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한 장 한 장 공들여 읽었다. 주인공이 맡은 6개의 사건 중 비중 있게 다뤄지는 사건이 한 건이 아니기 때문에, 마인드 맵처럼 요상한 거미를 몇 마리 그리며, 스쳐 지나갈 법 한 인물들의 이름을 써넣었다. 부인, 두 번째 남편, 세 번째 남편, 보안관, 경찰관, 증인 1, 증인 2.. <수호자들>은 집요하기 때문에, 결코 한 명도 허투루 대하지 않았다. 몇 번은 써넣지 않은 이름을 찾아 앞으로 돌아갔다. 범죄가 일어난 주와 수감 중인 주가 다르고, 주인공은 중간에 의뢰인 후보자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고 어머니도 찾아뵌다.
작가 존 그리샴은 독자를 살뜰히 고려해 친구와 어머니에겐 맡고 있는 사건들을 요약해서 알려주기에, 의외로 내용을 따라가기가 어렵지 않았다. 물론 가닥을 잡고 마음 놓고 읽으려는 200페이지가 넘어갔을 때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놀래켜주는 묘기 같은 전개로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500페이지의 길어 보이는 소설, 흩어질 것 같은 주의력이 어느새 모아지고, 오리무중인 듯, 막힌 듯했던 사건들이 기어이 결말을 맞았을 때 감탄이 절로 나왔다. 깔끔하게, 그리고 수호자들2편이 나와도 놀랍지 않게 마무리되는 마지막 장은 어우,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