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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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성매매가 불법인지 모르는 남성도 있고 자신의 ‘성적 활동’을 자랑삼아 SNS에 남겨 ‘자수 아닌 자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희비극은 어디서 오는가. 이때 남성 용의자는 무지의 피해자인가, 무지해도 되는 가부장제의 특권을 오해한 법적 가해자인가. 남녀의 섹슈얼리티 인식의 불균형 격차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여성들은 섹슈얼리티 억압에 맞서 남성을 설득하는 데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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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김영민의 공부론
김영민 지음 / 샘터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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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적 계몽의 물결이 비록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더라도 이윽고 그것은 다시 썰물이 되어 빠르고 실없이 철수하고야 마는 것이다. 내가 만학도들에게 철학과 인문학을 강의하면서 부딪치곤 했던 그 철옹성 같은 벽은 관념의 조수간만으로는 끄덕도 하지 않는 나이와 경험의 타성이자 몸과 생활의 무게였을 것이다. (아예, 몇몇은 "교수님, 아이를 낳고 길러 봐야 진정한 철학을 하지요!"라고 일갈했다.) 그 벽은 실로 닻이면서 덫일 수밖에 없는데, 몸과 버릇 속에 각인된 과거를 고집하는 순간 그것은 든든한 닻이 되고, 공부라는 미래를 향해 몸을 돌리는 순간 그것은 그만 끈끈한 덫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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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김영민의 공부론
김영민 지음 / 샘터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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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한 한, 심지어 달변도 다독도 별무소용이었던 체험이 이어졌다.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나는, 경상도의 글자가 전라도의 소리가 아니듯이 글(읽기)은 (글)쓰기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글)쓰기는 관념 이전에 몸의 문제라는 사실을 통절하게 깨치게 되었다. 나아가서, 몸의 성격과 그 길은 결국 그 개인의 생활양식 속에서 조형될 수밖에 없는데, 어느 정도의 나이에 이른 만학도의 경우 그간 고착된 생활양식의 코드들이 몸을 타성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글쓰기 공부에서 치명적인 결정인자로 작용하는 것이었다. 최소한 글쓰기 공부에 국한한다면, 특히 40세를 넘긴 사람은 좀처럼 스스로를 바꿀 수 없다고 단언한 어느 유명한 정신분석의의 진단에 나 역시 못마땅한 채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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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 말미에 "인권활동가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썼습니다. 서론에서도 투쟁, 참사, 재난의 현장에서 기존의 사회와 고립된 피해자들과, 또 연대하는 활동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패턴을 지켜보는 경험애서 나온 책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이 책의 구성 전체는 서론과 결론에서 명시한 저술 동기보다 좀 더 넓은 범주로서의 고통을 다룹니다. 정신적, 실존적, 사회적 차원의 고통 범주 중 인권 문제는 세 번째 층위에서 자주 다루어지게 되죠.

각 층위에서 발생하는 무의미와 고립, 주객전도, 단절과 불통, 곁의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각 층위와 그곳에서 발생하는 현상은 다른 무언가로 쉬이 해결될수도 없고 환원되지도 않습니다.

주로 미디어와 온라인에서 표현되고 전시되고 소비되는 고통의 문제 역시, 왜 자극과 관심에 매달리다가 해결과 연대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매커니즘이 반복되는지를 설명하는 힌트가 되기에 반드시 필요한 설명이었습니다.

다만, 이것을 다루는 동안 그만큼 절실하고 무력하다고 느꼈을, 처음과 끝에 명시된 활동가와 당사자들의 케이스는 다소 옅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저술 동기는 구체적 인권 투쟁 현장에서 나왔으나, 텍스트는 좀 더 포괄적 욥기, 혹은 세속화되 신정론에 가까워져 있습니다. 예상 독자 역시 지식인으로서 현장과 괴리된 독자들을 포괄적으로 겨냥한듯 합니다. 혹은 포커싱이 두 사물 사이 텅빈 공간에 잡혀있는 듯 합니다. 

그런 지점에서 정희진 역시 어딘가 자기검열이 작동했는지, 저자가 충분히 밀고 나가지 못했는데, 서평들마저 어딘가 피상적이라고 합니다. 어떤 의미로든 저자는 '지식인'스러운 면모를 보입니다. 거리를 두고, 관조하며 지식을 생산해서 사태의 해결에 기여하고 싶어합니다. '민중의 고통을 중심에 둔 해방신학'의 세례를 받았다는 소개 답게, 그는 민중에 대한 죄책감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 보입니다. 민중이라는 단어가 낡았다 한들 잔인한 사회의 변두리에서 가장 먼저 희생당하고 소외되는 민중성은 여전히 난민, 노숙자,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의 삶 안에 녹아있습니다. 대중과 민중,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지식인으로서 그는 양자를 모두 겨냥하다가 텅빈 듯해보이는, 그러나 사실 자기 자신이 있는 위치를 드러내는 글 쓰기를 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자리는 텅 빈 공간이되, 텅빈 공간'들'입니다. 홍은전 같은 활동가가 있습니다.(그냥 사람), 김인정같은 언론인이 있습니다.(고통 구경하는 사회). 나는 조금씩 채워진 자리를 보며 그 공간들에 내 자리가 있음을 느낍니다. 그렇게 아마도, 곁의 곁의 곁의 연쇄반응들이 일어나기를 저자는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것은 나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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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 자본주의 - 여성과 남성은 왜 각각 불행한가
폴린 그로장 지음, 배세진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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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답게 통계를 토대로 설명하기 때문에 근거가 확실하다. 인류학적, 역사적 정황에 대한 해석과 통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탁월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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