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클래식 1포옹 - 하루를 껴안는 음악의 힘 1일 1클래식
클레먼시 버턴힐 지음, 이석호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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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어떤 책보다 도전이 되었던 <1일 1 클래식 1포옹>

매일의 클래식 도전, 나에게 클래식을 선물하는 아마도 거의 유일한 방법.

두서없는 구성 vs. 다채로운 구성

곡 리스트를 보았을 때, 두서없이 당황스러운 느낌이었다. 작곡가별로 한다든지, 시대별로 한다든지, 악장도 차례대로 들어야 할 것만 같았다. 뭔가 그래야 클래식을 잘 알게 될 것 같았는데, 이 책의 날짜별 곡 선별은 작가의 마음대로이다.



1월 1일은 "새해 첫날의 음악 동반자로 누가 좋을까?"(33p) 하며 곡을 한 곡 골라준다. 합창곡, 칸타타의 첫 곡이라는 설명, 이 곡의 낙관적인 분위기를 말해준다. 한 페이지 분량의 설명은 금방 끝나버리고, 나는 처음 듣는 합창곡을 듣는다. 합창곡을 들어보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음. 웅장하군. 설명이 부족한 건 아닌지?

그런 식으로 며칠을 보고, 어느 날은 1월의 며칠만 볼 수는 없으니, 내 생일날을 펼쳐 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가족 기념일 날 노래도 찾아봤다. 아는 노래의 설명을 찾아보기도 했다. 몇 곡을 들어보기도 하고. 음. 그렇군.

하지만 이렇게 훑어봐서는 이 책의 매력을 잘 수가 없었던 것!!

그냥 한 번 들어보면 생기는 일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차분히 그 날짜의 페이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펼쳐보면 족했다. 작가는 어떤 날은 그냥, 어떤 날은 그날에 생일인 작곡가를, 어떤 날은 계절에 맞춰서, 어떤 날은 정말 아무 이유 없이 곡을 선택해 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그 곡을 한 번 들어 보는 일! 별로다 싶으면 음. 작가 덕분에 이런 곡도 들어보는군. 나름의 매력이 있군, 하고 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문을 하나 만났다. 그 곡에서 무언가를 느꼈고, 작가가 말한 그 작곡가의 삶이 멋지게 다가왔다. 한 오페라의 곡이기도 했는데, 곡 이름은 처음 듣는 것 같았지만, 그 오페라는 분명 어렸을 때 본 적이 있는 오페라였다. 책에서 제공하는 링크의 버전을 듣고, 그 곡 이름을 검색해서 다른 버전으로 듣고 또 들었다. 드디어 하나의 곡과 제대로 만날 수 있었던 날!

<1일 1클래식 1포옹>은 365개의 문이 아닐까? 어떤 문이 나에게 활짝 열릴지, 매일을 기대하고 싶다. 그리고 365일을 또 보내면 또 다른 문이 열리고, 마침내 365개의 문이 다 열릴 날이 오지 않을까?




 

몰라서 어려운 줄 알았는데

클래식에 대해서 뭔가를 몰라서 거리감이 느껴졌는데, 아니었나 보다. 그냥 나는 다양한 클래식을 안 들어봤던 게 아닐까? 푹 빠져드는 곡이 아닌 날에도 클래식은 다양한 위로가 되어줬다. 악기의 선율에서 느껴지는 고요함과 깊이감이 좋았다.

아주 어린 시절 5년여의 피아노, 8년여의 바이올린의 경력(x) 추억(?) 악몽(...)이 있지만 나에게 음악은 '적성이 아님'으로 도장 찍힌 영역일 뿐이다. 피아노를 배워서 타자를 잘 치고(??), 바이올린을 배워서 수학을 잘하는(문과임) 정도의 소득이 있었다. 하지만 악기를 배울 때의 숙련의 과정과 맑은 음색으로 연주될 때의 전율 양쪽에서 감동의 진폭이 생기는 듯하다.

그 감동을 더 많이 느끼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내가 클래식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는 것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매일 한 곡씩, 다정히 설명해 주는 작가에게 감사하며, 내일도 새 곡을 기대하고, 한 번씩 들어봤던 곡들의 리스트를 또 복습하면서 클래식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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