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멸치, 제국의 멸치 - 멸치를 통해 본 조선의 어업 문화와 어장 약탈사 ㅣ 대우휴먼사이언스 3
김수희 지음 / 아카넷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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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어렵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게 다룬 책입니다. 달리 말하면 학술적인 내용을 교양서의 취지에 맞게 잘 풀어서 쓴 책입니다. 내용이 산만하지 않아 집중하여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 총 10개의 부록, 사진 자료 등은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조선에 대한 일본의 수탈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본의 수탈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책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 것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어려운 개념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사전 지식을 필요로 하는 내용도 없습니다. 사료에 대한 저자의 설득력 있는 설명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소개를 참고하는 것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사항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입장을 간명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적절한 사료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 스스로 비판적 읽기를 하지 않으면 저자가 하는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비판적’이라는 말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듯합니다. ‘비판적’이라는 것은 무조건적인 반대, 비난 등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저자의 논의가 얼마나 타당한 지를 검토하고,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읽는 것. 이러한 독서가 ‘비판적 읽기’의 기본입니다. 단지 나와 의견이 같기 때문에 저자의 논의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거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반대를 하는 것은 독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입니다. 독서가 끝난 후 독자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를 할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 수용하며 독자 자신의 견해를 여전히 견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경우들이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주체적 독서입니다. 저자의 주장과 근거가 독자 자신의 견해에 확실성을 더 해준다거나, 자신의 견해에 오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그러한 것들이 독서의 의의이며 이러한 독서는 비판적 읽기에 의해 가능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이 책에 대해서는 책소개에 그 전체적인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는 같은 내용을 반복하기 보다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과 관련하여 저자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에 중점을 둘까 합니다.

우선,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앞의 1장과 2장은 조선에서 멸치를 다룬 방식에 대한 내용입니다. 조선 시대에 멸치는 ‘바다에 사는 작은 물고기’를 의미하였다고 합니다. 말린 멸치가 유통되면서 멸치에는 ‘말린 물고기’라는 의미가 더해졌습니다. 저자는 멸치 이외에도 반지(반당어)나 밴댕이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조선 시대 어업의 모습을 간략하게 묘사하였습니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멸치뿐만 아니라 명태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룹니다. 이 책은 멸치로 대표되는 조선 시대 어업의 대략을 서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2장에서는 조선시대 어획 방식을 다루었습니다. 빛에 반응하는 멸치의 습성을 이용하기도 하고, 소리를 이용하여 일종의 ‘난타극’을 벌였다는 등의 설명은 그 모습을 머릿속에서 그려볼 수 있을 만큼 상세하였습니다. “바다 위에서 큰 소리를 지르고 발을 쿵쿵 차고 무작정 두들기지만 가락이 있고 흥이 있는”(54쪽) 등의 서술은 제가 마치 그 장면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흥미 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지 고심한 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묘사 덕분에 “우리의 전통 어업에는 재미와 흥과 놀이가 숨어 있다”(55쪽)는 저자의 말도 설득력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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