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많은 만화가 영화화 되고 있고, 반대로 영화가 만화가 되기도 한다. 최근 <그 해 우리는>은 웹툰에서 드라마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드라마에서 웹툰으로 만들어졌다. 매체간의 교류는 더 빠른 속도로 자유자재로 이동하고 있고, 이미 문화 소비자는 양 쪽을 자유롭게 왕래하는 듯 하다. 하지만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라마만 보기도 하고,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은 웹툰이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저 취향의 문제일까?
취향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대적으로 비선호하는 매체에 대한 아쉬움은 무엇 때문일까? 매체가 전환되면서 생기는 일종의 손실은 필연적이고 불가피하다고도 보인다. <영화식 만화 만들기>는 이러한 손실인 만화와 영화의 매체 전환에 따르는 ‘해리’와 ‘충돌’에 대해 아주 전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이 책을 읽어본다면, 묘한 아쉬움 대신에 전환의 묘미에 푹 빠져 양쪽 매체를 볼 때에 놀라움을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와 만화를 서로 대비할 때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여기서의 만화는 엄밀히는 웹툰이 아닌, 컷 크기가 다양하고, 양쪽 페이지롤 시선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만화책의 만화를 이야기한다. 웹툰은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을 내려가며 보는 것이 고정되어 있어서, 만화보다는 자유롭지 않다. 영화는 에니메이션이 아닌, 실제 촬영하는 영화를 말한다. 이에 따라, 카메라의 앵글, 시간의 소요 등에서 훨씬 느린 호흡을 가진다.
영화 제작자나 만화가가 아니더라도, 이 책에서는 만드는 사람의 입장 뿐만 아니라, 독자 내지 시청자의 보는 방식의 차이도 자세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이사이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