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네오픽션 ON시리즈 11
박해수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해수 저자의 작품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를 짧게 표현하자면, '기이하면서 흥미롭다,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면서도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의 마음에 날카롭게 박힌다'라고 쓰고 싶네요. 단순히 자극적이고 무서운 내용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읽으면서 이토 준지가 떠오르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중에 다시 쓰겠지만) 이상하게도 '너무 자극적이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고요.


 그의 일곱 가지 이야기는 현실의 문제를 파헤치고 고발합니다. 저도 우리나라의 한 구성원으로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고, 찔려서 반성하게 된 부분도 많았어요. 서평단 여부를 떠나, 평점을 준다면 5점 만점 중 5점을 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


 <목차>

블랙홀 오피스텔 601호

세컨드 헤븐, 천삼백하우스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범인은 로봇이 분명하다

몰락한 나무들의 거리

신의 사자와 사냥꾼

한때 홍대라고 불리던 곳에서

작가의 말


 스토리를 어느 부분까지 쓸지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재미와 흥미를 어디까지 전달해도 될지, 스포로만 이루어져 있으면 앞으로 이 소설을 읽을 독자들의 즐거움을 뺏는 것은 아닐까 싶었거든요. 그래서 온라인 서점(알라딘)에 나와 있는 출판사 제공 카드뉴스의 내용들을 참고해서 조금만 더 내용을 추가하여 적어볼까 합니다.

~~~~~~~~

<블랙홀 오피스텔 601호> 이토 준지의 작품을 읽는 느낌


 주인공은 마을버스조차 다니지 않는 오래된 블랙홀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하였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을 구하다 보니, 서울에서 벗어나 경기도 변두리까지 오게 되었죠. 하지만 지방에 계신 부모님은 주인공이 서울의 회사에 다니고 있는 줄 알고 계십니다. 월세가 올라 어쩔 수 없이 서울에서 바깥으로 나오거나, 반지하 집에서 살 수 밖에 없는 2030이 참 많을 겁니다. 그러한 우리들에게 집은 '바깥에서 일 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여 피곤에 찌든 몸을 이끌고 들어와 쉴 수 있는' 장소죠. 하지만 그 오피스텔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이란 무엇일까요?

~~~~~~~~

<세컨드 헤븐, 천삼백하우스> 복잡한 감정(분노, 안타까움 등)과 재미를 한꺼번에 잡은 작품



 '두 번째 천국이라니, 무슨 뜻일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읽어나가기 시작했어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롭게, 그리고 씁쓸함을 느끼며 읽은 작품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40대 중반으로 현재 미혼입니다. 부모님과 연락 두절, 즉 가족도 친한 친구도 없습니다. 그녀는 신약 실험 알바를 하다가 신장이 망가졌고, 화성행 크루즈선의 청소라는 노가다를 하며 건강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무직이라는 설정에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세컨드 헤븐이라 불리는 천삼백하우스에는 가난한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거든요. 그녀에게는 그곳에 들어갈 자격이 있습니다.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저는 읽으면서 가난한 입주자들을 착취하며 그들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는 회사 CEO에게 먼저 화가 났고, 이 현실을 알게 된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나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며 '배부른 돼지가 되지 말고,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자'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바깥도 지옥입니다. 저는 주인공처럼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걸 느낀 적이 없어요. 그래서 '나라면 바깥으로 나갈 텐데. 주인공 바보 아니야? 이러한 취급 당해도 당연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겠더라고요.

~~~~~~~~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이야기 설정과 재미까지 탄탄한 작품


 카드 뉴스에도 적혀 있네요, '시간을 역행하여 서술'한다는 내용이. 읽으면서 '저자는 왜 시간을 역행하여 썼을까? 시간 순서대로 썼다면 어떻게 변했을까?'라는 상상을 했는데요. 제 추측으론 시간을 역행하는 저자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 다른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이 세상에 왔고, 왜 왔는지 등등이 하나하나 풀어지는 재미가 컸어요.


 114쪽_화영이 눈을 반짝이며 가방을 꼭 끌어안았다. 살고 싶은 집을 찾았다. 어떻게든 해낼 각오가 되어 있었다. 꿈이 현실을 향해 무섭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또다른 '나'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란 자신의 꿈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존재인데, 뭐가 이기적이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자신의 꿈(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건 참 무서운 사고 방식이죠. 타인이 자신의 꿈을 위해 나를 헤치려 한다면? 지금까지의 내 노력과 의지는 상관치 않는다면요?


 제목 옆에 쓴 것처럼, 이야기 설정과 재미까지 탄탄했던 작품이었어요!

~~~~~~~~


<범인은 로봇이 분명하다>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주인공 운정은 친구네 집에 갔다가, 친구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현장을 발견합니다. 첫 스타트 부분을 읽었을 땐 순간 고바야시 야스미의 작품을 떠올렸어요. 그의 작품에 잔혹한 장면들이 나오는데도, 읽으면서 상상하면 그러한 것을 느끼기 힘듭니다. <범인은 로봇이 분명하다>의 첫 부분의 장면도 그렇습니다.


 117쪽_침실은 피와 내장이 뿜어내는 비릿한 냄새로 가득했다. 고요하기만 했던 집에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왔고, 그들은 덧없이 끝나버린 어느 인생의 최후를 살피고 있었다. (중략) 표정이 사라진 친구의 입 속에는 음식물이 쑤셔 넣어져 있었고, 반듯하게 눕혀진 채 배가 꽃처럼 갈라져 있었다.


 꽃처럼 갈라져 있었다라..운정은 충격적인 장면을 보면서도 '위화감이 느껴짐에도 잘 정렬된, 기묘한 질서의 감각을 느꼈다'라고 묘사합니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으로 비유해서 그런지, 잔혹한 장면임에 틀림 없지만 기분이 불쾌해지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가져온 책의 내용을 읽고 '범인은 사이코패스인가? 아님 쾌락살인인가?'라는 추측을 하실 것 같은데요. 대답은 '아니다'라는 것을 이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게 될 거에요.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


<몰락한 나무들의 거리> 이토 준지가 떠오르는 작품으로, 글로 접하는 즐거움이 크다

 '이건 해수의 잘못도 아닌데, 왜 비정상인으로 분류된 거야?!'라며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나는 작품이었어요. 가족인 아내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뼈가 자라나지 않는 해수를 비정상으로 여기거든요. 저급하고 천박한 글을 쓰지만 자라난 뼈가 아름다워서 인기를 끌게 된 작가(155p)도 등장하고요. 그런데 여러분,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맞아요! 주인공의 이름이 저자와 같죠!

 이 작품의 주인공 해수도 괴기환상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 1년 전,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뼈가 자라는 괴현상이 일상이 되어버리자 그의 소설도 빛이 바래고 말았습니다. 물론 공포문학의 '공포'도 빛을 잃었죠. 공포소설보다 현실에 일어난 괴현상이 더 공포였던 거죠.


 그로테스크한 장면도 있어서 또다시 이토 준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만화나 영화 같은 영상으로 보는 것보단 글로 내용을 접하며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160쪽_삐딱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형사의 말에 해수는 기가 막혔다. 형사는 뼈가 자라지 않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월등히 높다는 설명을 해가며 해수를 범죄자로 몰아갔다.

~~~~~~~~

<신의 사자와 사냥꾼> 죽음이 있기에 치열하게 산다는 걸 느꼈다.


 처음에 읽을 땐 '죽음이 사라진 세상'이 부러웠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영생을 얻으면 두려울 게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전혀 아니었습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소수의 힘 있는 자들이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그만큼 영원히 빈곤층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 또한 늘어갑니다.


205쪽_정말 더 이상 치고 올라갈 틈이 없는 걸까? 어떻게든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난 평생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와 상관 없는 사족이랄까, 궁금증을 잠깐 쓰자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태기'이고 동료의 이름은 '양정'인데요. 205쪽과 206쪽에 '운정'이 등장합니다. 네 맞아요, <범인은 로봇이 분명하다>의 주인공이요.

 '운정은 순찰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운정은 복잡한 생각들을 뒤로한 채 (중략)' 등 몇몇 문장에 등장하죠. '운정'을 주인공 '태기'로 바꿔 읽었는데, 아마 '태기'가 맞는 것 같아요

~~~~~~~~

<한때 홍대라고 불리던 곳에서>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상황 속, 진정한 '인간'이란?


 주인공은 28살 취준생이었습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면접을 보러 여러 회사를 돌아다녔죠.그러던 어느 날, 부산에서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는 속보가 뜹니다. 하지만 서울에 살고 있는 주인공에게 부산은 먼 곳의 이야기. 의료진 등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해결할 거라 생각하고, 자신의 현재 문제에만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270쪽_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진정으로 무언가를 선택한 적이 있었던가? (중략) 수많은 회사에 지원서를 낼 때도 정말 내가 원해서 그렇게 했던가?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불신뿐이지 않은가? 나는 문득 깨달았다. 지금까지 나는 비겁함과 나태함을 달고 다니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쓴 글인가?'하는 슬픈 착각에 휩싸였습니다. 내 마음과 불안을 잘 표현하는 문장을 만난 순간이었죠. 자극적인 재미만 추구하지 않는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

*저자 박해수

 한때는 미친 듯이 영화에 몰입했지만 지금은 텍스트가 영상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르 클레지오를 비롯한 프랑스 소설과 이토 준지의 공포 만화, 백진스키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거기에 타고난 멜랑콜리가 더해지다 보니 지금과 같은 글을 쓰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재즈와 데스메탈, 카레, 홍차, 울적한 기분으로 산책하기를 사랑한다. 소설을 통해 자신만의 거대하고 괴기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어린 시절부터 괴물, 유령, UFO, 마법 등을 좋아했던 저자. 하지만 어른이 된 박해수 저자는 상상 속의 친구들 생각은 접어둔 채 평범한 삶을 살게 됩니다. 누구나 그렇듯 일과 저축, 대출, 약간의 취미 활동으로 삶을 보내다가, '이제는 뭔가 해야만 한다'라는 각오와 함께 글쓰기 교실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해요.

 저자의 말대로 현실은 공포 영화보다 잔혹한 일들이 일어나고, 더 살기 힘들고 무서운 세상입니다. 이 소설은 박해수 저자의 첫 번째 책입니다. '새롭게 발굴된, 앞으로 국내 소설을 이끌어갈 저자 중 한 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나올 그의 작품이 더더욱 기대됩니다.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의집이점잖게피를마실때

#추천소설

#국내도서

#박해수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이토준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에 열릴 예정인 국제도서전에 공포 호러와 관련된 프로그램도 많이 준비가 되어 있어서 두근두근 기대 중인데, 이러한 서평단 이벤트가 열려서 기쁜 마음에 달려 왔습니다ㅎㅎ


자음과 모음 블로그에 들어가시면

소설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 서평단을 응모하실 수 있어요!


https://blog.naver.com/jamo97/223104644718


 아직 달력으론 봄이지만 날씨는 이미 여름이라, 호러 소설과 만화책을 찾아 서점을 돌아다니곤 하는데요.(아마 저처럼 호러 좋아하시는 분들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네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만화 작가 이토 준지가 키워드라니?! 환괴지대랑 토미에 만화책을 개인소장해서 보고 싶을 때마다 보곤 하거든요. 키워드만 봐도 <나의 집이 점잖게 피를 마실 때>가 과연 어떤 스토리일지 궁금해 집니다.


 예전과 달리 공포소설이 다양해지는 걸 느껴요. 예전엔 귀신이나 좀비만 나오면 공포, 호러라고 느끼곤 했는데. 지금은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인간의 무서움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하고요.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요즘엔 작가의 의도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더 끌립니다.


 표지도 신비로우면서도 기묘해 보여서 내용이 더욱 기대가 되고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 - 모르니까 서툴 수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대화의 기술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뷰 : 안녕하세요,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나요?

가와카미 : 현재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형사 입니다. 사건과 관련된 비밀스러운 인물을 찾고 있는데요. 그 사람을 알 법한, 카페 사장님과 저번에 대화를 나누었는데..생각보다 정보를 많이 캐내지 못 했어요. 사장님이 빈정거리는 말투이셔서 우선 환심을 사려 했는데..

리뷰 : 아하, 똑같은 단어를 써도 말센스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대화 흐름이나 결과가 달라지더라고요. 가와카미 님께 오늘 추천드릴 책은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 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소설 <클론게임>의 내용(145쪽)을 참고해서, 등장인물과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 싶어서 시도해 보았어요~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은 대화법, 말센스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도서인데요. 사례와 '센스 있게' 대화하는 법을 알려주고, 각 내용의 마지막에 '관계를 이어주는 최고의 말센스' 파트로 앞에서 읽었던 내용을 쉽게 정리해주거나 읽을 거리를 더 주기도 하고요.


제가 저 소설책을 읽으며 이 책이 떠오른 이유는,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읽었던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110-117쪽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좋은 대화는 두 사람 모두 대화의 '좋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축구에는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이 상대를 위해 억지로 축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위축된다.

상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 무조건 상대가 좋아하는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화가 부드럽게 진행되는 것 같지만, 실제는 다르다. 별 의미 없는 추임새와 말하는 사람 혼자만 신이 나는, 어딘가 균형감이 떨어진, 지루한 대화가 된다. 상대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굳이 자신은 흥미가 없는 이야기에 몰입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서로 아예 모르는 분야를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대화를 할 때 서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좋아하는 남자가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 영상을 보고 배우려 한다던가, 짝사랑 상대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알아본다던가. 넓고 얕은 지식을 쌓는다는 점은 좋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어요. 그리고 '상대도 내 노력(?)을 알아봐주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기대심리까지 생깁니다. 그리고 책에도 나온 내용처럼, 상대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아무리 지식을 쌓더라도,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정보만큼 깊지도 못 해요. 그래서 길게 대화를 나누기가 힘듭니다.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낫다.

그러나 바르게 말하지 않으면 짐승이 그대보다 나을 것이다.

_사아디 고레스탄


그러고 보니 저희 회사에는, 휴일에 있었던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셔요. 하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굳이 하려 하지 않아요. 일명 '안물안궁'이라고 하죠? 상대방에게 제 개인사는 안물안궁일까봐 이야기를 잘 안 합니다. 웃픈 이야기인 경우, 어쩌면 제 얼굴에 침 뱉는 느낌도 들고요.


대화법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내 말 때문에 마상(마음의 상처)을 입었다는 지인도 있을 수 있고

또는 무례한 상대에게 한 방 먹이고 싶기도 하고

그런 분들에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의 조언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책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싶네요.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

저자 장차오

출판사 미디어숲


#언어습관

#티키타카

#대화법

#말센스

#마음을사로잡는말센스의비밀

#장차오

#미디어숲

#북스타그램

#책리뷰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패션, 色을 입다 - 10가지 색, 100가지 패션, 1000가지 세계사
캐롤라인 영 지음, 명선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따뜻하고 즐거운 주말,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어제 가족들과 일산에 갔다 왔는데요. 나뭇가지에 벌써 붉은 단풍이 있더라고요?! 가을도 아닌데 말이죠.


자연도 형형색색으로 물이 들어있는데, 색깔은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화장실에 가면 보이는 이것! 남자는 주로 파랑색, 여자는 주로 핑크색이나 빨강색으로 표시되어 있어요.



경고 문구에 자주 쓰이는 색깔도 거의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 노랑색, 검정색, 빨강색 등. 종종 비상탈출구에 초록색이 쓰이거나, 파란색 간판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보라색, 핑크색 등은 보기 힘듭니다.



이렇듯 색깔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쓰입니다. 우리, 오늘은 그러한 색깔의 역사와 문화 등을 살펴보기로 해요

제가 가지고 온 책은 리드리드 출판사에서 나온 <패션, 色을 입다> 입니다.

검정, 보라, 파랑, 녹색, 노랑, 주황, 갈색, 빨강, 핑크, 하얀 색

열 가지 색깔을 다루고 있는 흥미로운 책인데요. 전부 다루면 리뷰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보라색 하나만 먼저 소개해 볼까 해요



보라색 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1. 신비로움

2. 죽음

3. BTS 아미(저는 BTS 팬은 아니지만)

4. 할미꽃

5. 먹는 것 : 가지, 포도 등

이렇게 떠올라요. 두 번째 '죽음'은 소설 <소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소설 <소나기>를 배울 때 보라색을 '죽음'으로 해석하는 걸로 배웠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많이 황당하네요. 요즘도 이렇게 배우나요?

할미꽃은 제가 어렸을 때, 엄마가 요리 학원에 다니셨어요. 학원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친구들과 놀면서 엄마를 기다리곤 했는데요. 그때 할미꽃을 실물로 처음 보았어요! 어렸을 때 책으로 할미꽃 전설을 읽은 기억도 있고요.

여러분들도 여러 가지가 떠오르셨겠지만, '신비로움'은 거의 공통된 내용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건 옛날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나 봐요.


54쪽_보라의 염료는 페니키아 고대 문명에서 유래했으며, 뿔고동으로 불리는 달팽이의 하부 기관지 선에서만 추출되었다. 광택이 도는 풍부한 색감의 보라 염료는 만드는 과정 자체가 믿기 힘들 정도로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복잡하며, 매우 비밀스럽다. 그러기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티리안 퍼플(Tyrian purple)은 바다 달팽이에서 채취되었다고 해요. 티리안 퍼플 1g을 만들기 위해서, 최대 12000마리의 달팽이가 필요했다고 하니까, 정말 다른 의미에서 놀랍지 않나요?


61쪽_헨리 8세는 1510년에 오직 왕만이 보라색 옷을 입을 수 있고, 그 외에는 국왕의 동의가 있어야만 입을 수 있다고 규정하는 '사치금지법'을 도입했다


그런데 현재 우리들은 자유롭게 보라색 옷을 입곤 하잖아요? 17세기에 사치금지법이 폐지되고 나서야, 유럽 전역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보라색을 착용할 수 있었다고 해요

일반 시민들이 보라색을 쉽게 접한 건 이때부터였네요


72쪽_"보라색은 열정적인 색이며 짙은 보라로 넘어가면 조금 더 대담한 느낌이 더해진다. 옅은 보라로 가면 분홍색도 보라색으로 변모한다. 달콤하면서도 수줍은 느낌을 주는 라벤더 색상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라색은 또한 게이임을 표현하는 색이다. 남성을 상징하는 파랑과 여성을 상징하는 빨강이 합쳐져 독특한 보라색을 만든다."


영화감독 데릭 자만(Derek Jarman)이 1993년 저서 <Purple Passage>에서 서술한 내용이에요. 보라색이 게이임을 표현하는 색이라니, 책 <패션, 色을 입다>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색깔을 좋아하세요?

이 책은 내용이 앞뒤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부터 먼저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몰랐던 내용들도 많아서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128쪽_녹색은 격렬한 사랑과 부정행위를 나타내기도 했다. 영국 민요 <그린슬리브스 Greensleeves>는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 그린슬리브스에 관한 내용이다. 그녀의 녹색 드레스는 그녀가 매춘부임을 암시한다. 고대 중국에서 매춘부의 남편은 녹색 두건을 착용해야 했다. 여기서 '녹색 등불 가족'이라는 표현이 생겨났다. 그러한 경멸적인 의미 때문에 중국에서는 녹색 모자의 착용을 꺼리는 편이다.


'녹색' 하면 나뭇잎이나 '눈에 좋은 색' 아니면 채소 등이 일차적으로 떠오르는데요. 녹색에 이러한 뜻도 있다니 정말 신기하죠?

다양하고 예쁜 색색깔에 대해, 넓고 얕은 지식을 쌓아보고 싶으신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도서 <패션, 色을 입다>였습니다



*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s://blog.naver.com/sora_927/223095562823


안녕하세요! 오늘 저와 함께 읽어보실 책은

미야자키 신지의 <시간 연금술사>입니다.




서평단으로 접하게 된 도서인데, 생각보다 유익한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실천하는 등, 굉장히 흥미롭게 보았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내용들을 소개해 볼게요.


#마감일

#내일부터하자

#과제

#공부시간


마감일을 100% 지키려면? 충분히 여유 있게 마감일을 설정하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경우가 많죠. 그럴 땐 여유를 두고 계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총 100시간이 걸리는 과제로 마감 기한은 30일 후. 이때 우리는 여유롭게 25일에 끝내기 위해 하루에 4시간을 확보해야 하고,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꾀가 나서 '아직 마감일까지 시간이 있으니, 내일부터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에 하루를 건너뛰게 된다면? 여러분도 많이 경험해 보셨겠지만, 다음 날에는 더 오랜 시간을 들여 작업해야 합니다.


#작업대기시간

#자투리시간

#근로시간


제가 실천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작업 대기 시간'인데요. 108~109쪽에 알기 쉽게 소개되어 있답니다.

작업 대기 시간이란 '근로시간 내에 지시가 내려와 작업하기까지 대기하는 시간'을 일컬어요. 이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아무리 적더라도 시급이 발생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죠.

생활비에 쪼들려서는 계속 꿈을 쫓을 수 없습니다. 특히나 작가,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창의적인 직업의 경우, 데뷔하기까지도 힘들겠지만, 데뷔를 해도 그 일만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까지 상당한 단련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에게 작업 대기 시간은, 주문한 책을 받기 위해 물류차를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출근해서 매장으로 갈 때까지 휴게실에서 보내는 잠깐의 시간이 해당하겠네요.

<시간 연금 술사>의 내용을 본 이후, 짧은 시간동안 핸드폰 메모장을 보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영어와 일본어 단어들을 메모한 건데, 복습 차원에서 훑어보곤 한답니다.

행동으로 옮기기까지가 힘들 뿐, 막상 행동을 시작하면 금방 집중하게 되고, 굉장히 짧은 시간이지만 '해냈다'라는 생각에 뿌듯해지곤 합니다.


#TV

#유튜브

#공부를방해하는유혹


121쪽_TV를 보고 싶으면 봐도 된다. 다만 TV는 '시간 도둑'이 될 수 있으니 스티븐 코비처럼 '일주일에 최대 O시간까지'와 같이 제한 시간을 정하고, 미리 보고 싶은 방송을 골라서 보자.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유튜브도 해당이 될 듯 싶네요. 유튜브는 정말 사악(?)한 것이, 제가 볼 생각이나 계획은 없었는데 알람이 오죠.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호기심이 생겨 계획 없이 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5월 1일~3일) 무슨 유튜브 영상을 봤는지 찾아 보았는데요. 김태균, 장영란, 안협소, 매직박, 닥터프렌즈, 척추박사 닥터강 등등, 생각보다 너무나 많더라고요. 대체 몇 시간을 소비한 것인지.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의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아님 읽어야 할 책이 많아서 그랬는지, 유튜브는 구슬쌤(영어)만 시청했습니다. 앱을 켜기 전에도 '나는 오늘 영어만 공부하고 끌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여러 번 주의를 주었고요.

유튜브나 인터넷의 유혹을 떨쳐내기 위한 저자의 조언이 또 나옵니다(125쪽) 그것은 바로 '인터넷을 연결할 수 없는 곳에 가서 공부나 일에 열중'하라는 것인데요. 우리나라는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을 찾기가 힘들겠지만, 집보단 카페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카공족을 선호하는 건 절대 아니기에, 서로 선은 지킵시다]



#포기

#그만두면아깝다

#시간이아깝다


222-223쪽 '그만두면 아깝다'고 계속하면 시간이 아깝다


저자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목표에 매달렸다가 실패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법학부에 입학해, 법률 관련 자격시험에 도전하고 차례차례 합격한 저자. 아버지가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셨기에 공인중개사 시험도 호기심에 준비했다고 해요. 하지만 계속 1점이 모자라 불합격. 3년 동안 매해 2개월씩 총 6개월을 소비하고도 자격증은 끝내 따지 못했습니다.

만약 6개월 동안 정말 좋아하는 다른 일에 몰두했다면 어땠을까요?

목표에 매달리기 힘들 때는 정말 자신에게 맞는 목표인지 다시 생각해보라고 조언해 줍니다.

생각해보고 아니라면 바로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결단입니다. 우리 '그만두면 아깝다'라는 생각은 이제 버리기로 해요.


#실의

#노력했지만_성과물은_없을_때

#무엇을_해도_안_된다

#번아웃


230-231쪽 내용

나름대로 노력했는데도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 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저는 문득 머릿속에 '무엇을 해도 안 된다'는 번아웃 상태에 이릅니다.

어떻게 하면 번아웃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저자의 조언은 바로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 자체가 보수가 됩니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좋아요. 단,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어야 하죠. 동영상 보기, 도박, 술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은 아무리 해도 길이 열리지 않는답니다.

저자는 무료함에 몸을 맡긴 채 자신이 맛본 고뇌를 계속 쓰다가 뜻밖에도 <출판 번역가 따위 되는 게 아니었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발매 직후부터 언론에서 화제가 되어 집필, 번역, 강연 등 다양한 일을 안겨주었죠. '좋아하는 일'에 몰입한 결과 길이 열렸어요.


저희 어머니께서는 '너가 일본어를 공부할 시간에 영어를 공부했어야 했어'라고 하시곤 합니다. 글쎄요, 일본어를 접한 시간들이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일본어를 할 수 있게 되어 얻게 된 좋은 것들도 많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자막이나 번역이 없는 것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 아직 출간되지 않은 책, 자막이 없는 영상물-드라마, 유튜브, 예능물 등-을 즐길 수 있죠.



요즘 일본 배우 요시자와 료에게 더욱 푹 빠졌어요. 그가 나오는 토크 방송을 자막 없이 접할 수 있는 것도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이겠죠.

[참고로 위의 사진은, 킹덤에 공동 출연한 미츠시마 신노스케, 도쿄 리벤저스에 공동 출연한 키타무라 타쿠미와 토크를 하는 장면이에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하는 장면인데, 료는 '살아있는 물고기를 손으로 직접 잡고 싶다'라는 말을 하네요. 낚시하러 가 보고 싶은데, 살아있는 건 손으로 못 잡아서 라고. 귀엽지 않나요?!]


죄송합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제가 영어도 배우고 싶은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원서를 읽어보고 싶어서' 입니다. 영어 원서 파트를 담당해서 그런지, 더욱 그러한 것들이 보입니다. '이 책은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이 안 되었네? 그런데 표지나 소개 글을 보니, 나도 읽어보고 싶다'라는 책들이 엄청 많았어요.


234-235쪽

객관적으로 봤을 때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신경 쓸 필요 없다. 자신이 믿는 길로 나아가자. 비록 처음에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세렌디피티(serendipity, 뜻밖의 기쁨)로 이어져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꿈에 조금씩 가까워지려면, 한정된 시간을 유용하게 써야 합니다. 자투리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 하죠. 물론 '절대 휴식하지 마라'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휴식도 정해진 계획대로 해 보면 어떨까요? 유튜브나 TV를 계획 없이 몇 시간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보단, 계획을 세워 필요한 것만 시청하고, 눈이나 목의 피로를 풀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겠네요.

해야 하는 과제, 꿈을 위한 노력을 쓰기에도 시간은 너무나 부족하답니다.

이 책의 조언들을 하나 하나 실천하다 보면,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28시간처럼 쓸 수도 있겠네요.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읽고 쓴, 저의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시간이_모자라

#시간이_부족해

#시간관리

#미야자키신지

#시간연금술사

#밀리언서재

#추천도서

#신간도서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