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함과 분노

The Sound and the Fury

윌리엄 포크너 |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우리에게 내린 저주야 우리 잘못이 아니야 우리 잘못이라고 생각하니

240p

1장: 콤슨가 사 남매 막내 벤지, 세 살의 지능을 가진 서른 세 살, 서른 세 번째 생일 1928년 4월 7일

2장: 콤슨가 사 남매 장남 퀜틴, 하버드 대학 1학년생 1910년 6월 2일

3장: 콤슨가 사 남매 중 셋째인 제이슨의 1928년 4월 6일, 콤슨 부인과 벤지, 캐디의 딸 퀜틴을 부양중.

4장: 콤슨가의 하녀 딜지의 1928년 4월 8일 부활절 교회 방문과, 이어지는 콤슨가의 생활.

각 장은 다른 방식으로 서술된다. 각 장의 중심인물의 시선으로 가족간의 대화와 일상의 시간 흐름이 뒤섞여있다. 3장과 4장은 좀 더 평이한 서술인데, 3장의 제이슨의 시선이 앞만 보며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고, 4장의 하녀 딜지는 일상의 필요에 부응하며 상황의 흐름에 순응하기 때문이다. 1장의 벤지와 2장의 퀜틴은 현재를 인식할 때 과거를 같이 연상하며, 특히 벤지는 사건의 전후관계를 파악 할 수 없을 정도로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느낀다.

치밀하게 구성된, 조각조각 난, 모두 다른 관점의 서술을 읽는건 당연 입체적인 경험이다. 일어나는 사건들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가족내에서 서로 얽히고 지치고 고단한 일상이 그려진다. 파편화된 가족의 파편화된 서술이다. 이들을 아울러야 할 콤슨 부인은 사 남매를 힘들게 기독교 교육을 시켰다고 하지만, 본인은 자신의 고단한 점을 토로할 뿐이다. 울며, 자신의 상황을 한탄하고, 따뜻한 물주머니만 가지고 방에 머무르며 지낸다. 끼니와 돌봄이 필요한 벤지를 챙기는 보살핌 노동은 하녀 딜지의 몫이다.



집안의 가장 역할은 셋째 제이슨이 맡게 된다. 콤슨 부인은는 제이슨에게 경제적으로 감정적으로 매달리는데, 제이슨은 그런 엄마를 달래며, 어쨌든 상황을 헤쳐나가려 한다. 그가 과연 가족의 희망이 될 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는 돈에만 집착하며, 결국은 그 돈 또한 지키지 못하는데...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들은 백인의 명문가 콤슨 가문인데. 아버지의 부재 때문일까? 둘째 딸인 장녀 캐디의 서술이 없어서 좀 아쉽기도 했는데, 캐디가 이들의 수치가 되어서 일까? 그렇다면 애초에 캐디는 왜 일그러지기 시작했으며, 그녀의 반항심은 왜 생겼을까? 벤지가 지능이 떨어진 아이로 태어나서 그런걸까? 벤지를 보호시설에 보낼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으면서 이들은 무엇을 원했던 걸까?

이 책의 강렬한 첫인상은 일상을 날 것 그대로 느낄 수 있게하는 거친 묘사와 많은 대화에서 비롯된다. 인물의 의식의 흐름과 과거를 연상하는 심리를 한 문장안에서도 뒤섞어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난해하고 어지럽기도 하다. 때론 무슨 일이 이러나는건지, 이들에겐 이런 상황들이 평범한 일상인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점차 첫인상의 강렬함은 이들의 시선 차이와, 일련의 사건들,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더욱 강렬하게 자리매김한다.

서술은 분명 파격적이지만, 여러 인물들의 성격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그들의 사유방식까지 효과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가족 내의 여러 시선들과 입장 차이가 다각도에서 조명되며, 부조리와 회한, 좌절감을 독자도 가족만큼 여과없이 느낄 수 있다.

읽을 수록 도전 정신을 불태울 수 있었고, 어떠한 인물에 몰입하기 보다는 소설 속 상황 자체, 그리고 가족의 타락과 몰락, 황폐화 되어가는 상황 자체들에 깊이 빠져들었던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