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는 내려놓음의 기술
고미야 노보루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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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라는 단어를 잘근잘근 씹으며, 꿋꿋이 읽은 책.

쥐띠라서 그래

여담이지만, 외할머니-엄마-나 모두 쥐띠인데, 내가 뭘 그렇게 사 모은다고 고백했을 때 누군가 '쥐띠들이 그래, 그건 어쩔 수 없어.'라고 말하는 바람에 큰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다. 그래서 외할머니 짐이 그 작은 집에 그렇게 많이 있었던 걸까, 엄마의 그릇장이 그래서 항상 터져나가는 걸까, 내 책장은 공간이 하나도 없는 이유가 바로 그거였던가, 의문들이 순간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마흔에 뭘 버려야 하나보다. 설마 내 책을? 내 문구를? 내 옷을? 나는 버리는 거라면 뭐든 힘들던데? -

걱정하며 읽었지만, 이 책은 정말 인생에 있어서 버릴 것들을 잘 배치하도록 도와줬다.



그 쉬운 우선순위가 아니라

우선순위는 참 쉬운데, 매일의 일상은 늘 복잡하고, 생활에 변화를 주는 건 누구든 큰맘을 먹어야 한다. 중요한 순서대로 1위부터 주욱 써 내려가면서 약간씩 순서를 조정하고 밑에서부터 잘라내면 되는 일이 그렇게나 어렵다.

<마흔에 버렸더라면 좋았을 것들>에서는 우선순위가 아니라 내려놓음과 버리는 것에 집중한다. 고통스러운 일이다. 아니 가벼워지는 일이다. 죽을 운명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하는데, 의외로 강렬하다. 그리고 저자 자신의 내려놓음의 과정과 여러 내담자들이 버리고 가벼워진 일화들을 통해서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을 내려놓을 때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게 된다. '아. 이 무거운 짐을 이렇게도 내려놓는 방법이 있구나'를 깨달을 수 있다.




 

인생 재배치

그렇다고 뭐든지 다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때 <마흔에 버렸더라면 좋았을 것들>에서는 여러 챕터에서 밝히는 인사이트와 함께 '디마티니 밸류 팩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디마티니 밸류 팩터'는 처음 들어보는데, 열세 개의 질문에 세 개씩 답하면서 체크해 볼 수 있는 질문지였다. 정말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는 생활에서 드러난다는 점에 기반해 일상 밀착형 질문지였다.

첫 번째 질문 '당신의 공간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물건은 무엇인가'부터 의외로 까다롭다고 느꼈는데, 당연히 1위는 책, 그리고 옷은 부피가 커서 그런가, 문구류는 꼭꼭 잘 숨기고 모아놔서 공간 자체는 크지 않은데, 화장품이 더 많은가?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주방의 물건들은? 세 개씩 써야 하다 보니, 의외로 샅샅이 생각하게 했다. 그렇게 열세 개의 질문에 답하고, 자세한 해설을 통해 나의 가치를 판단했을 때 의외로 정말 간절히 버리고 싶은 것들이 뭉텅뭉텅 나왔다.



사실 이런 실용적인 부분 보다, 이 책은 여러 생각을 깊게 해볼 수 있는 정적인 책이기도 했다.

내려놓음과 내게 중요한 가치들, 그리고 정말 인생에 중요한 가치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저자의 통찰을 읽으며 인생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굳이 마흔이 아니더라도, 생활의 전환이 필요할 때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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