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 - 개인의 운명과 세상의 방향을 결정지을 10가지 제언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권기대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도 출신으로,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를 졸업한 후 현재 국제정치 관련 언론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파리드 자카리아. 그는 이번 Covid-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드러난 미국 사회 문제점을 짚어보고, 미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그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을 다룬 책이지만, 미국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미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라서 유익하고 흥미롭게 읽었다.


책의 내용은, 책 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팬데믹으로 미국이 나아갈 방향을 10가지로 구성해 놓았다. 다음은 각 레슨에 대한 나의 요약이자 나의 생각이다.



LESSON 1.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어야 할 때


20세기 냉전이 끝나고 신자유주의 물결이 세계를 휩쓸며 각국의 상호의존도가 매우 높아졌다. 물론 그 이전에도 어느 한 나라에 경제위기가 닥치면 연쇄적인 충격이 세계로 퍼져나갔지만 신자유주의 이후에는 그 충격의 강도가 매우 심화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환경 파괴도 가속화되고 있고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까지 인간이 침범해 들어가자 예전에는 없던 전염병이 창궐하고, 전염병 발생의 빈도나 속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알지만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려고 할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앞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은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잘 인식하고, 위험에 대비하여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우리에게 닥친 위험은 앞으로 더욱 속도를 낼 것이며, 우리는 높아진 속도에도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서는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속도를 줄이며 유턴을 하거나 멈출 수 없다고.


LESSON 2. 중요한 건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능력이다


미국에서 정부의 역할을 논할 때 곧잘 등장하는 말이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는 논의다. 미국은 이민자가 세운 나라이며 각 주마다 역사와 전통이 다르다. 첫 출발이 (구세계의) 억압을 피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간섭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다. 그러면서도 큰 정부를 지향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유럽에 대항하고, 각기 개성 다양한 각 주를 통일성 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힘이 센 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번 팬데믹 초기 때 코로나를 안이하게 생각하다가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여줬던 미국 정부를 보면서 중요한 것은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가 아닌 '정부의 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발원국인 중국 주위에 있던 우리나라, 대만, 싱가포르는 나라는 작고, 중국과의 왕래도 미국보다 더 많아 아주 위험했지만 방역을 잘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인프라에 투자를 안 해서 그 시대의 자본과 인프라를 갉아먹고 있는 형태이며, 관료 시스템도 비효율적이고 문제가 많으므로 이 문제를 해결해 정부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LESSON 3. 시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등등 위기가 있을 때마다 시장은 그런대로 수습을 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시장'은 고치지 않았다.


미국은 경제(금융)위기 때마다 막대한 세금을 쏟아가며 자산가와 자본가의 자산을 지켜주었다. 하지만 소외 계층에게 필요한 교육이라든가, 의료혜택에 대해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다. 미국은 PAY-TO-PLAY SOCIETY라는, 유료사회인데 돈이 있다면 유리한 사회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저자는 '덴마크'를 사례로 들면서, 자본주의지만 높은 세율로 사회안전망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는 사회 모델을 어느 정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진 못한다고. 불평등을 줄여야만 역동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



LESSON 4.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한다


저자는 미국의 초기 방역 실패를 트럼프를 비롯해 미국인들이 전문가의 말을 불신하고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트럼프는 전문가의 말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기도 했는데, 그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미국은 현재 분열되어 있고, 미국 국민들은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만 골라서 들으려고 한단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전문가의 말도 듣지 않는데 이렇게 해서 문제가 생긴단다. 물론 미국 감염병 전문가도 초기에 코로나를 별것 아닌 전염병으로 생각한 사람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나중에 자신들의 의견을 철회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 중에는 그 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계속 있었다.


사람들 중에서는 자신의 신념과 배치된다면 전문가의 말도 듣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하고, 전문가는 일반 사람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LESSON 5. 삶은 디지털이다


IT 혁명으로 실물 경제와 디지털 경제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팬데믹 때문에 도시가 봉쇄되자 디지털과 거리가 멀었던 사람들도 디지털의 세계로 진입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앞으로 팬데믹이 끝난다고 하여도 이런 경향은 멈추거나 역행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은 앞으로의 세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어쩌면 예전부터 논의해 오던 '기본소득'을 팬데믹으로 인해 각국 정부들의 어쩔 수 없이(?) 실험하게 되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어쨌거나 인공지능은 더욱 발달할 것이고, 우리 삶은 디지털과 떼려야 뗄 수 없어질 것이다.




LESSON 6.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스 시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이번 팬데믹으로 그의 말이 옳았음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되었다. 팬데믹은 물론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간과 인간의 거리를 멀게 했다. 부유한 사람은 도시를 탈출해 근교나 시골로 이동했고, 가난한 사람들도 좁은 집이지만 대문을 걸어 잠그고 집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14세기 보카치오의 쓴 『데카메론』에서 그랬듯 사람들은 고립된 장소에서도 서로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유대감을 느낀다.


이번 봉쇄로 우리는 더욱 타인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LESSON 7.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질 터


경제 위기가 닥치면 우선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막대한 양의 달러가 미국으로 이동하고, 신흥국은 금융 위기에 직면한다. 어쨌든 경제를 돌려야 하는 신흥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금리를 무리한 수준으로 높이고, 높은 이자율로 달러를 다시 빌려와 가치가 뚝 떨어진 자국의 화폐로 달러를 갚아야 한다. 반면 기축통화국인 미국이나 경제가 탄탄한 선진국은 경제 위기가 와도 1~2년 만에 금방 회복한다. 이로 인해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 사이의 경제 격차는 더욱 커진다.


그리고 한 나라 안에서도 불평등은 심해진다. 잘 사는 사람은 더욱 잘 살고, 못 사는 사람은 더욱 못 산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독점 기업은 위기가 와도 큰 타격 없이 넘어가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어려움에 허덕이다 파산한다. 안 그래도 불평등은 심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팬데믹으로 더욱 심해진 양상이다.



LESSON 8. 세계화는 끝나지 않았다


미중 무역 분쟁 때문에 자국 우선주의나 리쇼어링이 심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팬데믹으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팬데믹으로 생각보다 훨씬 많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음을 미국과 유럽이 깨달은 것이다. '마스크'도 그렇고, 특히 의약품의 경우 자국 회사의 제품이라도 생산은 중국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느낀 두려움은 컸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세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선진국 경제는 대부분 서비스 부분에서 창출되고 있고, 높은 인건비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중국이 아니라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주변 인건비가 싼 나라의 물건을 수입하는 방법이다.


LESSON 9. 온 세상이 양극화하고 있다


제목은 '양극화'이지만, 경제에 대한 양극화라기 보다 미국vs중국 패권 싸움을 다루고 있는 장이다. 저자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흡사 19세기 영국과 독일의 갈등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기존 패권국 영국, 하지만 영국의 권력과 영국이 갖고 있던 식민지가 탐났던 독일은 서로 싸울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 미국과 중국이 그런 관계라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냉전을 할지 말지는 선택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LESSON 10. 때론 최고의 현실주의자가 이상주의자다


이 장의 제목이 의미하는 무엇일까? 저자는 분열되고 대립이 격화되는 이 시대에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유주의의 기저에 깔린 이상주의는 단순하고도 실용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각기 따로 움직이거나 단절되지 말고 힘을 합친다면 나은 결과를 얻고 좋은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간 전쟁을 피하면 국민은 더 잘 살 수 있으며 무역이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니 '협력', '평화'를 생각하는 이상주의자가 최고의 현실주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 /​


이 책의 10가지 이야기를 요약해 보자면, 우리 세계는 이미 과속하는 자동차처럼 환경을 파괴하고 엄청난 도시화로 전염병에 취약해졌지만, 이런 경향은 멈추거나 되돌릴 수 없고 안전벨트 매는 등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같은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를 단단히 잘 구축하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정부 시스템을 구축해 전염병 같은 위기에 잘 대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은, 불균형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으므로 덴마크처럼 사회안전망을 마련해 소외계층을 포용해야 하고, 디지털 사회도 역행할 수 없으므로 적응해야 한다. 미중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터이지만 전쟁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가 될 것이다.


팬데믹으로 미국의 많은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런데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만만치 않다. 그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인프라 투자하겠다는데, 나는 이번 투자에 솔직히 기대가 많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저물고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지만, 미국은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로서 지금도 끊임없이 이민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젊은 사람의 인구가 많으며, 출산율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 한마디로 젊은 나라다. 이런 나라가 신흥국처럼 인프라 투자를 하겠다니, 2차 세계대전 후 비상했던 미국을 또 한 번 보게 되는 건가 기대가 많이 된다. 물론 미국 내 교육 격차와 빈부 격차는 심각하다. 그런데 이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또 미국이 이번 재정정책에서 보여줬던 화끈함(?)을 빈부 격차 해소에 보여준다면 문제를 많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파리드 자카리아는 희망 섞인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나 역시도 미국에 기대를 한다. 문제 많고 탈도 많지만, 미국에는 저력이 있다.


이 책은 미국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제 모든 나라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비슷비슷해져서 미국의 문제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화는 그렇게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 미국에 기대를 하듯, 우리나라에도 기대가 많이 된다. 부디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그다음 우리가 맞닥뜨릴 문제도 잘 해결해 나가면 좋겠다. 타인과 더불어, 디지털을 우리 삶 속에 녹이고, 자연과 더불을 살도록 노력하기!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이 책처럼 건전한 논의를 계속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언제나 희망은 있는 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50대 왕초보 전자책 만들기
라은주 / 유페이퍼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내용이 빈약하고 허술해서 충격먹음...
내 돈 1500원....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업 비용 2만 원, 1인기업으로 살아남기
정도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부쩍 1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모든 게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사회가 되어서 그런 걸까요. 예전과 다르게 우리 직업 문화나 가치관이 달라져서 그런 걸까요? 어쨌든 '평생직장', '일생 간 하나의 직업'이 없어진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력으로 하는 일도 있고, 알바 혹은 부업으로 하는 일도 몇 가지 있습니다. 집에서 컴퓨터만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도 따로 없고,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아 컴퓨터면 켜면 출근이고 업무 시작이며, 컴퓨터를 끄면 업무 끝, 퇴근입니다. 시간 조절도 자유롭습니다. 평일에 쉬고 싶으면 쉽니다. 휴가나 방학을 느끼고 싶으면 연속으로 쉬기도 합니다 (물론 쉰 만큼 일은 몰아서 해야 하지만요. 마감을 지키는 것은 예의이며 당연히 엄수해야 하는 것이죠)


일한 만큼 돈을 벌기 때문에 쉰 날이 많은 달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합니다. 늘 돈이 아쉬우면서도 여유롭게 지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매달 간당간당하게 적자는 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나이도 들어가고, 더 늦게 전에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조직에 들어가는 건 힘들 것 같아요. 이미 이런 생활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도 저를 반가워할지 미지수이고요.


지금 같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수입 다각화를 위해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저자는 여러 직장을 다니며 취업과 퇴사를 반복했고 현재는 직업, 진로, 생애설계에 관한 컨설팅 일을 하고 있습니다. 퇴직자 재취업 관련 강의 및 글쓰기도 하고 있고요. 현재 만 6년째 '1인 기업'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담'과 1인 기업을 하고 싶은 분들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실용서이면서 자기개발서 같은 책입니다. 도움이 되는 내용이긴 한데, 구체적이기보다는 추상적인 느낌이 다분합니다. 어떻게 보면 '1인 기업을 꿈꾸는 분께 드리는 조언서' 같은 느낌이랄까요. 선배 1인 기업가로서 후배 혹은 1인 기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혹은 저자가 본인의 업(業)을 한 번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이 책을 썼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인 기업을 하고 싶은데 막상 마음의 결심을 못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 1인 기업 창업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준비 내용을 얻고자 하시는 분은 이 책이 맞지 않을 것 같아요. 퇴직과 창업 그 사이에서 마음이 들리는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저자에게 한 번 컨설팅 받아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바로 '돈 벌기는 힘들어도, 돈 벌 수 있는 방법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장,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은 내려두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시장 트렌드를 잘 읽고, 1~2년간 먹고 살 돈만 있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보는 건 충분히 가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있는 존재하는 직업만 가질 이유는 없으니까요. 또 하늘 아래 처음부터 존재했던 직업도 없고요.


1인 기업을 하든, 소수 인원으로 창업을 하든, 기업에 취직을 하든 돈 벌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다만 어떤 일을 하든 이 책에서 조언하는 대로 전문성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고, 강한 책임의식을 가지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 참고로, 창업 비용 2만 원이라는 것은 명함 제작비를 의미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 산책길 들풀의 위로
이재영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부드러운 에세이집 한 편 읽었습니다. 그동안, 아니 어쩌면 2020년 8개월 동안 날 서고 모난, 화가 나고 무서운 글들만 읽었던 것 같아요. 아침에 눈 뜨며 바로 접하는 뉴스들과 세상 변화를 알기 위해 읽는 책들이 어딘가 겁이 나고 무섭고 두려운 내용 일색입니다. 뭔가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유의 글들. 어딘가 사람을 날카롭게 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글들이죠. 이런 글들 속에서 쉼의 여유를 느끼게 하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부드럽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읽으며 포근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어요. 책 제목은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라고 적혀 있지만,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부드럽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느낌이 강해요. 얼마 만에 느껴보는 느낌인지. 반갑습니다.


책은 글쓴이의 일상과 그 일상에서 느낀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드러내주는 꽃과 풀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꽃들은 생긴 모양이나 제각각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성격을 띠며 살아갑니다. 어떤 꽃들은 세상의 모든 관심을 받아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듯 본인의 아름다움을 강렬하게 뽐내고, 어떤 꽃들은 세상에 있는 듯 없는 듯 어느 한구석에서 아주 자그마하게 꽃을 피웁니다. 또 어떤 꽃들은 짧은 시간 일제히 피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또 어떤 꽃들은 오래오래 꽃을 피웁니다. 저마다의 형태, 저마다의 삶의 방식들. 풀도 마찬가지죠.





그런 다양성이 이 책을 쓴 이에게 다양한 의미를 던져줍니다. 꽃은 꽃일 뿐이고 풀은 풀일 뿐이지만, 글쓴이의 마음이 다양한 해석과 감정, 깨달음을 느끼게 한 것이겠죠. 그래도 좋습니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도시를 벗어나 시골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것은 대단한 결단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대도시 그것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라이기 때문이죠. 이 책의 글쓴이는 그런 흐름을 거스르고 반대로 시골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여기서 한 박자 여유로움이 느껴지네요. '쉼'이라고 해야 할까요. 빠르게 흐르는 도시의 '시간'과 달리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느껴져요. 싱그러움도 함께요.


오늘도 흔들리는 것은 우리 인간만이 아니고, 바람이 불면 살랑살랑 흔들리는 꽃과 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갑갑하고 숨 막히는 코로나 시대에, 책으로 여유와 쉼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푸른 여유로움을 드릴 수 있는 책입니다.


흔들리지만, 아름답게 피고,

오히려 흔들려서 아름답게 보이는 꽃과 풀들.

우리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흔들려서 인간다운, 흔들려서 아름다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 시그널 - 돈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 10가지 신호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이맘때쯤 『모르면 불편한 돈의 교양』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팟캐스트, '경제브리핑 불편한진실'팀이 쓴 책이었는데요, 1년 만에 새로운 책 『경제 시그널』로 찾아왔습니다. 1년 전 책과 다른 점은, 그땐 팟캐스트 게스트 분들이 돌아가면서 한 챕터씩 썼다면 이번 『경제 시그널』은 '경제브리핑 불편한진실'을 운영하고 계시는 두 PD가 쓰셨다는 게 제일 큰 차이점입니다. 따라서 저번 책은 경제 관련 다양한 분야를 간단하고 짧게 다뤘고, 이번 『경제 시그널』은 금리, 부동산, 인구 등 몇 가지 신호로 경제를 깊이 읽는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물론 교양서적이다 보니, '경제를 깊이 읽는다'라고 해도 교양, 상식 수준이며 전문적으로 깊이 파고들진 않습니다).




1부│어제의 상식으로는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


유럽은 찬란했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를 거쳐, 중세라는 소위 '암흑시대'를 약 천 년 동안 보냅니다. '암흑시대'는 '질문과 의문'이 사라진 시대였고 오로지 말씀(성경)이라는 '진리'만 있던 시대였습니다. 진리의 시대였던 중세를 뒤흔들고 무너뜨린 것이 십자군 원정으로 유입된 '이슬람 문화'였습니다. 이슬람 지역에서 명맥을 이어가던 옛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책과 사상이 역수입되기 시작합니다.


유럽은 이렇게 십자군 원정으로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에 눈을 뜨고 교역도 점점 활발히 하게 됩니다. 그러다 그 시대의 '세계화 시대'가 도래했고 그 때문에 유럽에 역병, '페스트'가 창궐하게 되었습니다. 세계화는 필연적으로 전염병을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페스트는 유럽을 무간지옥으로 만들었지만, 사람들에게 '회의'와 '질문', '의문'을 품게 합니다. 진리를 있는 그대로 따르지 않고 새로운 질문과 의문은 '르네상스'라는 꽃을 피우게 만든 것이죠. 중세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지요.


기존의 상식과 관례대로 살 수 없는 세상, 누군가에게는 위기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시기가 된 것입니다. 지금 코로나 시대인 2020년 오늘날과 중세 말, 르네상스 초기 시대가 참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상식이 더 이상 상식이 아닌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전과 다른 생각, 다른 행동, 다른 기준이 필요한 때입니다.


2부│돈의 현재를 읽는 신호 5


통계


요즘 뉴스는 '통계'가 기본 자료로 주어집니다. '통계'를 내밀어 증거를 대고, 신뢰를 높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생각을 바꾸게 하지요. 문제는 '통계가 과연 믿을만 한가'입니다. 통계를 내는 사람이 대놓고 엉터리 결과물을 내보이지는 않지만, 필수 정보를 넣거나 빼고 혹은 단위를 바꿈으로써 교묘하게 통계를 왜곡 해석합니다. 일반인들은 놓치기 쉽습니다. 따라서 변화되는 코로나 시대에, 돈을 읽기 위해서는 '통계'를 잘 읽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통계는 정보 제공자의 해석을 덮어놓고 믿기 보다 검증을 해야 합니다. 외국 뉴스를 참고하거나, 인과관계, 상관관계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요. 통계(statistics)는 라틴어 '정치가(statista)'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의미인데, 한마디로 예로부터 정치가들이 '우민'을 속이기 위해 자주 사용한 방법이 통계라고 합니다(이 책의 97쪽 내용).


통계는 사실 상당히 어려운 학문입니다. '미적분' 등 고급 수학은 물론이고 인과관계, 상관관계의 올바른 추론 또 통계 해석에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어서 상상력 또한 필요로 합니다.


금리


금리 역시 경제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시그널) 중 하나입니다. 금리 또한 통계처럼 상당히 어렵고 오묘한 세계입니다. 단순히 금리가 오르내리는 데 문제가 아니고, 금리와 연계된 분야가 많습니다. 예적금, 대출, 환율, 채권.. 어쩌면 경제 거의 모든 것이 '금리'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현재 자본주의 세계는 거의 모든 것이 '돈'으로 가치가 환산되는데, 돈의 가치(돈의 현재 가격이나 미래 가격)는 '금리'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금리가 보내는 시그널도 잘 읽어야 합니다. 어렵지만,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좋겠죠.


부동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분야가 부동산입니다. 부동산 불패 신화 등 우리나라 부동산은 다른 나라와 좀 다른 면이 있지만, 어쨌든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모두 '부동산'은 중요합니다. 코로나로 시장이 위축되어 각국 중앙은행은 양적 완화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부동산이 폭등하는 것이죠. 나라마다, 각 도시의 성격마다 좀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세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부동산이 보내는 신호도 꼭 알아두어야겠지요. 이 시대의 기본이기도 하구요.


국가의 빚


여러 차례의 추경 때문에 국민들이 현재 나랏빚에도 관심이 뜨겁습니다. 중/남미의 경우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여 국가 재원이 고갈된 경우가 많죠. 최근 예로 '베네수엘라'를 들 수 있습니다. 국가의 빚 역시 어럽고 복잡한 문제이지만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기서 보내는 신호를 잘 읽어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국가의 빚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국가의 빚' 자체보다는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하지, 국가의 빚 크기는 좀 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파트는 '큰 정부', '작은 정부'에 대한 생각이라 독자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구


우리나라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연일 사회 문제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입장을 보입니다. '인구는 꼭 늘어야 할까'라고 되묻고 있지요. 그리고 앨런 와이즈먼의 주장을 인용하며 '인구 감소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인구 수보다는 인구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를 더 소중히 생각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3부│돈의 미래가 보이는 신호 5


일코노미


혼자 사는 가구, 그들의 경제를 일컫는 말인 '일코노미'입니다. 앞으로 돈의 미래를 나타내는 중요 신호라고 합니다. 저 역시 1인 가구이며, 제 주위에 결혼 안 한 지인들은 거의 대부분 집에서 독립해 혼자 살고 있습니다. 차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마트를 이용하기 보다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이나 온라인 주문을 주로 합니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더욱 일인 가구의 경제생활, 소비 트렌드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플랫폼


요즘 코로나 때문에 코로나 이외의 뉴스는 보기 힘드네요. 그래서 플랫폼도 오랜만에 보는 단어인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앞으로 플랫폼의 지위는 더 단단해지고 튼튼해진다고 합니다. 플랫폼은 사실상 독점을 제공하는 장소이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다수의 사람이 존재하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공생 관계를 이루는 시스템이며, 앞으로 플랫폼의 집중도가 더 커질 것이라 합니다.


중고 시장


요즘 모 중고 앱이 상당히 인기입니다. 중고 서적을 파는 곳도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고요. 그뿐만 아니라 다음 핸드폰은 '중고폰'으로 구입할까 생각 중인데 중고폰의 시장도 상당히 크죠. 앞으로 중고 시장 역시 계속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적혀 있네요.


AI 인공지능


인공지능이라는 말, 몇 년 전, 아니 작년까지만 해도 상당히 핫한 말이었는데 요즘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많이 멀어진 것 같습니다. 저자들은 AI에 관심을 두되 너무 쫄지 말라고 책에서 말합니다.


제로금리


결국은 주식!! 제로에 무한 수렴 중인 금리. 따라서 돈의 가치를 인정하고 합리적 테두리 내에서 자산을 불려야 할 때 그중 적절한 방식이 '주식'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투기가 되어서는 안 되고, 투자가 되기 위해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가치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해요. 또 수명이 늘어난 만큼 투자 시간도 길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


사실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기상예보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제도 일기예보처럼 예측을 할 수는 있지만 100% 꼭 맞게 예언은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경제가 보내는 몇 가지 중요 신호(시그널)를 잘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신호를 읽어야하는지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