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아가씨 코리네와 아름다운 마사이 전사 르케팅가의 '위대한' 사랑, 그리고 코리네가 마사이족의 생활로 용감하게 뛰어든 앞부분은 그런 대로 즐겁다. 하지만 곧이어 지긋지긋한 관료주의 아니면 말라리아에 시달리게 되고, 그 담엔 계속 고장나는 차 땜에 짜증나고, 나중엔 르케팅가의 의처증 땜에 괴로운 얘기였다.
처음부터 불안하긴 했다. 이 용감하지만 무모한 아가씨야...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랑은 아니잖아? 왜 사랑에 모든 걸 걸겠다는 거야?(그것도 외모에 뿅가버려 깊이 사귀어보지도 않고...) 그냥 르케팅가 말대로 휴가 때마다 찾아가 만나면 됐잖아? 아니면 스위스에서 같이 살거나 새로운 터전으로 단 둘이 떠날 수는 없었을까...
코리네 입장에서는 자신이 버리고 감수해야 할 게 엄청났지만, 그녀와 결혼한 마사이 남자도 힘들었을 것이다. 결혼 전부터 '돈 많은 백인 여자'를 사귀는 르케팅가에게 쏟아지는 시기와 방해공작이 엄청났으니, 결혼 후라고 그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뒷얘기가 궁금하다.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 도망친 코리네와 그 딸은 스위스에서 잘살지, 의처증 환자가 되어 결국 처자식은 도망갔지만 돈은 왕창 갖게 된 르케팅가는 어찌되었을지... 14년 후에 코리네는 딸을 데리고 그 마을을 다시 찾아갔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