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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 교육변화의 새로운 의미와 성공원리
마이클 풀란 지음, 이찬승.은수진 옮김 / 21세기교육연구소 / 2017년 11월
평점 :
실패의 모델을 보여주는 도서
오디오클립 한주 한책 서평단 김마리아
“모든 것이 언젠가는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체된 사회의 모습만 지속될 것이다.”(본문 중에서) 익명의 대학 신입생이 영어능력검정시험에서 쓴 답이다. 대학 신입생도 말고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 같다.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변화의 방향을 몰라서, 변화가 불편해서, 능력이 부족해서 바뀌지 않는 일이 많다.
학교개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바뀌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모두 동의하지만 위의 여러 가지 이유와 완벽한 개혁 프로그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핑계로 수 십 년 동안 답습만하고 있다. 학교교육은 모든 사람이 관계 되어 있고 그들이 다 전문가처럼 말한다. 학생으로 교사로 학부형으로 교육전문가로 연결된 사람만도 전 국민의 70~80%는 될 것이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화두로 작용한다. 같은 사안으로 입장이 다르다 보니 협력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립하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와 교사는 양쪽 모두가 아동에게 최선의 일이 일어나길 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양쪽 모두가 아이에게 좋은 것을 원하지만 너무나 다른 형태의 것을 원하기에 필연적으로 갈등할 수밖에 없다.”(본문 중에서) 아동에게 최선의 것을 원한다고 하면서 협력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구절이다. 아이를 위하는 마음이 갈등을 유발하는 이유가 된다는 말은 가슴에 또 다른 울림을 준다.
이 책은 1950년대부터 있었던 미국 학교의 다양한 실패 사례를 보여준다. 성공사례를 인용한 경우는 많지만 실패사례를 나열한 책은 보기 어렵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의 실패를 보면서 그 사례만은 답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교육관계자나 학부모들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례들을 보며 교사들은 개혁에 힘을 받지 못했던 이유를 정리하여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고, 학부형이라면 어떻게 학교 개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교개혁을 위한 교사 교장 학생 교육전문가 정부의 역할이 정리되어 있다. 이중에서 교장의 역할을 설명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교장은 학교의 운영자고 리더다. 그런데 리더로서의 교육과 자기 평가를 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한다는 표현이었다. 교장의 역할을 하기 위해 행정 업무를 줄여야 하고 교사와 학부형간의 소통을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엘리트 출신인 경우가 많다. 학교 성적이 상위권이었던 사람들이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또 학교를 다닌다. 그래서 어린시절부터 평생 학교만 다닌 교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람들이 사회의 변화를 체험하기보다 책으로 접하게 된다. 학교개혁을 위해서 교사나 교장 선생님들이 학교 이외의 사회생활을 1년 이상 하게 하면 개혁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해본다.
이 책을 읽을 때 1부보다 2부를 먼저 읽는 방법을 제안한다. 1부가 개괄적인 내용이 들어 있어 이해하기 힘든 번역체 문장이 있다. 2부의 내용을 읽고 1부를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더 될 것 같아 사족을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