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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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새롭게, 정확히 만나볼 수 있는 현대지성 클래식의 <이방인>

독특한 삽화와 작품 전후의 옮긴이의 글, 카뮈의 글로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방인의 번역

몇 번의 이방인 읽기로부터 <이방인>의 문체가 점점 중요하게 느껴진다. 사건의 흐름과 뫼르소의 심리는 독특하게 분절되어 있기에, 어떤 번역본으로 처음 접하더라도 수월하지 않게 여겨질 수 있는 작품이지만, 뫼르소의 사유 과정을 따라갈수록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나, 공들인 번역의 문체는 분위기와 이해를 견인한다. <현대지성 클래식>은 작품 앞에 역자 유기환 교수님의 글 두 편을 실어 번역에 대한 방향성을 언급하고 있기에, 중요한 점을 상기하면서 <이방인> 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방인>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에 맞추어 형식이 선택되었다는 사실, 그 간단한 사실을 기억하는 게 아닐까.

p. 19

더불어, 이번 현대지성 클래식의 <이방인>을 통해서, 카뮈가 <이방인>에서 구연하고자 한 독특한 형식, 서술 방법에 대해 충분히 매료될 수 있었다. 일관된 이방인의 시선, 점점 격앙되는 분위기는 매끄럽고 짧은 문장으로 촘촘히 느껴졌다.



카뮈의 작가 수첩

이것은 치밀하게 계산된 책이고, 톤은 ...... 의도적이다. 톤이 네댓 번 높아지는 게 사실이지만, 그것은 단조로움을 피하고 구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p. 173

알베르 카뮈가 직접 쓴 <이방인>의 서문은 읽어본 적이 있어도, <작가 수첩>에 나오는 <이방인>에 대한 노트는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카뮈가 <이방인>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것과, 이를 위해 택한 독특한 문체와 형식을 작가 스스로가 설명하는 글이다. 작품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작품 의도와 함께 <이방인>에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알베르 카뮈의 생애, 그리고 카뮈의 미완의 소설 <최초의 인간>에서 나타나는 어린 시절, 그리고 뫼르소의 독자적인 시각은 모두 연결된 듯하다. 카뮈가 인식하는 세계, 모든 것을 세상의 관점이 아닌 독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의 사유를 발전해 나가는 사고과정은 읽을수록 새롭게 다가와 나의 지경을 넓힌다.



이번에도 힘들었던 후반부

전반부의 뫼르소는 사뭇 매력적이었다가 후반부에 속 터지는 경험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하지만 뫼르소를 둘러싼 분위기, 그리고 여러 주변 인물들이 좀 더 많이 보였다. 이번에 새롭게 보였던 부분은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소들은 사회적인 합의하에 묵인되고, 뫼르소를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과열되고, 폭주한다. 방관자였던 이들이 비로소 입을 열어 증언을 하고, 쉽게 친구 삼아서는 안 될 이를 친구라고 할 때의 대가는 혹독하다. 왜 다수는 그들의 규범을 어길 때에만 격렬히 반응하는 걸까?

뫼르소가 철저히 피하고자 했던 극에서 맡은 역할을 연기했다면, 그는 자유를 찾았을까? 아마도 그는 완전한 정신의 해체와 그로 인한 무너짐, 앞으로의 모든 날에 있어서 자신으로 살 수 없게 되는 형벌에 처해지지 않았을까?



간결한 문체를 느껴보며, 더욱 입체적으로, 깊이 읽어본 현대지성 클래식의 <이방인>이었다.

역시, 믿고 보는 현대지성인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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