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은 갑자기 내 손에 주어지곤 한다. 친구가 선물한 화분,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온 화분, 식물원에 놀러 갔다가 입장권과 바꿔서 들고 온 화분, 카페에 들어갔다가 사 온 화분, 분갈이할 화분 사다 산 화분, 흙 사러 갔다가 사 온 화분. 그렇게 화분 열몇 개를 키우고 있고 죽인 식물도 그 정도인 수준에서 찾아보는 내용은 내 화분 안 죽이기가 목표였다. 그마저도 제때 찾아보지 않으면 화분은 한 달 안에 색이 변하고 어느새 소생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한 식물이 죽으면 또 전혀 다른 식물을 만나곤 하니 나는 당연히 만년 초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누구나 초보인 시절이 있어도, 모두 초보로 남지는 않는다. 아피스토 식물 에세이를 읽다 보니, 무한하게 확장하는 생명력 강한 식물처럼, 온 분야에 깊게 뿌리내린 식물 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