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부의 뫼르소는 사뭇 매력적이었다가 후반부에 속 터지는 경험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하지만 뫼르소를 둘러싼 분위기, 그리고 여러 주변 인물들이 좀 더 많이 보였다. 이번에 새롭게 보였던 부분은 어머니의 죽음을 애도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소들은 사회적인 합의하에 묵인되고, 뫼르소를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과열되고, 폭주한다. 방관자였던 이들이 비로소 입을 열어 증언을 하고, 쉽게 친구 삼아서는 안 될 이를 친구라고 할 때의 대가는 혹독하다. 왜 다수는 그들의 규범을 어길 때에만 격렬히 반응하는 걸까?
뫼르소가 철저히 피하고자 했던 극에서 맡은 역할을 연기했다면, 그는 자유를 찾았을까? 아마도 그는 완전한 정신의 해체와 그로 인한 무너짐, 앞으로의 모든 날에 있어서 자신으로 살 수 없게 되는 형벌에 처해지지 않았을까?
간결한 문체를 느껴보며, 더욱 입체적으로, 깊이 읽어본 현대지성 클래식의 <이방인>이었다.
역시, 믿고 보는 현대지성인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