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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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분명 이 책을 잠이 잘 오는 책으로 기억했다.

참 읽기 힘든 책이었다.

 

하지만 다시 읽는 이방인은 흥미진진했다.

끝을 향해 달릴 수 밖에 없었고,

다 읽고는 내리 다시 읽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방인이 이렇게 짧고 긴박한 이야기였나 싶었다.

 

만약에 이방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방인 뫼르소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자문해 보면 좋을 것이다.

 

좀 과격해 보이는 뫼르소?

종잡을 수 없는 뫼르소?

이해안되는 뫼르소?

이런 이방인은 너무 싫다고 생각되는 뫼르소?

내용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다면 - 레몽에 대한 인상도 반추해 보기를.

 


 

나는 이 책, 움라우트 세계문학의 이방인을 절반 정도 읽었을 때까지는 뫼르소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과 이해 불가능이 시작되는 지점을 예리하게 나눠야 할 것 같았다. 

어느정도는 분명히 이해가 되었고, 그가 조금은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

하지만… 상황이 꼬이고 악화되었을 때 부터 뫼르소는 나의 이해와 호감을 철회하게 했고,

분통터지는 감정 속으로 밀어넣었다.

그의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편협함과, 소극적인 태도, 체념, 합리화에 진저리가 났다.

 

하지만 그는 사실 시종일관 진중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인물이었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인상이다.

과격하지도 않고, 비일관적이지도 않고, 이해가 불가능하지도 않고, 너무 싫지도 않은 이방인이었다.

 

뫼르소는 도대체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가 잘못된 것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난해한 뫼르소의 심리를 파고들 때의 번역은 결정적이었다.

사실 난 내 문해력이 상승해서 고전읽기가 흥미진진해 진 줄 알았는데....

 

역자해설을 읽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도서관에서 책 두권을 공수해와서 뒤적여 보기도 했다.

달랐다.

분명히 달랐다.

 

뫼르소 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인물과 정황도 살짝씩 달라져

모든 사건을 압박하고있었다.

 

나는 레몽만 없었어도 뫼르소는 이상한 채로 그냥 조용히 살지 않았을까 하며,

레몽 이작자 도대체 뭐하는 인간인지? 화가 났었는데.

역자해설에서 여러 부분이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달라진 인물간의 관계와, 정황이 소설 전반을 바꾸어 놓았다.

 


 

고전은 원래 다시 보고 또 봐도 깨닫는 바가 더욱 풍부해 지는 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다른 번역본으로 읽어도 이렇게까지 다르게 느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읽던, 처음 읽던 원전에 가까운-

더 적절한 번역으로 읽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마 분명 더 흥미진진한 이방인을 대하게 될 것이다.

 

원한다면 더 많은 번역본을 찾아 읽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한다.

나도 책을 더 빌려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물론 가능하다면 원서로도 읽을 수 있다면 멋지겠지만 -

프랑스어는 배워보긴 했지만 다 까먹은지 오래.. ㅎㅎㅎ

멋진 번역본으로 다시 만난 뫼르소

참 대단한 이방인을 볼 수 있어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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