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고민들, 엄마와의 갈등,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전쟁과 은신처의 상황에서 비롯되지 않은 보편의 고민이었다. 안네의 발상과 일기에 풀어놓고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는 방법은 일기 쓰기의 좋은 예시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이렇게 깊은 고민이 담긴 일기를 쓰고 싶어진다. 안네의 솔직함도 본받을 수 있다. 누구나 똑같은 방식으로 고민하지 않고, 해결하는 방안도 다르지만,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안네만의 시선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은신처에서의 배고픔과 불편함에 함몰되지 않고, 세상을 원망하고 상황을 불평하는데 그치지 않은 것도 놀라운데, 어쩜 이렇게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나치 시대와 홀로코스트의 참상, 그리고 나아가 모든 전쟁의 폐해를 뚝 끊긴 일기처럼, 이어지지 못하는 수많은 삶의 한 조각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도 없을 것 같다.
다시금 효과적으로 풍성하게 안네의 일기를 읽기에 새롭고도 몰입감이 높았던, 그래픽 노블 <안네의 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