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그믐날 밤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방정환 지음, 허구 그림, 장정희 해설 / 길벗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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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그믐날 밤>
방정환 글, 허구 그림, 장정희 (방정환연구소장)해설 / 길벗어린이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으로 발간 된 이 책 <4월 그믐날 밤>을 4월 그믐날 밤과 새벽에 읽고 5월 초하루 새 세상이 열릴 때까지 썼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4월 그믐날 밤, 화자인 어린이는 꽃들이 다음 날 열릴 축제를 위해 부산스럽게 준비하는 모습을 본다. 바로 다음 날 밤이 ‘새 세상이 열리는’ 5월 초하루이다. 하지만 축제준비는 순탄치 않다. 크고 작은 문제들이 일어나지만 결국 친구들의 기지와 협력으로 마침내 기다리던 5월 초하루의 아침이 밝아온다.

앉은뱅이 꽃, 진달래꽃, 젓나무 꽃, 복사나무, 개나리꽃, 할미꽃, 아가 꽃, 잔디 풀, 버들잎, 개구리, 참새, 제비, 종달새, 꾀꼬리, 나비, 벌레가 힘을 합해 봄의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이 마치 아이들이 재롱잔치를 준비하는 모습 같아 귀엽고 설렜다. 또한 이것이 아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과정 같기도 하였다. 이름이 있는 각자의 개성을 지닌 생명들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야 봄의 축제를 완성할 수 있다.

4월 그믐날 밤에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5월 초하루, 즉 5월 1일이 바로 100년 전인 1992년에 처음 제정된 어린이날이다. 어린이의 날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자 드디어 ‘아이들은 천덕꾸러기 불쌍한 아이’에서 ‘어린이에 대한 인격적 대우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어린이로 다시 태어난다.

‘날만 밝으면 좋은 세상이 온다고 그들은 모두 새 옷을 입고 큰 잔치 준비를 바쁘게 하는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날, 새로운 생명력이 깨어나고 꽃과 새들이 노래하는 좋은 날. 방정환 선생님은 생명력을 가득 지닌 계절을 아이들의 날이어야한다고 생각한것일까. 봄은, 아이들이 그러하듯 새 세상을 알리기 위해 꽃과 나비들과 새들이 부지런히 노력한 계절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 봄이다.

우리는 새 봄을 무심코 그냥 ’봄이 왔구나’, ’꽃이 피었구나’ 한다. 새 봄의 아이들이 온 힘을 다해 결사의 노력을 다해 자라 어른이 되고 새로운 향기를 만들어 내기까지 그저 자연히 자란 줄로만 안다. 100년 전의 숨은 노력들이 지금의 어린이들의 봄을 만들어 주었구나 생각하니 글과 그림은 아름다운데 자꾸 눈물이 났다. 5월 5일 어린이날이 그냥 선물을 받아 신나는 날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노키즈존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 사어가 되는 날이기를, ‘외국인 아동은 제외’ 라는 말이 정부 안내문에서 사라지는 날이기를, 아동폭력을 걱정하지 않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여 먼 옛날의 일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소망하는 날이었으면 한다.

이 책은 방정환연구소장이신 장정희님의 해설이 수록되어있어 읽는 깊이가 더해졌고, 북토크를 들으며 다시 한번 더 의미를 새기는 시간이었다.

아래는 당시 어린이 해방 운동에서 말한 [소년운동의 기초 조건] 이었다. -조선소년운동협회, 1923년 5월 1일
1.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그들에게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게 하라.
1. 어린이를 재래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 14세 이하의 그들에 대한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하게 하라.
1.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하게 하라.

다음은 <4월 그믐날 밤>에 소개된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이] 1926년 5월호에 실린 글의 일부이다.

<어린이날>
돈 없고 세력 없는 탓으로 조선 사람들은 이때까지 내리눌리고 짓밟히어 아프고 슬픈 생활만 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그 불쌍한 사람 중에서도 그 쓰라린 생활 속에서도 또 한층 더 내리눌리고 학대받으면서 무참하게 짓밟혀만 있어 온 참담한 중에 더 참담한 인생이 우리들 조선의
소년 소녀였습니다. (...)

새로 피어날 새싹이 어느 때까지든지 내리눌려만 있을 때 조선의 슬픔과 아픔은 어느 때까지든지 그대로 이어만 갈 것입니다.

그러나 한이 없이 뻗어날 새 목숨 새싹이 어느 때까지든지 눌려 엎드려만 있지 않았습니다. 5년 전의 5월 초하루! 몇 백 년, 몇 천 년 눌려 엎드려만 있던 조선의 어린이는 이날부터 고개를 들고 이날부터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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