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게르버는 독특한 인물이라고 느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캐릭터일까, 싶기도 하다. 일단 연애도 자유롭고, 친구들과 방학기간 스키 여행을 가고, 스스로 조직한 공부 모임을 갖거나, 학교 선생님 집에서 개인 교습을 추가로 받는 등의 문화가 다른 부분으로 인해 게르버의 자유분방함과 주체적인 태도가 우리나라 학생의 모습과는 다르다. 하지만 게르버는 성숙할지언정 그리 뛰어난 학생도 아니고, 모범생이나 아주 정직한 학생의 모습도 아니었다. 나름의 정의감과 분별력이 있는 학생이다. 다양한 게르버의 모습이 소설 전반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게르버를 좋아할지 매력에 빠질지, 이 ‘학생’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혼란스럽게 했다.
내가 게르버의 상황이라면, 게르버처럼 행동할지 생각해 보면 20%도 일치하지 않았다. 내 친구라면 이해하려나? 나의 학생이라면, 나의 아들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