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의 행동하는 지성인의 표상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을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해도 될까? 정확히는 이 소설을 읽는 것 자체가 엄청 멋진 경험이었다고 감탄하는 게 내 수준이라고 해야겠다.
사회주의 운동의 심장부로 들어가 노동의 현장을 실감 나게 그리고, 부조리를 담담한 연민으로 그린 다음에, 그 안에서의 우정과 사랑에 모든 이의 마음에 불을 질러서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뜨거움으로 무장하게 되는 그런 소설이다. 참 완벽한 소설이다. 현명함을 겸비하게 되고, 뚜렷한 비전을 갖게 된다.
비단 투쟁이란 이런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깊은 지점에서 수많은 이해와 공감, 합의가 있어야 올바른 법 제정도 가능할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여론 조작도 모자라 노동자를 이용하는 기업체의 이익, 모든 국민을 아울러야 하는 국가 경제를 당당하게 운운하지를 않나, 안전을 담보해야 할 법은 무시하고, 적용 근거가 없는 법을 원하는 대로 휘둘러 궁지로 몰아넣는 식의 답 없는 행보는 정치, 경제, 법치 모든 것의 발전 경로를 무시하는 듯하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