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박스 브라더스와 본선, 1번~5번 지선 ✨
첫 네 편의 단편은 찰스 디킨스의 단편인데, 첫 두 편 '바박스 브라더스'와 '바박스 브라더스 앤 컴퍼니'는 주인공 '바박스 브라더스'가 동일하게 등장한다. 다른 여섯 편 모두 바박스 브라더스가 나오려나 은근히 기대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만큼 바박스 브라더스라는 인물은 독특했다. 바박스 브라더스를 '영 잭슨'이라고 부르며 다수인이 말을 거는 장면은 이 두 편 소설의 백미였다. 그의 조각난 기억들, 즉흥적인 여행은 나에게 여행의 본질을 일깨우고 과감한 여행을 꿈꾸게 했다.
이어지는 찰스 디킨스의 단편 '본선: 머그비 소년'과 '1번 지선: 시그널맨'은 전혀 다른 분위기의 단편으로 찰스 디킨스를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본선: 머그비 소년'은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당황스러웠지만, 풍자를 즐길수록 빠져드는 아주 웃긴 이야기였고, '1번 지선: 시그널맨'은 소름이 오소소 돋고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공포를 느끼게 해주었다.
이후의 단편 2번 지선~5번 지선은 네 명의 작가가 다채로운 즐거움을 보장한다. '2번 지선: 열차 기관사'는 거침없고 노련한 기관사가, '3번 지선: 보상 하우스'는 화물역 확장으로 매입하게 된 집의 집주인이, '4번 지선: 출장 우체국'은 철도를 이용해 우편을 배달하는 우체국 직원이, '5번 지선: 엔지니어'는 막역지간의 두 명의 철도회사 직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철도와 관련이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였지만, 지선 번호와 '머그비 교차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작은 연결고리로 이어져, 의외로 집중도 있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