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부터 꿔보

나의 먹이 - 팍팍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간소한 먹거리 생활 ㅣ 쏠쏠 시리즈 2
들개이빨 지음 / 콜라주 / 2022년 3월

나는 병아리콩팀이어서 프로젝트로 병아리콩을 받았고, 받은 즉시 홀랑 고슬고슬한 병아리콩밥을 지어 먹었다. 책에서는 싸고 맛있다고 소개했는데 한창 병아리콩을 찾던 시절에는 인터넷에 그리 싸게 파는지도 모르고 마트구석구석을 뒤져 유리병에 담겨진 병아리콩을 구해올 수 있었다. 

처음에 책에 나오는 "꿔보"라는 말이 뭘까 궁금했는데, "꿔다놓은 보릿자루"의 약자라고 한다. 꿔보. 인싸들의 모임에소 어쩐지 아싸가 되고마는 내 처지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 하지만 저자는 좌절하지 않고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살겠다고 결심하고, 싸고 좋은 먹이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한다. 

책의 전개는 매우 의식의 흐름 같아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 이리 통 저리 통 튀었다. 싸고 좋은 먹이를 찾다가 채식을 하면서는 몸이 가벼워지고 자기혐오가 먼지처럼 가벼워지는 경험도 하고,(왜냐면 몸이 무거웠을 때 타인의 말에 의해 영혼이 구겨지는 경험을 했으니까) 싸고 좋은 먹이와 반대퍈에 있는 비싸고 좋은 먹이들을 10빠다코코넛쯤으로 여기는 센스도 구비한다. 

가장 공감이 되었던 아보카도 부분. 

아직 아니네 

아직 아니야 

하루만 더 기다려볼까? 

(바로 지금이야) 

이미 늦었어 

하고 하루만 잊고 지내다보면 고귀한 아보카도님은 뒤도 돌아보지않고 제갈길을 기버린다. 나 역시 욕심내고 사두었다가 깜삑하고 며칠 뒤 운명한 아보카도를 숱하게 보내보았다.

 저자는 힘든 상황에서도 위트와 자조적인 태도로 넘긴다. 들개이빨이라는 이름 만큼 도전적인 단어들도 서슴치 않는다. 같은 아싸지만, 같은 꿔보지만 세상 살아가는 자세는 나보다 한참이나 적극적이었다.

 나도 본격적으로 꿔보가 되어 그 삶에 만족하며 나만의 먹이를 찾아 떠나야할까? 그 여정에 내가 처음 만나는 먹이도, 입맛에 안맞는 먹이도 만나고 결국 나에게 맞는 먹이를 찾을 때 까지 계속 해야겠지?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