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간 약사 - 우리 일상과 밀접한 약 이야기
송은호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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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가 들려주는 영화 속 미스터리한 14가지 약물 사건

<영화관에 간 약사>

우리 일상과 밀접한 약 이야기

#영화관에간약사

#믹스커피



#약

약? 영화관?

영화에 나오는 약을 이야기하는 거겠네요. 여러분은 무슨 약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마약, 백혈병 등이 떠오르네요. 백혈병은 여자 주인공이 걸리는 이미지랄까요, 그런데 치료할 수 있는 약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었어요.

SF 영화에서는 상상의 약이 나오기도 하겠네요. 저는 SF 영화는 잘 안 봐서(영화 자체를 잘 안 보기도) 애니메이션까지 떠올린다면 대표적인 게 박앵귀입니다. 오치미즈 라는 붉은 색의 약을 마시면 인간은 뱀파이어처럼 변합니다. 밤에만 활동하게 되고 괴물 같은 힘을 얻게 되죠.


관객들은 '약'을 둘러싼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변화와 갈등을 일으키는지 보며 감동과 재미를 느낀다. (중략) 흥미로운 사실은 약을 주제로 한 영화의 절반 정도는 가상의 약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약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크라임씬 리턴즈에 나온 맥각. 저는 작가가 상상한 건 줄 알았는데 맥각이 실제로 있더라고요

군 과학자였던 프랭크 올슨의 사망을 다룬 넷플릭스 6부작 시리즈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

프랭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약물, 마약으로 알려진 LSD가 나오는데요. LSD의 발견은 쌀과 보리에서 생기는 '맥각균'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해요. 맥각균에는 '맥각알칼로이드'라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 있어서 감염된 사람은 끔찍한 고통과 함께 정신 착란을 겪으며 사지가 썩어 들죠. 발작을 일으키거나 환각과 환청을 겪는 정신 착란 증세를 보입니다. 교회에서는 '신이 내린 벌'이라 생각했고 환자들은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죠. 과거에는 곡식을 저장하는 환경이 좋지 못해 수확한 곡물의 1/3에 맥각균이 있었대요. 배고프고 가난한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먹을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이 있었죠.


#인문학

#인문도서

영화 작품과 거기에 나오는 약을 소개해주며 인생과 사람에 대한 인문학적 저자의 견해도 들려주는 도서였어요.

목차로는

1부.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약

(천식, 에이즈, 백혈병)

2부. 인생을 파멸로 몰아가는 마약

(헤로인, LSD, 아편)

3부. 우리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약

(사랑의 묘약, 머리 좋아지는 약)

4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약물

(우울증 치료제, 불법 스테로이드, 마취제)

5부. 각종 사회 문제와 얽힌 약 이야기

(알코올, 제약 회사, 코로나19)


전부 흥미롭게 읽고, 보면서 '영화 작품도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지면 상의 이유로 두 작품을 가지고 와 보았어요.

하나는 백혈병 약을 다룬 <나는 약신이 아니다>

또 하나는 머리 좋아지는 약 <리미트리스>



44~60쪽

백혈병 환자에게는 비싼 약값이 당연할까? <나는 약신이 아니다>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골수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으나 타인과 골수가 일치할 확률은 2만 5천분의 1 수준


#백혈병

영화 스토리를 간단하게 하자면

상하이에서 인도산 가짜 건강기능식품을 팔던 청용은 백혈병 환자 뤼서우이를 소개받습니다.

뤼서우이는 인도에 글리벡(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이 주로 먹는 약)과 같은 성분의 복제 약이 있다며 이 약을 밀수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중국에 수입되는 정품은 너무나 비싸서 복용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돈이 없으면 약을 먹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청용은 거절했지만 아버지의 병원비로 점점 돈이 부족해지던 상황.


#글리벡

글리벡은 스위스 제약 회사 노바티스에서 처음 출시한 약입니다. 과거 백혈병에 걸린 환자가 5년 동안 살아남을 확률은 30%가 되지 않았는데, 이 약을 사용한 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0%까지 증가했죠.

정말 마법의 약이네요. 하지만 글리벡은 모든 백혈병이 아닌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치료제입니다.

만약 백혈병이 급성으로 전환될 경우, 환자는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셈입니다.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게 약값. 당시 정품의 가격은 한 달치가 한화로 680만 원. 하지만 인도에서 만든 가짜 글리벡은 한 달치가 36만 원이었습니다.

혹 '정품을 이렇게 비싼 가격에 판다고? 환자의 목숨을 뭘로 보고?'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다 싶네요. 신약 특허는 제약회사의 투자와 개발을 독려하고 그것으로부터 얻는 이익을 보장해주는 안전장치입니다. 하지만 이 약이 유일한 치료제라면 해당 제약회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는 셈.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싼 약을 사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치료도 못 받는 상황이 되고요.


"누구든 병에 걸릴 수 있어요. 당신은 평생 병에 안 걸릴 것 같나요? 당신들이 그 사람을 잡아가면 우린 죽을 수밖에 없어요. 난 죽고 싶지 않아요. 살고 싶어요"

청용은 동료들을 모아 복제 글리벡을 한 통에 500위안(현재 9만 4800원)이라는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하지만 노바티스는 중국 공안에게 불법 판매상의 검거를 요청하고, 약을 구하지 못한 뤼서우이는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병원 화장실에서 목을 맵니다.

복제 글리벡은 효과가 있지만 공안 직원들은 환자들을 잡아와 취조합니다. 환자들은 의기투합하여 청용을 감싸줍니다.


#나는약신이아니다

#티빙영화

<나는 약신이 아니다>는 티빙에도 있더라고요. 4월 말까지 구독 예정이라, 이번 달이 끝나기 전에 볼 생각입니다.



141쪽~161쪽

모두가 꿈꾸는 머리 좋아지는 약 <리미트리스>

영화 <리미트리스>는 2011년에 나온 닐 버거 감독의 작품입니다.


#머리가_좋아지는_약

152쪽_한때 대치동 학부모들 사이에서 머리가 좋아지는 약, 집중력 강화제로 불리며 음지에서 유통되던 약이 있었다. 바로 '애더럴(adderall)'이라는 약으로 '암페타민'이란 성분이 들었다.

암페타민은 국내에서는 처방을 받을 수도, 구매할 수도 없는 약이다. (중략) 하지만 미국에서는 불법이 아니라 미국 유학생들을 통해 유입되기도 한다. 물론 금지 약물을 반입하는 행위 역시 불법이다.


#ADHD약

#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전 세계적으로 ADHD 환자에게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물 2가지를 꼽자면 메틸페니데이트와 암페타민입니다.

암페타민은 본래 천식과 비염 치료제로 개발되었지만 약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효과가 관찰되었어요. 약을 복용한 환자가 활기차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인 것이죠. 늦은 밤에도 잠에 들지 않고요.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나요? 늦게까지 공부해야 하는데 체력적으로 힘든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겐 솔깃한 내용이겠네요.


미국 소아과 의사였던 찰스 브래들리가 암페타민이 어린이들의 ADHD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복용한 아이들은 성격이 온순해지고 집중력도 높아졌죠(책상에 오래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성적이 오름)

하지만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말에 ADHD가 아닌 사람들까지도 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러니 의사와 약사의 처방을 받는 것이죠. ADHD 치료제는 입안이 마르고 위장 장애, 불면증, 불안증, 심하면 발작, 심장병, 정신 질환도 일으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ADHD 치료에 암페타민 대신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약을 처방하고 있어요. 문제는 메틸페니데이트 역시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서 남용된다는 것.

그렇다면 정상인이 ADHD 치료제를 복용하면 총명해지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요?

책에서는 '배낭 싸기 문제' 실험을 통해 '정상인에게는 성적을 높이거나 머리가 좋아지는 효과보다는 부작용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누트로픽

이 책을 통해 누트로픽(nootropic)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누트로픽에는 각성제, 뇌 인지 장애 개선 약물, 뇌기능 개선 영양제 등이 있습니다. 일을 효율적으로 빠르게 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사람들은 뇌 영양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죠.

대표적인 누트로픽 약물로 커피 속 '카페인'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라는 각성제를 향한) 사랑은 각별하죠. 


#약물상식

어렵게 느껴질 법한 약 이야기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다니. 덕분에 몰랐던 약물 상식도 알게 되고, 영화 작품도 알게 되니 일석이조네요.


*믹스커피는 원앤원북스의 인문, 문학, 자녀교육 브랜드입니다

#원앤원북스

☆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읽고 쓴, 저의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믹스커피의 책

* 영화관에 간 철학(김성환)

* 영화관에 간 심리학(박소진)

* 영화관에 간 클래식(김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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