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단 활동을 통하여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 밈을 알고 있을까."안녕 서울... 내게 방 한 칸만 내주었고 단 한 번도 집인 적은 없던 차가운 씹X끼들의 도시여"욕설 섞인 밈으로 서평을 시작한 이유가 있다.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며 시집 속 '나'가 가진 서울에 대한 애증, 더 나아가 삶에 대한 애증이 유독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인생 초보자 서울살이 젊은이'라는 동질감에서 기인한 듯하다.삶은 여러 방면으로 사람을 시험한다. 시집은 그 과정 속 고단함을 서술하는데, 그냥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 특유의 농담과 유쾌를 왕창 섞었다. 시인의 성정으로 추정되는 이 요소들은 내가 고선경 시인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시집 속 '나'의 삶으로 대표되는 삶이라는 녀석은 참 이상한 녀석이다. 늘 나의 발목을 잡는 물질적 가난과 심리적 가난, 아무런 전조도 없이 내 곁을 떠나는 사람들, 그럼에도 여전히 내 곁에 머물러 주는 친구들의 아름다운 다정함. 삶은 이 모든 것이 공존하고 그래서 참 아이러니하다. 이 시집은 그것을 정공법으로 들여다본다. 삶의 이모저모를 직시하는 솔직한 서술이 무척 매력적이다.나로서는 감히 유추할 수 없는 그 모든 일이 있었음에도, 시집 속 '나'는 농담과 유쾌를 재료 삼아 삶을 씩씩하게 걸어 나간다. 얼핏 보면 물렁해보일지 몰라도 속은 아주 단단한 사람이다. 내면에 단단한 토마토 한 알을 소중히 숨겨둔 사람 같달까.어쩌면 내 안에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안에도 단단한 토마토 한 알이 있을지도 모른다. 삶은 가면 갈수록 치사하게 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 문학이 되었든, 그 무엇이 되었든, 좋아하는 것을 한 손에 꽉 쥔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