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대불교사 연구
김복순 지음 / 민족사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불교는 우리 역사, 문화와 꽤 친숙하다. 마치 우리 것 인양 싶을 만큼 가깝게 느껴지는데, 엄밀히 말하면, 아주 이른 시기에 들어 온 외래종교이다. 그러니까, 불교 이전에 우리나라에는 고유한 또다른 전통의 종교 흐름이 있었고, 막 얼굴을 내민 불교의 첫 모습은 매우 낯설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불교가 막 들어오면서 원래 있던 고유한 종교 문화와의 충돌은 어떠했을까? 너무 오래 전 일이라서 우리에겐 막연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하나의 사건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한 의문에 대한 하나의 실마리를 이 책, '한국 고대불교사 연구'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제1장 삼국시대 불교의 전래와 승려'에는 특히 '흥륜사와 칠처가람'이라는 글에서 불교가 신라에 처음 들어오면서 원래 있던 무교와 어떠한 만남을 가졌는지, 그 과정을 일곱 군대의 신성 지역, 즉 소도라 일컬어지는 칠처가람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흥륜사라는 최초의 사찰이 세워진 곳도 칠처가람인데, 저자는 이로써 불교가 무속, 무교를 대체, 포용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다만 무교가 어떤 반발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이 없어 조금 아쉬웠다. 

제1장에는 이외에도 백제, 고구려, 대가야의 불교 그리고 매우 흥미를 끌 만한 주제를 다룬 '삼국의 첩보전과 승려'라는 글도 있다. 당시 삼국의 긴장된 정세 속에서 승려들이 어떤 정치적인 비밀스러운 일을 했는지 밝힌 글인데, 쉽게 접할 수 없는 정보이기도 하다.

제2장과 3장은 주로 신라 불교를 다루고 있는데, '신라 하대 선종과 화엄종 관계의 고찰'과 '신라불교계의 인재양성과 선발'이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다. '제4장 유교와 한국 고대불교사'에서는 최치원과 관련된 주제들이 여럿 보인다. 그리고 북한에서 한국 고대불교사를 어떻게 연국하는지에 대한 소개는 좋은 정보라 할 만하다. 이를 통해서 유물사관을 통해서는 불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전에 발표된 글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은 것으로, 엄격한 시각에서 본다면, 연속성과 체계성을 갖춘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고대불교라는 주제에 맞는 다양한 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서술이 어렵지 않아서, 한자에만 약간 신경을 쓴다면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이 무거운 전문 학술 서적 같지만, 속 내용은 그렇게 무겁지 않아서 우리 옛 불교의 모습에 대해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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