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수학을 사랑하는 건 마땅한 일이라는 사실에 수긍하게 된다.

✨ 답이 있는 수학? ✨

수학에 대한 편견, 수학은 확실하고 답이 있다. 그래서 풀면 개운하다.는 게 나의 선입견이었는데, 그래서 수학을 완벽한 무엇, 정해진 무엇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수학의 창의적인 부분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수학이 왜 철학이었는지, 사고를 거듭하고 또 거듭할수록 더 재미있어지는지 여러 갈래의 수학과 관련해서 볼 수 있었다. 

✨✨✨

어쨌든, 마지막 장쯤에는 더 쉽게 정리해 줄까 싶어서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고 읽었지만, (내용은 그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이 책을 쉽게 놓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아, 수학자 한 명만 같이 읽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알듯 말듯 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갈증 나는 책이었다.

가끔은 이런 책 꼭 읽어줘야 할 듯. 앞으로 과학 말고 수학도 좀 찾아봐야겠다.

​* 꼭 읽어보고 싶어 출판사 서평단 신청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