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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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이며 대적인 양이 과사전 - 상.절.고.백>

책도 예쁘고 고양이 사진도 많은데, 내용이 크게 중요할까?

하지만 재미있는 내용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고양이의 모든 것

인류의 기원을 말할 때 호모 사피엔스가 나오듯, 고양이의 종의 기원을 밝히며 시작한다. 고양이의 역사를 보여주는데, 고양이가 신으로 대접받던 시절, 전 세계로 퍼져나간 흐름은 분명한 역사이다. 고양이가 인간과 관계를 맺은 몇몇 사건과, 고양이가 과학 기술과 우주 정복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살짝 미심쩍지만, 고양이가 그렇다는데, 믿을 수밖에.

2부에서는 고양이의 신체적 특성을 샅샅이 설명하고 있다. 골격, 음식, 수면, 수염, 혀 등 적절한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데, 이 책에 그냥 사진이 많았던 게 아니고 사전을 위한 적절한 사진이었다. 고양이라서 도감처럼 아름다운 건 덤이었을 뿐. 고양이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이 있으면, 아주 새로운 내용이 많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자꾸 읽고 싶은 건, 예쁜 사진, 게다가 고양이 사진 덕분이기도 하다.

고양이의 모든 것이 알고 싶은데, 이 정도로 충분할까? 반려동물로 쌍벽을 이루는 다른 동물 말고는 이야기할 게 이렇게 다채로운 동물도 별로 없을 듯하다. 하지만, 고양이를 보면 다른 동물들은 별로 궁금하지가 않다. 이 책이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고양이라서인걸.



 

외래적 시선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고양이가 직접 말하는 방식인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외래적 시선 덕분이기도 하다. 서술자로 등장한 고양이 시리즈의 핵심 묘였던 피타고라스는 고양이 시리즈를 전부 읽은 나와 같은 독자에게 그리움을 더해준다. 피타고라스는 자아도취적이면서, 이지적이기에 사전 서술에 제격이다. 조곤조곤 고양이의 자랑할 수밖에 없는 특성들을 설명해 주기에 한 글자 한 글자 사랑스럽다.

프랑스에서는 고양이 시리즈의 2부 격인 <문명>과 같은 해애 출간되었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3부 <행성>과 같은 해에 나오니, 고양이 시리즈의 회고 같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했던 갸르릉 테라피도 한 꼭지를 차지하고 있고, 마지막엔 덤처럼 소설 속 주요 묘인 바스테트, 에스메랄다, 볼프강, 펠릭스, 안젤로의 실사도 무척 반가웠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이라는 건 도대체 무엇일까, 살짝 혼란스럽다. 모든 서술이 고양이 시점(외래적 시선)이고, 인간과 계속 비교하고 있기에 상대적 지식일 수도 있다. 일부 진실이기에 '절대적'인 진실을 포함하고 있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이라고 해석해야 할까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대성>이라는 표제어에 대해 상당히 무책임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따라서 상대성조차도 상대적이다. 따라서 상대적이지 않은 어떤 것이 존재한다. 그 어떤 것이 상대적이지 않다면, 그것은 당연히 절대적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것은 존재한다(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상.절.지.백, 724p)

어차피, 결국 상대적인 지식들. 고양이에 대한 인간의 외래적 시선은 당연히 상대적이다.


 


영감의 보고였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상.절.지.백.>은 그간의 작품의 영감의 창고, 아이디어 노트이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수집록이었다. 상절고백은 고양이 시리즈의 원전, 보고의 느낌이다.

소재를 수집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식의 정리 법, 고양이여서 고마웠어요. 소설도 사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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