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종일관 건조하고 간명한 문체는 읽을수록 담백했고, 아니 에르노의 색깔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내면에서 자신을 찾는 방법이 아닌 바깥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도 궁금했는데 -
<바깥 일기>와 <밖의 삶>을 읽고 나니, 바깥을 보는 시선을 연마하고, 밖의 삶으로 자신의 삶을 비추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나 싶다.
기록을 반복하며 자신의 문체와 표현법을 갈고닦고, 자기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로웠다.
앞으로도 일상을 기록하면서 종종 다시 펼쳐서 천천히 음미하며 읽을 생각이다.
똑같은 문체를 배우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나에게 딱 맞는 내면과 바깥, 안과 밖의 거리감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나도 예전 일기장이 몇 권 있지만, 다시 읽어보면 낯 뜨거울 뿐인데, 조금은 다른 기록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기록을 계속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시리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