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박초이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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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초이 작가님의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와 <사소한 사실들>을 교유서가의 마지막 소설로 읽었다. 예상치 못한 내용이었다. 예상치 못하고 어울리지 않고, 너무 많다고 탓하고 싶을 만큼 여운이 남았다. 그러고 보면, '돌로 남은' '미래'라는 제목부터 '돌'과 '남는다는 것'과 '미래'는 도통 어울리지 않는다. '미래'가 사실 고양이 이름인 것도 너무했고, 중의적으로 느껴지기에 심히 완벽했다. 그리고, <사소한 사실들>에서는 아무리 찾아봐도 사소한 건 하나도 없었다.

고양이 미래, 귀여운 반려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돌보는 마음과 돌보지 지 않는 마음, 사랑받고 싶은 마음, 책임감,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들이 곱게 접혀 있었다.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해 보지는 못했는데,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사실 현실적으로 반대하는 가족이 있었고 나는 반대를 무릅쓰기엔 동물이 무서웠다. 어렸을 때 동네에 돌아다니던 하얀 강아지에게 몇 번이나 쫓겼다는 시답잖은 이유로 무서웠고, 동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무서웠고, 짧은 생을 산다는 것도, 무서운 이유였다. 하지만 이 소설은 정말 반려동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많은 범위를 생각하게 해 주었다. 고이 접혀있는 이야기, 모나지 않게, 어떻게 겹겹이 눌러 담으셨을까, 감탄하며 읽었고 그래서 더 여운이 남았다.

<사소한 사실들>에서는 지엽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주인공인 화자가 아르바이트 중에 손님의 표정에서 읽은 많은 느낌들에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집'과 관련한 생각도, '여행'에 대한 생각도, 하나도 사소하지 않은 문제들을 사소할 수 있도록 위로하며 깊게 엮은 내용이었다.

나에겐 9권의 소설집의 대미를 장식해 주었던 소설,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소설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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