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의 요정 1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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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만이 답이라고 생각한 여자와 결혼만은 피하리라 다짐한 남자의 좌충우돌 밀당 로맨스!

프로페셔널한 웨딩 플래너 이새아. 전 남친의 결혼식을 돕다가 미모 폭발 현 남친을 만나게 됐는데, 하필 그 현 남친은 비혼주의자?

매번 사랑에 끌려다니기만 하던 을 중의 을 새아가 우연히 밀당의 신이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반면, 비혼주의자에 밀당 고수였던 지혁이 새아 한정 상호구가 되었는데...

과연 새아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을까?

지혁은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깰 수 있을까?


*흥미로운 시작

'여자는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던 지혁의 눈 앞에, 눈부시고 찬란한 여성이 나타난다. 그녀는 더없이 차갑고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그녀는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오늘 결혼하는 신부라고?! 너무나 아름다운 여신이 이제서야 내 눈앞에 나타나다니?!


*소설 시점

문장의 화자 시점이 자주 바뀐다. 그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다는 점은 독자의 입장에서 읽기 편하다.

예를 들어, 376쪽의 '진짜, 이 남자 뭐지? 뭐긴 뭐야, 밀당 요물이지 (생략)'는 새아의 시점. 377쪽의 '어머 어머, 이 기다랗게 잘생긴 놈은 뭐라암? (생략)' 부분은 새아 어머니의 시점을 드러낸 문장이다.

만화나 웹툰은 그림으로 캐릭터의 심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은 그림이 아닌 글로 등장인물들의 상태나 심리를 묘사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여러 사람의 시점에서 글을 진행한 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조연 - 예찬

잠깐 나에 대한 사족을 쓰자면, 나는 연애물을 잘 보지 않는다. 이상하게 남자 주연보다 조연에게 더 눈길이 가기 때문이다. 조연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미래에) 슬퍼할 모습을 보기 싫어서, 소설이든 드라마든 연애물은 즐겨보지 않는다. (공감하는 분 계시려나?) '그럼 이 소설은 왜 봤어?'라고 묻는다면, '웹툰 연재 확정'이라는 부분과 '나도 연애 소설 읽어보고 싶다, 혹시 모르지 좋아하게 될지'라는 생각에 선택했다.

그래서 이 작품도 지혁보다 예찬에게 더 눈길이 갔다.

그는 북미권에서 유명한 삼십대 중반의 사진작가로, 예니의 사촌 오빠다. (예니는 새아의 전남친 윤경훈과 결혼한 여성이다) 그리고 지혁의 연적이다.

기억에 남는 건 예찬과 대화를 나누며 그를 분석(365p)하는 새아의 모습이다. (내 과거 연애를 떠올려서 더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지혁과 있을 때의 모습하고 너무나 비교되어서, 살짝 슬퍼졌다. 지혁과 있을 때의 새아는 그의 매력에 무의식 중에 빠져든다. 머릿속으로는 지혁의 밀당에 벽을 여러 번 치면서도, 마음과 몸은 24시간 지혁을 쫓아간다.


*조연 - 세련

세련은 여배우로, 지혁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여성이다. 그녀는 드라마에 흔히 나오는 악녀(惡女)처럼 여자 주인공을 일부러 괴롭히거나 그런 추한 모습이 없다. 그래서 새아의 라이벌(?)임에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남자 주인공 - 지혁

남자 주인공 지혁은 성진 건설의 상무다. 성진 건설의 후계자로, 젊고 잘생긴 남성이다. 온몸에서 자신감의 아우라를 풍기는 이 금수저 남성은 '비혼주의자'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버지의 입장에서 상황을 돌이켜보는 지혁(412쪽)의 모습이다. 결혼식 업무를 하며 조금씩 성장했다는 게 느껴졌다. 이전까지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예찬을 더 좋아했다. 하지만 지혁이 비혼주의인 이유-아버지와의 갈등-를 알게 되니, 나도 '지혁'이라는 캐릭터를 더 이해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사람이 성장한다는 걸 지혁을 통해 새삼 느낄 수 있었다.


350p 그녀가 지적하기 전엔, 나도 몰랐다. 이게 그렇게 무책임한 말임을. 정말로 그녀를 좋아하기에 했던 고백이었는데, 그녀가 이렇게나 날을 세울 줄도 몰랐다.


*공감가는 스토리들

새아와 지혁의 러브 스토리라고만 생각해서, (3)권까지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하지만 막상 (1)권을 읽어보니, 다른 커플들의 스토리들도 나온다. 그 스토리들 모두 공감가고(쓰레기 인성을 가진 윤경훈은 제외) 위로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연애의 결론이 뻔해 보여 괴로우면서도, 비혼주의자인 지혁에게 끌리는 새아

아버지와 세련과의 갈등으로 새아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 미안해 하면서도, 차마 그녀를 포기하지 못하는 지혁

엄마의 바람 대로 (엄마가 소개해준) 남성과 결혼해야 할지, 아니면 자신의 마음과 감정에 따라갈지 고민하는 새아

축의금 액수로 인간관계를 재평가하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예찬(360쪽)

어렸을 때에는 '크면 저절로 결혼하는 것'이라 단순히 생각했다. 하지만 누구와 결혼할지, 예산은 어떤지,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장인 어른과 장모님은 어떤 분이신지 등. 인생의 중대사인 결혼을 앞두고 고려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돈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현재 청년들의 모습도 슬프다.

내 또래 나이일 새아와 지혁, 그리고 그 외 등장인물들을 보며 나도 결혼과 연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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