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 현명한 투자자를 위한 대한민국 부동산 팩트 체크
김기원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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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집에 관심이 많아졌다. 다들 집을 사니까, 집값이 뿜뿜 오르니 배가 아파서 그런 건 아니고 언젠가 봤던 방송 때문이다. 60~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월세 걱정을 하며, 지금 직장에서 쫓겨나면 길거리로 나앉아야 한다는 상당히 우울했던 인터뷰였는데, 이 인터뷰에 내가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연히, <나는?!>이란 물음이 떠올랐고,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우리 집이다. 11년째 거주 중. 그러나 내 집은 아니다. 나의 세대주님께 어떤 문제가 생기면, 나는 집 밖에 나앉아야 한다. 집이란 공간은, 나의 일상과 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데 그런 내가 집 밖에 나앉게 된다면?! 무시무시한 상상이다! 이 상상에 내가 내린 결론은 일단 내 명의의 집을 실제로 소유하든, 소유하지 않든 간에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경제력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만 있으면 좋으냐? 그렇지 않다. 어떤 유형의 주거, 어디에 위치하고, 집 내부는 어떠한지 등등 생각해 보니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내 집이라고 겨우 마련했는데, 폭우 때마다 물 들어오고, 천장에선 비 새고, 벽엔 곰팡이 슬고, 집안 전체에서 쿰쿰한 냄새나면 진짜 내 삶의 질은 훅훅 떨어질 것이다. 만족스러운 삶과 그야말로 멀고 멀다. 집은 아늑하고 기분 좋은 곳이어야만 한다. 돈이 좀 들더라도, 발품 손품 많이 팔더라도, 공부라면 질색이지만 좋은 집, 아늑한 집, 기분 좋은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그 싫은 공부도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 

그만큼 집은 나에게 절대적이다. 공시지가니, 프리미엄이니 이런 것보다 그냥 마냥 집은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좋은 장소여야만 한다. 이 광활한 지구 위에 몇 십 평 남짓 나만의 공간, 나만의 이상향 ♡ 가격도 중요하지만, 가격을 넘어서는 내 삶의 질과 직결되는 것이 바로 집이다. 
  
그러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력이고, 그다음은 부동산에 대한 안목, 그다음은 집안을 나누고, 인테리어하는 나의 취향과 안목이 중요하다고 본다. 
  
① 경제력 ② 부동산 정보 및 안목 ③ 인테리어 취향 및 안목
  
①~③ 모두 시간이 꽤나 걸린다. 실제로 목표 달성에 필요한 기간이나 자금이 얼마일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 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①~③번, 이 세 가지 능력을 욜심욜심 키워야 한다! 
  
일단 살고 싶은 집은 이미 정했다. 어느 아파트, 몇 동인 것까지 벌써 정함!! 그런데!! 그 집이... 참말로 그 집이... 최근 몇 년 동안 몇 억씩 뛰었기 때문에, 현재 그 집을 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야속한 집값 상승이여. 물론, 집값은 오를 때가 있고, 내릴 때가 있으며, 정체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내가 점찍은 집을 사는 것이 나의 계획이다. (그리고 만약 그 집을 구입하지 못할 시 차선책으로 다른 집들도 뽑아놨는데 문제는 모두 다 비싸... ;ㅅ; 내가 살고 싶은 곳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다 살고 싶은 그런 곳이네요. 눙물눙물) 어쨌든 누군가 이뤄냈다는 건 나 역시 할 수 있다는 것!! 해보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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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산북스에서 낸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는 바로 ②번, 부동산 정보 및 안목을 키우기 위해 읽은 책이다. 언제, 얼마의 가격으로 내가 살고 싶은 집을 살 수 있을지, 그 정보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독서의 결과는 만족스럽다. 

제목만 봐서는 이 책이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 기법에 대해 설명하는 책인 것 같은데(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책 소개 읽기 전 표지와 제목만 봤을 땐 그런 느낌이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분석 기법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고, 부동산 수요자들이 꼭 알고 싶어 하는 정보들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설명하는 책이다. (오히려 분석 기법은 빠져 아쉬움. 저자의 필살 차트인 '플라워 차트' 계산식 이런 건 수록되어 있지 않다. 영업상 비밀 일런가?!)

통계청, 한국감정원, 한국은행, KB 부동산, OECD의 ‘공신력 있는 기관’의 ‘공식 발표 데이터’만을 활용해 빅데이터 자료를 차트로 바꿔 수록해 놓아 자료의 신뢰성이 상당히 높고, 그래서 설득력 있다. 대도시 및 각 도에 위치한 집값의 상승 추이와 저평가, 고평가, 임대가/매매가 비교 분석 등의 정보를 수록하고 해석해 놓았는데 부동산에 관심 있으신 분께는 상당히 유용해 보인다. 부동산에 관심 없으신 분들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땅값, 집값은 초유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일단 읽으면 관심이 혹할지도 모르겠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저자의 전공이 수학과 컴퓨터 사이언스여서 인지,  ‘고령화와 저출산 때문에 우리 집값은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등의 문과식 추측성 책과 거리가 멀고, 오직 자료다. 물론 자료 해석에 사견이 들어 있지만, 개인적인 추측, 추론이라기 보다 자료를 토대로 한 해석이기 때문에 좀 더 신빙성 있다. 
    
또 한 가지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유의미한 인덱스를 따로 떼어내 새롭게 조합하고, 새로운 정보 값을 생성해 냈다는 것. 기존 데이터 값도 그냥 저자가 임의로 만든 게 아니고 위에 언급한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데이터들이다. 이 데이터를 새롭게 조합하여 새로운 유의미한 값을 도출한다. 저자가 직접 이름 붙이고, 만든 ‘플라워차트’가 바로 그것이다. 


빅데이터로 만든 아파트 미분양 그래프 및 전세/매매 지수

부동산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집값에 미분양 가구수와 전세지수, 매매 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 아실 것이다. 



각 시도별 입주 물량 차트. 

어느 지역이 입주물량 폭탄인지, 입주물량 부족인지 알 수 있고 그건 고스란히 집값에 반영된다.




책의 후반부에 가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주택 가격 차트와 분석도 실려 있다. 위 사진은 실질 주택 가격 차트이고, 사진으로 올리지 않았지만 앞 페이지에는 명목 주택 가격 차트도 실려 있다. 아무튼 이 차트만 보면 일본의 부동산 버블 직전과 직후 얼마나 극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변했는지 알 수 있고 우리도 그에 못지않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아, 1997 때 봐라. 눙물이 난다. 눙물이...) 




나에게 제일 유용했던 표다. 
부산은 몇 년 동안 집값이 어마 무시하게 올랐는데, 저자는 데이터가 말하길 부산에 있는 부동산(아파트) 투자시 아주아주 조심해야 함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저자의 사견이 아니라, 데이터가 나타내는 바를 설명한다)

저자의 주관과 추측이 배제된 부동산 빅데이터. 
이 빅데이터를 가지고, 몇 가지 유의미한 요소들을 조합해서 저자는 유의미한 값을 도출하고, 뭇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시각화(플라워 차트) 한다.  

여기서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각 그래프에서 x축과 y축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뜻을 스스로 이해하고, 해석해내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책에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지만 중요한 것은 읽는 동안 이해해는 것과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이해하고 있으며, 그것을 말로 글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이해한 것이다. 이 정도의 수준으로 이 책을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독서든 공부든 그 무엇이든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말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공부 잘하는 학생이나, 내로라하는 저명한 학자들은 사실 누구나 다 접하는 정보를 자기 식대로 소화하고, 자기 말로 풀어낸 사람이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고,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 새로운 걸 만들어 낸 사람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자기만의 분류로 새롭게 정보를 해석하고, 가치를 창출해 냈다. 남들도 다 알고,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잡다한 정보 중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유용한 것인지 뽑아내는 선구안, 그 선구안으로 뽑아낸 것들을 이리저리 조합해 유의미한 가치를 도출해 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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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처음 훑어봤을 때, 그래프가 많이 나와서 무척 어려울 것 같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전혀 어렵지 않았다. 경제나 통계, 부동산에 문외한인 사람도 찬찬히 읽으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다. 중학생 수학시간에 배우는 x축 y축 읽는 수준까지만 되어도 된다. 

다만, 책을 건성으로 읽거나 그래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성급하게 넘기면, 소중하고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 수학과 경제는 무엇보다도 각 개념과 각 그래프의 x, y 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어려울 듯 보이나, 실상 전혀 어렵지 않은 책, 저자의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이 어떠한지 제대로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부동산은 정말 빅데이터가 빛을 발하는 분야인 듯싶다. 예전에는 다만 상권 분석에 빅데이터가 중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주거 분석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동산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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