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들려주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 처방전
김민경 지음 / SISO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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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들처럼 결혼해야/아이를 낳아야 행복해지나?

남들보다 돈을 많이 못 버는 내가 한심해

성공(입학/취업)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는데, 지쳐서 더이상 하기 힘들어

후배/동료가 나를 무시하나?

등, '사회적인 동물'인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하고,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읽게 된 계기

작년에 쓴 일기를 보며, '비슷한 고민으로 자주 괴로워했구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 자책하기도 하고, '이건 걔가 잘못한 거야'라면서 남탓을 해보기도 하고요.

하지만 비슷한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건 똑같았습니다. 마음대로 안 되는 고민들 때문에 요 근래 힘들었던 저는 우연히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

딱 내 얘기구나! 싶어서 신청을 했고, 정말 감사하게도 서평단으로 선정해주셨습니다.


저자 김민경

https://www.instagram.com/rucollaa/

명지병원 임상자문의 및 외래교수를 겸임하고 있으며, 인간 내면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어서 3년간의 융 분석을 통해 꿈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했다.

지금은 병을 두려워하는 많은 분을 위해 방송에서 심리 상담을 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건강한 마음을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 개나 두 개쯤, 혹은 여러 개의 크고 작은 고민들을 다들 가지고 계실 겁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꺼내보는 책>을 통해, 자신의 고민과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은 질문에 저자가 친절하게 대답해 주는, 즉 대화하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방에서 책을 읽는 건데도, 실제 저자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정리해 볼게요

'번아웃 증후군' 편에서는 인내의 창(Window of Tolerance)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인내의 창이란 '내가 견딜 수 있고 소화시킬 수 있는 범위를 네모난 창으로 비유'한 것인데, 사람마다 이 크기는 모두 다릅니다.
번아웃 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인. 우선 내가 견딜 수 있는 정도, 즉 '창'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가 가늠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합니다(26쪽) 지친 상태를 스스로가 인정하고 위로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죠.

'적응 장애' 편에서는 마음을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해주고 있습니다. 마음을 살피는 세 가지 방법으로 수면, 식사, 산책이 있습니다.
40쪽 : 마음 백신 맞기의 첫 번째는 우선 밤에 TV나 스마트폰 보지 않기, 늦어도 11시 전에는 꼭 잠들기, 오후 3시 이후에는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마시지 않기입니다. 작은 습관이 모이면 점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전부 어기고 있는 사항들입니다. 특히 요즘 잠을 잘 때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틀어놓는데요. 익숙해져서 그런지, 고요한 밤에 잠에 들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위의 내용들을 실천해보고자 노력하려 합니다.

'히키코모리 증후군'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역시나 저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습니다.
50쪽 : 실제 내담자들 중에 20대 혹은 30대와 상담을 해보면, 이때는 연봉이 얼마 정도 되는 직장을 다녀야 하고, 이때는 결혼을 해야 하며, 지금쯤이면 차는 그 기종을 몰아야 한다는 등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들을 바탕으로, 그러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비하하며 주위 친구들과 비교하곤 합니다
=>저도 이것 때문에 페이스북을 그만 뒀습니다. 그리고 즐겨보던 유튜버의 라이브에도 들어가지 않게 되었어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간 제 또래 사람들의 유입이 많아지다 보니, 스스로의 모습과 비교하게 되고 저 자신을 비하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위의 문장을 지금 다시 읽어보니, 제 모습이 참 황당합니다. 얼굴도, 이름도, 사는 곳도 모르는 상대와 저 자신을 비교하다니. 정체 모를 존재와 저 자신을 비교해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거라곤 마음의 상처밖에 없는데 말이죠.
저자도 언급했지만, 꼭 비교를 하려 한다면 '과거의 나'와만 비교해주세요.

'직장 내 스트레스' 부분에서는 동료에게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방법, 경청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동료들과 사적인 이야기(예: 취미, 휴일 계획)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직장이란 '일하고 돈 버는 곳'이지, '동료와 친분을 쌓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81쪽 : 직장은 여러 사람간의 감정이 교류하는 공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95쪽 : 우리는 대화할 때, 상대를 존중하고 말을 잘 들어주는 자세가 그 어떤 조언이나 충고보다 훨씬 상대방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결국 내가 상대에게 존중받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기도 하고요.
=>과거를 돌이켜보니, 직장이란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일하는 곳'이더라고요. 일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즐거움, 고민 등을 동료와 이야기하며 때로는 격려와 위로를 받고, 때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조언을 듣기도 했습니다.

'세대 간 갈등' 부분을 읽을 때에는, 제 부모님이나 친척들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127쪽 : 내가 남을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불행이 시작됩니다.
131쪽 : 세대 간의 생각이나 문화 차이에 대해서는 각자의 입장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영화 <사도>도 떠올랐죠. 아버지 영조와 아들 사도세자의 세대 간 갈등에는 '소통의 부재'가 뿌리깊게 존재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자(父子) 간의 어긋난 사랑. 서로 기대하는 것과 가치관, 생각이 다르기에 '각자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조현병' 부분을 읽으며, 6월 12일에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가 떠올랐습니다.
방송의 초반 내용을 볼 때에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과 공포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이 있었죠.
치료를 제 때 잘 받는다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까지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그리고 책을 통해 '우리의 편견이 환자들을 치료에서 멀어지게 만든다'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인세 중 일부는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기관인 동래직업재활센터에 기부됩니다.

*출판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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