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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삶을 위한 올바른 신행생활 50
남전 지음 / 민족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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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남전 스님이 신문사에 2006년 동안 신행에 대한 질문과 답을 연재한 글들을 정리해서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었겠지만, 불교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중심으로 50가지로 추려냈다. 

남전 스님은 불교에서는 신앙이란 말보다 신행(信行)이 더 어울린다고 한다. 신앙이 맹목적인 느낌이 난다면, 신행은 왠지 스스로를 돌보며 차분한 믿음으로 묵묵히 행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불교에서 신행은 지혜와 공덕을 쌓게 하고 남들한테도 좋은 본보기가 되어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는 작은 실천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신행은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올바른 신행을 할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질문들 중에는 "아 하!"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 법한 것들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도 불교인으로서 직접적으로 와 닿는 문제인 '불자가 되기 위한 조건', '수계법회와 법명을 받아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 '독경의 올바른 방법', '체계적인 경전공부 방법' 등에 대한 물음이 있다. 또한 불교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정말 궁금해 할 문제들로 '가족 간의 종교 갈등', '마음을 비우라는 말과 원력을 세우라는 것이 모순이 아닌가 하는 의문', '불교와 부적, 무속 신앙, 사주와 운세와의 문제', '성형수술' 등이 있다. 그렇다면 남전 스님의 이러한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으실까?

가령, 아이들을 위한 '입시기도'를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말한다. '입시기도'라는 기복의 기도가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처음에는 자신의 가족을 위하는 기복적인 의미로 시작한 기도가 나중에는 바른 방향으로 이웃과 국가 등으로 나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천도재에 대한 것에서도 영가 천도가 깨달음의 종교인 불교의 근본 가르침은 아니지만, 공덕과 지혜가 모자라는 불자들에게 있어 좋은 방편임을 말한다(p.116). 이렇게 어떤 문제에 대해 교과서적인 대답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유연하고 긍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대답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대기설법이 아닐까?

 
그러나 남전 스님이 이 책 곳곳에서 강조하는 것이 있다. 요즘 세태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것보다 세속적인 복이나 이득을 얻으려는 데 더 관심이 쏠린다는 것이다. 즉 깨달음의 '참맛' 보다 복을 얻는 '단맛'에 몰두(p.30)해 있다는 것이다. 아직 당장은 바른 지혜가 열리지 않아, 불교의 근본과 다소 맞지 않는 것들도 유연하게 용인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그것이 나중에는 벗어 던져야 할 것임을 알고 꾸준하게 정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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