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객잔과 신용문객잔
명나라를 배경으로 내시 조소겸이 개인의 검술 능력을 이용해 궁중의 정권을 장악하고 충신을 숙청하는 과정을 배경으로, 중국 변방의 용문이란 객잔에서 명 왕조의 복원을 꾀하는 무사들과 청 왕조에서 파견한 관리들의 대결이 펼쳐지는 검술영화. 이 영화는 횡행하는 악에 대해 미약한 인간이 집단적 대응을 한다는 점에서 호금전의 중국적 주제 의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취협>(66)으로 홍콩 무협영화의 새 장을 연 호금전의 두 번째 무협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홍콩과 대만, 한국, 동남 아시아 등지의 박스 오피스를 휩쓸며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대취협>, <희로애락지로>(70), <영춘각의 풍파>(73) 등 이른바 객잔 4부작 중의 하나이며, 73년 작인 <영춘각의 풍파>와 상당히 유사한 면을 갖고 있다. <용문객잔>의 검투장면들은 호금전의 첫 무협영화 <대취협>보다 더욱 밀도있고 리듬감있게 표현되고 있으며, 각 액션 씬 안에서 편집도 훨씬 매끄러워서 진일보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서극이 90년대에 이 작품을 리메이크해서 <신용문객잔>을 발표했는데, 스토리는 동일하나 분위기는 오리지널과 사뭇 다르다. 호금전의 작품이 무협영화의 정통적인 표현양식과 정서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면, 서극은 코미디와 멜로적 요소를 가미해 다양한 양념을 치고 있다. 쉬 펑이 최초로 출연하고 있다.
두영화는 확실히 상반된 영화였다. 두 영화 사이의 시간차이를 느낄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영화의 편집과 액션의 변화, 스토리 구성를 유심히 관찰해 볼 거리였을뿐더러 이야기의 접근 방식 역시 다르다.
용문객잔은 카메라의 기교는 상당히 떨어지고 배우들의 리듬감 있는 액션에 영화를 맡긴다.
또, 경극적인 요소가 드러나는데 등장인물에 따른 음악과 액션신마다 같은 딱딱딱거리는 경극음악을 들 수 있다.
신용문객잔은 객잔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상력을 모두 동원한 듯 하다.
세태의 변화, 여성의 등장, 이야기의 밀도-코미디적인 요소면에서 우수하다.
한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사극의 매력, 무협액션 등 생각해 볼만한 거리를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