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생리학>을 읽으면서 풍자의 묘미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었다. <산책자 생리학>에서 말하는 완벽한 산책을 꿈꾸며 세심하게 산책을 하다가, 얼마 전까지 공사를 해서 새로 깔린 길을 걸었다. 아스팔트인지 우레탄인지로 된 바로 옆길은 한층 더 울퉁불퉁 한데, 그쪽이 아닌 멀쩡한 보도블록들을 새로 바꾸다니, 작년에 한 일이라는 게, 이런 식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 이런 걸 더 맛깔나게 풍자해야 하는데, 아쉬웠다. 루이 후아르트의 논조라면 위트와 통찰을 곁들여 맛깔나게 말해주었을 텐데. 가볍고도 자유롭게, 실랄하면서도 유쾌하게!
만평이란 게, 참 재미있는데 잊고 있었다. 프랑스나 영국에서는 여전히 풍자가 언론의 하나의 논지로 득세하고 있다. 하나의 견해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모독이나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과는 다르다.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언론을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다. 신랄하면서도 우아한 풍자와 이에 관대하면서도 휘둘리지 않는 성숙함이 공존하는 사회야말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