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꿀벌의 예언> 2권은 1권을 읽은 바로 다음 날 다 읽었고, 오늘 다시 읽었다.

다 읽을 때까지 읽기를 채근해서 전속력으로 읽었고 약간 탈진한 기분이었다.

다시 펼쳐 읽으니, 뭐- 또다시 재미있다! ~

전생을 믿어야 하나?

꿀벌이 사라진 미래를 걱정하며,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증을 가지고 2권을 읽기 시작했지만, 2권은 계속 과거로 향한다. 계속되는 퇴행 최면에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최면을 통한 전생 탐험?! 사실, 전생 같은 건, 믿어본 적이 없다. 간절하게 있기를 바라는 마법도, 요정도, 순간 이동도 없는 것처럼, 전생과 환생을 운운하는 건 그 정도의 희망과 욕망을 구현한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성에 대한 탐구정신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까? 무의식을 넘어선 적극적인 영적 여행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문 분야와도 같다. 고대 중세를 아우르고 예언서들을 꿰어내는 <꿀벌의 예언은> 기원전부터의 역사적 사건과 리얼리티가 결합되어, 흥미롭고도 실감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시대 탐방을 만들어 냈다.

관통하는 역사, 불가능한 여행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다른 소설에서 교차 편집되었던 것처럼, <꿀벌의 예언>에서는 성경의 내용을 포함하는 역사적 사실 ‘므네모스’가 역사적 사건의 이해를 돕는다. 알차게 편집된 정보는 각각 읽는 재미가 있다. 소설 속 스토리와 더불어 역사를 관통하는 깨달음을 얻고 있는 듯한 웅장함을 더해준다. 스케일도 시공간을 넘나들며 광활하기만 한데, 여러모로 불가능한 여행이다. 파리에서 예루살렘으로, 키프로스로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접근 불가능한 곳 깊숙이 들어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다.

멸종해 가는 꿀벌을 구하려면, 이 정도는 해 주어야 할까? '꿀벌의 예언서'와 멸종의 관계는? 꿀벌의 멸종은 분명 환경문제인데, 환경문제가 미래의 모든 문제가 아니 듯이 꿀벌만 구하면 밝은 미래가 펼쳐지는 단순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주인공들은 예언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데, 나도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달음질치듯이 읽었다. 그리고 마침내 펼쳐진 우리의 미래 - 여행하고 싶은 곳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간절하다면 시공간을 넘나들며 이들처럼 여행해야 하고, 미래는 결국에 가야 할 여행지다.

어쨌든 구해야 할 미래, 바꿔야 할 현재

열심히 소설에 빠져서 읽다가, 문득, 최면 또는 전생과 환생만이 과거와 미래를 체험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과거와 미래를 전혀 몰라서, 일절 느낄 수 없어서 무능력한 상태에 갇혀 있는 게 우리의 현재는 아니다. 알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지만, 알려고 하지 않고, 느끼지 않으려 하고, 상상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 완고함에 발목이 잡혀 있을 뿐이다.

현재, 내 주변, 그리고 나, 지금 당장으로 좁아지는 시야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원한 게 아닐까? 하지만,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고, 주변 사람들과의 무한한 인연을 느끼고, 광활한 역사에 유의미한 일을 찾는다면, 혼신의 힘을 다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의 배고픈 과거 속 필부필부의 수많은 전생과 미지의 미래를 넘나드는 스펙터클한 모험을 통해 평화롭고 한가롭기 그지없는 현재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

과거와 미래를 느끼고, 상상하며, 적극적인 현재를 꿈꿀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