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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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사랑받는 사람보다 더 신적일세.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신이 있지만, 사랑받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신이 없기 때문이지.

p. 86


토마스 만은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에서 노년을 향해 가는 성공한 작가 아셴바흐의 환각과도 같은 사랑을 서술한다. 아셴바흐의 사랑은 그가 작가로서, 사랑에 휩싸여 영감을 받고 그 열정을 확장시키고 숭고함과 연결시킨 미의 추구의 과정이 농밀하게 담겨 있기에 읽기에 매우 흥미로웠다. 우선 사랑을 갈망하는 노작가의 내면의 거세어지는 혼란과 죄책감이 인상적이다. 스스로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광기와 무엇 하나 어찌하지 못하는 무력감이 교차하는 양상을 치밀하게 서술해 놓으니 차라리 무시무시하다.

이 소설은 겹겹이 이어지는 서술로 특이한 사랑을 다루는 듯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시키는 모든 것과, 닿을 수 없는 사랑을 추구하면서 다다르고자 하는 숭고하고 이상을 그리고 있다.

아셴바흐가 원하는 것은 소년과의 교류가 아닌 점에서 사실상 대상이 중요하지 않다. 베네치아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과 해변의 소년의 이미지의 결합은 이 소설의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나, 그 이상의 보편적인 사랑의 마성은 어느 곳이든 비현실적이게 만든다. 소년 대신 어떤 성별의 어느 나이대의 사람이든, 또는 식물, 동물, 하늘의 우주 등 어떤 것이든 그 대상을 탐닉하고 그 대상만의 미추구하는 행위는 얼마든지 추하고 열정적이고 무기력 할 수 있는 것이다. 소설 속 사랑하는 주체인 아셴바흐라의 직업인 작가 또한 확장 가능한 한계이다. 아셴바흐가 자신의 글에 영감과 미적 완성도를 높히는 것을 투영했듯이, 화가, 작곡가, 운동선수 등 어떠한 직업이어도 사랑의 불꽃에 휩쌓여 아셴바흐처럼 연소할 수 있다.

토마스 만의 감상적이고도 섬세하고 깊이 있는 서술에 딱 어울리는 주제가 아닐까 싶었던, 인상 깊은 소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참,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 상황같은 전염병 상황이 벌어진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주제를 부각시킬 배경으로 기능했던 것 같은데, 코로나 이후에 읽으니 특별하게 와닿는 듯.

베네치아의 아름다움과, 코로나를 연상시키는 배경이 주제 외적으로도 참 재미있게 읽었다.

또하나의 중편, 토니오 크뢰거도 기대하며 읽기 시작-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해서 지원 받았으며 진심을 담아 정성껏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더 좋은 서평을 쓸 수 있도록 열독하겠습니다. 서평이 힐링♡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받는 사람보다 더 신적일세.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신이 있지만, 사랑받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신이 없기 때문이지.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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