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너머의 세계들 문 너머 시리즈 1
섀넌 맥과이어 지음, 이수현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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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에 휘둥그레진 눈으로 입특막하고 읽은 책,

취향 저격의 판타지 소설 - 소설 속에서도 언급되는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나니와 연대기>와 유사한 점이 있지만, 너무도 다른 다크 판타지이다.

문은 분명히 있다

<문 너머>에서 말하는 '문'은 아마 실제 있을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랑 <나니아 연대기> 그리고 <해리 포터>에도 문이 필요하니깐, 문이란 건 검증된 영역이다. 포털 판타지라는 장르도 있다. 하지만 섀넌 맥과이어의 '문 너머 시리즈'는 하나의 문에 만족하지 않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이 시리즈의 도입부를 조금씩 아껴서 읽으면, 여러 개의 문이 조금씩 스쳐 지나가고, 다수의 문을 품고 있는 광활한 판타지를 만나게 된다. 이 많은 문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섀넌 맥과이어는 도대체 어떤 문을 열고 다녀왔던 걸까?

많은 우리 졸업생들이 경험을 털어놓으면 카타르시스도 느끼고 또 돈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 사람들은 훌륭한 판타지를 참 좋아한답니다.

85p

수많은 판타지를 품고 있는 문, 판타지 중 일부는 분명히 문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걸 믿게 될 즈음, 문을 경험한 등장인물들의 비범한 행보는 말랑한 소녀 취향의 판타지처럼 보이던 이야기를 다크 판타지로 바꾸어 놓는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이유

여러 개의 문, 그리고 저마다 독특한 문에 대한 궁금증은 이야기를 읽게 하는 동력이지만, '문 너머 시리즈'의 첫 책인 <문 너머의 세계들>은 포털 판타지를 아우르는 좀 더 포괄적인 걸 담고 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이유, 이들이 문을 그리워하는 이유, 그리고 어떤 이는 트라우마가 되는 이유가 나온다. 저마다 독특한 세계를 품었던 날들, 동심을 잃어버리는 것 아무것도 아닌 취급을 받으며 자신의 세계가 조금씩 없어지는 순간들, 이 모든 불합리를 생각하게 한다.

문득, 수많은 문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잊었던 나의 문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고 싶다. 단, 잊으면 안 될 걸 잊고서 기억해 내는 일은 지독한 노스탤지어를 수반한다. 아마 문은 다시는 열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아름다운 문장과 말랑한 소녀 취향의 등장인물들 사이사이, 다크 판타지로서의 면모는 이 책을 유치하게도, 무섭게도, 쉽게도 어렵게도 만들며 다채로운 매력을 뿜어낸다.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표지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장, 깊은 포용력과 빛나는 통찰은 이 책의 품격을 높인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이런 재미있는 장르문학을 마음껏 즐기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인문 고전은 드러내놓고 좋아하지만, 장르문학, 웹 소설, 요즘엔 아이들이 보는 청소년 문학도 덥석덥석 읽는 잡식 독서가로서, 이 멋진 책을 마다할 이유가 뭘 지 모르겠다. 청소년기에 읽었으면 아마 더 자유롭게 열광했을까? 하지만 이렇게 슬프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니, 이미 문밖이라면 슬플 수밖에 없었을지 모른다.

<문 너머의 세계들>은 효과적으로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고, 극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시리즈의 첫 책답게, 많은 떡밥이 뿌려져 있어서 섀넌 맥과이어의 다음 책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이야기, 그리고 모든 문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입틀막, 그리고 남은 분량을 보면서 아까워하면서 읽은 책.

다음 이야기 <뱀파이어 세계로 간 쌍둥이>를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 역시 책장 넘기기가 아깝다. 두 번째 책 <뱀파이어 세계로 간 쌍둥이>는 어디까지 이야기가 전개될까?





많은 우리 졸업생들이 경험을 털어놓으면 카타르시스도 느끼고 또 돈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 사람들은 훌륭한 판타지를 참 좋아한답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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