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일기>와는 달리 기록한 날짜가 있고, RER 고속전철 타고 다니는 일상 풍경을 습관적으로 기록한 것 같다. 전철 안의 대화, 사람들의 모습들, 여기저기에서 구걸하고 있는 노숙인이 나온다. 아니 에르노의 시선이 머무는 곳, 일상에서 마주치는 풍경들을 따라가다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일들의 묘사와 생각이 건조하고도 날카롭게 겹쳐진다.
정치적인 내용, 전쟁, 테러, 사건 사고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이런 시사적인 내용을 쓸 때는 일상의 내용에서보다 좀 더 감정이 드러난다. 이런 내용에서조차 감정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면, 단순한 사건 기록, 또는 가식에 불과했을 것 같다. 건조한 문체에 언뜻 언뜻 비치는 감정이 보다 강렬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