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문장들 - 서툰 어른을 위한 진화심리학자의 위로
유지현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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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문장들>이라는 책 제목은 상당히 모호하다. ‘마흔’과 ‘문장’ 사이에 다양한 연결이 가능하다. 마흔에 ‘쓴’, 마흔을 ‘위한’, 마흔에 ‘필요한’, 마흔에 ‘적합한’, 마흔이 ‘읽어야 할’ 문장들 등. 저자는 마흔 언저리에 서있는 이의 마음에 위로와 격려가 되길 바란다(5p)고 썼다. 마음에 위로와 격려 또한 모호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수록, 마흔을 대비해야 할 때가 되기 전에 읽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마흔 언저리에 잘 어울리는 책인 듯 하다.


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앞서 저자는 어쩌다 마흔이 되어버린 유감스러운 상황에 다소간의 넋두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다양한 소재를 다루며, 차곡차곡 수집한 좋은 문장들을 풀어놓는다. 인용구 만으로도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들이 있어서 나도 몇 번이나 필사 노트를 꺼냈다. 인용문뿐만 아니라, 넋두리도, 조언도, 공감과 정보 전달도 진화심리학자로서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여,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경계에 안심하며 읽을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즉, <마흔의 문장들>의 '문장' 또한 다양하다. 저자가 수집한 인용구, 연구조사의 요악, 진화 심리학자로서의 정확한 언어들, 친구로서의 위로, 엄마로서의 육아 고민, 직장생활을 했던 직장인의 문장, 대학원생, 진로를 바꾼 늦깍이 대학원생의 문장 등 많은 색깔의 문장이 있다. 이 모든 문장을 한 책에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는 건은 매우 효율적인 경험이었다.

예를 들어, ‘평판’과 관련한 소재를 이야기할 때, 상호 호혜주의인 팃포탯 전략과 알랭드 보통의 문장,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포틀래치 의례’를 연결지어지는 저자의 글솜씨는 명쾌하고도 설득력이 있었다. 다양한 소재와 연구조사를 깔끔하에 연결시키는 글은 평범한 에세이에 공감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유용한 칼럼읽기, 효율적인 인문교양 책읽기에 가까웠다.

편하게 읽었어도 좋았으련만, 아쉽게도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자꾸만 마흔을 머리에 이고 있는 기분으로 읽었다. ‘마흔’은 내 주변에서는 공공연한 ‘금지어’인데, 몰래 혼자 어느 날 마흔이 되리는 순간에 살아남기 위해서, 숨어서 공부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이 책의 위로는 저자의 따뜻한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건네진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언젠가 나에게도 오겠지만, 나이가 되면 갑자기 찾아오는 변화라기 보다는, 이전 같지 않은 기분 상태, 예전과 다른 상황의 무게, 가벼울 수 없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서서히 덥치는 게 바로 마흔이 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을 수록, 다들 이렇게 조금씩 무너지고, 이런 이유로 약간씩 더 힘들어 져서, 다들 고민하고 있구나 하는 정확한 지점의 공감과 함께,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겠다’는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공감과 위로 이상으로 유익하고 유용했던, 읽고 나니 새삼 더 존경하고 싶어 지는 저자의 마흔을 축복하며, 나의 마흔을 부탁해 보고 싶은 <마흔의 문장들>. 마흔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다정히 추천!

꼭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더 좋은 서평을 쓸 수 있도록 열독하겠습니다. 서평이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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