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혁명 2030 - 주거의 의미가 변화되고 확장되는 미래 혁명 2030 시리즈 2
박영숙.숀 함슨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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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부동산 문제를 콕 집고,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이런! 전혀 그런 책이 아니었다. 미래 서적이랄까. 근 미래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보여주는 책이었다. 저자의 약력을 제대로 안 읽은 나의 잘못. 하지만 미래에 관심 많고, 이 분야의 책을 평상시에 자주 읽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잘 읽었다. (언젠가 저자의 다른 책을 읽었던 것도 같다)




미래를 예측하는 책. 아니, 지금 일어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책 속에는 두 개의 시간 축이 있다. 시간 축 하나는, 과학기술개발 속도가 가속도가 붙어 엄청나게 빨리 발달, 발전하고 있다는 것. 시간 축 나머지 하나는 우리 사회가 급속도로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다(늙어가는 것도 가속도가 붙었다). 

이 두 개의 시간 축은 정확히 정반대 방향으로 점점 더 빠르게 달리고 있다. 과학기술은 정신없이 발달하고 젊어지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미래를 상상하고 예측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과학기술발전 방향과 그 속도다. 그리고 인구 구조다. 다른 요소도 중요하긴 하지만, 이 두 요소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는 어떤 미래를 그려 보이나?
  
1인 가구의 증가, 자율 주행 자동차 일반화, 공유 경제 발달 등으로 새로운 유목민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었던 부동산을 소유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매입하려고 애를 썼고, 뭐, 거의 한평생 내 집 마련의 꿈을 품고, 좀 더 여유가 있으면 건물이나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하는 사업을 꿈꿔왔다.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 그러니까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시대에는 부동산이란 거추장스러울 뿐, 부동산 구매 열기가 식어버릴 것이라 한다. 

1인 가구는 확실히 다른 가구와 그 성격이 다르다. 혼자 사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에 비해 직장이나 직업도 비교적 쉽게 바꿀 수 있고, 능력만 된다면 직업도 동시에 여러 개 가질 수 있다. 부양을 해야 하는 가족이나, 같은 꿈을 갖고 함께 사는 배우자가 있으면 쉽게 직장을 그만두거나, 바꿀 수 없다. (물론 부양가족이 없다고 해도,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쉬운 결심이 아니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는 것에 비해 쉽다) 1인 가구는 직장에 따라, 쉽게 그리고 자주 이사 다닐 수 있다. 그러니까 주택을 구입할 메리트가 별로 없다. 주택 구입을 선호하는 가구는 2인 구성 이상이다. 

몇 달 전에 읽은 책에서,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엿보았다. 
책의 저자는 독일인으로, 젊은 시절 독일 유명 자동차 회사에서 중역으로 활동했다. 워낙 일 중독자였고, 일도 잘했기 때문에 승진도 빨랐다. 하지만 여행의 매력에 눈을 뜬 이후, 더 열심히 바짝 돈을 번 후, 노후생활비까지 어느 정도 마련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다닌다. 그동안 살던 집은 처분했다. 가지고 있던 가구와 물건은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 줄 건 나눠주고,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은 창고를 장기 임대해 보관해 놓고 수 년 째 해외여행을 하고 있다. 배낭 하나와 자전거 한 대만 가지고. 

이 사람은 우리와 전혀 다른 사람일까? 지금은 그럴지도 몰라도,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사는 사람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굳이 여행을 다니지 않더라도, 가볍게 몇 가지 짐만 가지고 여기 저기 가볍게 이사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일반화되지 않더라도 조금만 더 인프라가 잘 마련되면 공유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쉽게 왔다가 쉽게 떠날 수 있는 숙소에서 지낼 수 있으며, 옷도 쉽게 빌렸다 입고 반납하는 공유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 한 번 이 경향이 시작되면 무서운 속도로 굳어질 수 있다고 본다. (스마트폰이  아주 눈 깜짝할 사이에 전 국민의 손에 들리게 된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노인층의 1인 가구다. 이 책에서도 1인 가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연령대가 노인층이라고 한다. 이 분들은 작은 집에서 사는 게 맞겠지만 여행을 다닐까? 직장 구하기가 어려울 테니 직장 때문에 이사하는 일도 없을 텐데? 이 책에서 이 부분은 다루지 않아 아쉽다. 

어쨌든 이 책에서 주의 깊게 읽은 부분은 대충 이 정도. 책의 제목은 <주거혁명>이지만, 책이 다루는 소재는 '주거'보다 상당히 넓고 다양하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를 다루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보니, 낚시성 제목이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가 전방위로 변화고, 라이프 스타일이 근본적으로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영향으로 주거 생활과 주거 양식도 바뀔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요다. 그러니까 주거에 대해서만 다루는 책이 아니므로, 혹시 1~3년 이내 우리나라 부동산 변화를 예측한 책으로 기대하셨다면 읽지 마시라. 

그보다는 좀 더 뒤, 그 후의 우리 세상을 보여준다. 통계 자료도 풍부하고 저자가 전문가이다 보니 우리의 미래상을 그려준다. 그러니, 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사업이나, 인생을 준비하시는 분 혹 그냥 관심 많으신 분은 읽으시면 좋을 것 같다. 장기 목표를 꿈꿔야 단기 목표 설정도 가능할 테니까. 



이 책에 그려진 미래가 도래할까? 아니면 맬서스의 예측대로 완전 어긋나 버릴까? 맬서스가 예견한 세상은 도래하지 않았지만, 맬서스의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강력하고,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추동이다. 이 책 속에 그려진 미래 세상도 그러하다고 본다. 진짜 책 속의 세상이 될지 안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지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멜서스의 인구론처럼 말이다. 그리고 컴퓨터라는 것이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로봇과 인공지능을 상상했던 작가들이 있었고, 이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수많은 과학 키즈, 공학 키즈들이 어른으로 커서 상상 속에서 꿈꿨던 세상을 실제로 구현해 내고 있다.  

불가능이란 있는 걸까, 무엇이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가는 걸까. 이미 ‘불가능’ 속에 ‘가능’이 잉태되어 있는 것일까. 빅뱅 직후의 우주에서는 지금의 지구를 상상도 할 수 없었고, 불가능한 것이었지만 그러나 그 모든 가능성의 씨앗, 현실화 가능성은 이미 빅뱅 속에 다 있었다. 빅뱅 속에 현재의 세상을 이룰 모든 가능성이 없었다면, 현재의 지구와 지금의 우리 인간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과연, 미래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 책 속의 세상이 현실화될까? 
나는 지금 어떤 꿈을 꾸어야 하고, 무엇을 계획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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