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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의학 에세이 : 의학 인물 편 - 서민 교수가 재치 있게 풀어낸 의학 인물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눈부신 성취 ㅣ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서민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평점 :
인류의 수명을 연장 시키고,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 수많은 의사들과 연구자들, 이들의 노력과 성과를 기리기 위해 노벨 재단에서는 '노벨생리의학상'을 마련하여 시상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생리의학상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 같다. 이제는 옛날 일이 되었지만, 한때 H교수에 큰 기대를 걸었다가 온 국민이 상처받은 기억이 있기 때문일까. 물리도, 화학에 대해서는 활발히 이야기해도, 생리의학 분야는 거의 언급조차 안 되는 것 같다. 묵묵히 연구실에서,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생리의학 분야는 인류에게 즉각적이고도 광범위한 효과를 미칠 수 있어 충분히 관심 가져야 할 분야라 생각한다. 일단, 나부터 관심을 가져야 할 텐데 전공과는 안드로메다급보다 멀고, 이해할 수 있는 지적 수준도 한참 모자라서 전공서적이나 과학 잡지는 읽기 힘들지만 청소년을 위한 쓴 쉽고 재미난 교양서적으로 조그이나마 배경 지식은 쌓으려고 노력 중.
그래서 읽은 책, 서민 교수의 『청소년을 위한 의학 에세이』
일단 나는 서민 교수님이 기생충 이야기를 하거나, 의학 관련 이야기를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쓴 글을 좋아한다. 서민 교수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아는 사람들은 알 테지만 서민 교수님의 '글'에 대한 애착은 대단하신 것 같다. 그래서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쉽게 글을 쓰려고 애쓰신 것 같다. 적당히 유머도 섞고, 본인의 생각과 주장도 곁들여서. 물론 이 때문에 서민 교수님의 글에 대한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극명한데, 일단 나는 서민 교수님의 전공 분야인 기생충이나 의학 분야의 칼럼은 참 좋더라. 이 책도 좋았다.
사실 노벨상은, 연말이 되면 항상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고, 다양한 매체에서 노벨상을 다룬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인류에게 제일 즉각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생리의학상> 분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오히려 허상 같기도 하고, 관념적인 철학 같기도 한 물리학과 화학 분야에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쏠린다. 예로부터 실용적인 것은 낮게 보고, 천대했던 문화 때문일는지. (병을 고치는 의원은 주로 중인이었다)
이 책은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생리의학 분야에 매진한 몇몇 사람을 뽑아 쓴 책이다. 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사람들이고, 몇몇은 노벨상을 받지 않았지만, 의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의학 인물 편>이라는 제목을 보고, 혹여나 내용이 어렵지나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다루는 인물의 생애와 그들이 연구를 어떻게 시작했고 그 결실은 어떻게 맺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누군가의 전기를 읽는 듯 가볍게 읽었다. 내용은 가볍지만, 교훈은 가볍지 않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이 청소년을 위한 책이니 만큼, 서민 교수가 책에서 다룬 사람들의 인물 됨됨이, 근성 등 교훈적인 모습을 부각했다.
그리고 우리도 노벨상을 받기 위해 좀 으쌰으쌰 하자는 내용도 드문드문 보인다. 물론 노벨상이 다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몇몇 고질적인 문화만 바꿔도 노벨상 수상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는 그런 뉘앙스다. ('노벨상을 받아야만 한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됨. 그건 오독)
책에서 다루는 인물들이 대부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분들이고, 각 장의 끝마다, 노벨상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고 참말 이 책에 노벨상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누군가 한 명이라도 노벨상을 받기만 하면, 우리나라 과학, 의학 분야의 많은 부분이 바뀔 것 같다. 나라의 지원도 대폭 늘 것 같고, 재단도 많이 설립될 것 같고, 개인들의 후원도 늘어 날 것 같다. 노벨상이 우리나라에 득이 되면 득이 되지,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인데 그렇다고 여기에 목을 맬 필요는 없을 듯. 본인 연구에 몰입하면 언젠가는 누군가 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노벨상을 받으면, 꽤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목표로해서 달릴 필요는 없다는 것, 오히려 후진성만 드러나고 성과는 미미할 것이란 생각이다. 어쨌거나 일반인, 청소년들은 본인이 꼭 과학이나 의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꾸준히 지식을 쌓아가는 게 좋다고 본다. 어쨌거나 과학과 의학은 인류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질병의 고통, 단명의 비극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그러니까 연구가 본인의 지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더 나아가 인류 삶의 질을 높여주기를 바라며 연구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
일단은 남의 말, 세간의 평판에 너무 휘둘리지 말기! 이 책에 언급된 사람들은 대부분 고독한 시간을 가졌고, 뭇사람들의 몰이해와 비판에 직면했었다. 제일 힘든 건 아마도 무관심이었겠지. 어쨌거나 이래나 저래나 이 책에 실린 연구자들은, 주변의 시선과 주변의 비판에 휘둘리기 보다 자신의 마음을 따랐고, 자신의 결심대로 살아냈다.
언제나 무엇이 나를 만족스럽게 하는지 늘 생각하기, 만족과 행복을 좇기!
햐, 청소년을 위한 의학 에세이를 읽었는데,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과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 질문 던지며 이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