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영원 옮김 / 새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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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시초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선 <검은 고양이>

압도적 분위기, 기막히고 소름돋는 공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력에 흠뻑 취해봄.

분위기가 오묘한 이야기

에드거 앨런 포는 예상 외로 섬세하다고 느꼈다. 공포를 애써 만들어 내지 않는데, 상황이 아주 조금씩 묘하게 일그러 지면서, 어느새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둘러쌓여 있게 되는 식이다. 살짝 고딕 소설 같기도 한데, 과장되거나 생경한 느낌이 없고 세련미가 있다. 짧은 단편 안에서 특이한 요소도 없이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게 신기하다. 흥미롭게 빠져들다 어느새 공포스러운 상황을 맞딱뜨리기에, 대단한 반전이나 충격이라기 보다는, 읽고나서 왠지 조금 더 무섭고,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를 계속 읽다가는 모든 사물들을 공포스럽게 보는 방법을 배울 것만 같다. 분위기 최강자라고 해야 할까? 기묘한 이야기꾼, 가까이 하다가는 같이 음침해 질 것 같은 중독성 있는 이야기꾼이다.

그것이 바로 공포에 기반한 모든 감정들의 모순적인 법칙이며

난 이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어셔가의 붕괴 中 | <검은 고양이> 60p

이런 매력은 대표작 <검은 고양이> 뿐만 아니라, <어셔가의 몰락>, <고자질하는 심장>,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에서 다양하게 변주된다. 심리적 의심과 미신, 이성적 자각과 환상, 생생함, 몰입, 유해하고 정체 모를 것들, 결국 믿을 지경에 이르는 공포는 누구나 내면 속에 양면성과 공포의 자리가 있다면, 반응할 수 밖에 없게 한다.



추리소설의 창시자

공포로 이끄는 단편 외에도 추리소설과 같은 단편에 인상도 강렬했다. '셜록 홈즈 시리즈'가 에드거 앨런 포의 명탐정 뒤팽의 이야기에 영향을 받은 이야기였다니?! <검은 고양이> 단편선에 수록된 명탐정 뒤팽은 묘하게 셜록 홈즈를 닮았다. 물론 순서가 뒤팽 이후에 셜록 홈즈이기에, 셜록 홈즈가 뒤팽을 닮았을텐데, 뒤팽 시리즈도 이어졌다면, 좀 더 공포스럽고 오묘한 시리즈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뒤팽이 등장하는 단편을 읽기 전에도, 다른 단편들도 추리소설적인 요소가 넓게 퍼져있다. 그러한 요소 만으로도 추리소설의 창시자고 불리울 수 있을 것 같은데, 후반 부에 뒤팽이 등장하는 단편은 그냥 완벽하게 완성도 있는 추리소설이었다. '시대를 앞서 간'의 의미를 깨달으며, 정말이지 매력적인 단편들을 읽어 볼 수 있었다.

다양한 매력을 접할 수 있는 단편선

대표작 <검은 고양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소설, 그리고 추리소설 외에도, 풍자와 해학이 담긴 단편도 있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의 매력은 어디까지?! 새움 출판사의 <검은 고양이>는 역자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에드거 앨런 포의 다양한 매력을 알게 하는데 주안점을 둔 책이다. 따라서, 에드거 앨런 포가 처음이라면, 이 책에서 다양한 모습을 접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반전은 단편 외에 시도 유명하다는 것! 미스터리한 작가이다. 그리고 작가의 연혁을 읽다 보면, 죽음까지도 미스터리한 작가라는 걸 알 수 있다.



공포는 원래 질색하는데, 재미있는 단편은 사랑해 마지 않기에 읽기 시작한 <검은 고양이>

풍자의 색채가 가득한 단편도 완전히 재미있었다. 그런데 또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라면, 공포가 빠지면 또 섭섭하게도 느껴지던데, 공포를 즐길 수 있게 된 걸까?

불운한, 음침한, 으스스한 그렇지만 탁월한 작가 에드거 앨런 포를 알게 된, 흥미진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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