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문으로 소설이 많을 줄 알았는데, 편지가 더 많은 느낌이다. <데미안>은 서너 번 인용되고, 최근 읽은 <수레바퀴 아래서>는 찾고 찾아 겨우 찾았다. 엮은이 '폴커 미헬스'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과 편지에 깊이 천착해서 헤세의 문학적, 예술적 유산을 백 가지가 넘는 주제로 분류하여 책을 집필한 편집자이다. 그래서 기대 이상으로 다양한 텍스트를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작품보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 일기, 메모를 연도 표시와 함께 인용했고, 시 한 편을 통째로 옮겨 실은 날도 중간중간 있다. 시를 많이 읽어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되는데, 매월 한 편의 시와 함께 시작하며(6월은 '바람이 많이 부는 유월 어느 날'(1907년)로 시작!), 3월 9일에는 '봄'(1907년)을 8월 3일에는 '늦여름'(1940년)이 실려있어서, 꼭 그날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