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브에서 아들을 구출해왔다

극우 유튜브에서 아들을 구출해 왔다 ㅣ 교양 100그램 8
권정민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극우 유튜브에서 아들을 구출해왔다
(권정민 지음, 창비)

지난 겨울을 지나오며 뉴스에서 나오는 기사나 인터넷에 떠도는 사람들의 말은 매우 격앙되어있었다. 그런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내가 오염되는 것만 같아 의도적으로 모른척 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젊은 남학생, 청년들에게 퍼진 혐오와 편견의 문화, 성별을 기준으로 극단적으로 나눠져버린 10-20대의 생각 차이는 모른척 하기에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때 들었던 첫번째 생각. 나는 꼰대구나! 어떻게 해도 그들의 말에 동조하지 못하고, 이해하는 척조차 하지 못하겠다. 저들의 말과 행동이 그들의 문화라면, 나는 조금도 섞이지 못하겠구나. 나는 기성세대구나.

두번째 생각. 편견과 혐오가 당연한 그들의 문화가 되는 것을 그대로 두면 안된다. 어떻게 해야하지?

세번째 생각. 내 아들은…?

이런 생각의 흐름 속에 우연히 권정민 선생님의 인터뷰를 보았다. 교육을 연구하는 학자로 극우 유튜브에 빠진 아들을 보며 느꼈을 당혹감과 충격에 공감되었고,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들의 생각을 열어주어 편견과 혐오에 갇히지 않게 이끌어주었다는 사실에 감명받았다.

그래서 이 책이 정말 반가웠다. 실제 아들과 대화했던 사례를 들어 혐오와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고 있는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안내되어 있다. ‘건강한 대화법 7계명’은 사춘기 아이와 대화할 때 두루 적용하기 좋고, 책 뒤편 ‘묻고 답하기’ 부분에도 실제 대화에 적용하기 좋게 예시가 많이 나와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공감되었던 부분은 ‘극우 유튜브에서 아들을 구출해 왔다’라는 강렬한 제목 안에 그보다 더 강렬한 교육자와 엄마로의 마음이 들어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아이들이 정치적으로 진보 혹은 보수를 지향하게 하기 위해 교육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을 향한 폭력과 혐오에 빠져 불행한 삶을 살지 않도록, 세상에 대한 어긋난 불만과 그로 인한 고통을 굳이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깨달을 수 있도록, 행복한 결과를 가져오는 현명한 선택과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가 진정 바라는 모습입니다. (…)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지혜를 가르쳐주고 싶은 것입니다. 사랑하니까요. 이것이 제가 이 책에서 하려는 이야기입니다. (p24~25)

정말 200% 동감한다.
그들의 말과 행동에 동조하지 않고 비판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나 또한 교사이면서 아들을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혐오와 극단주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내버려 두면 결국 불행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솔깃하게 들리는 이야기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가정에서 건강한 대화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이 책 강력 추천한다.

덧붙여서, 쇼츠보지 마시고 교양100그램 보시길.

- 이 책은 창비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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