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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절약생활 - 소박하고 단순하게 살아라
야미자키 에리코 지음, 이근아 옮김 / 이아소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읽은 기간/ 2017년 2월 12일
/주제 분류/ 애매하구나... 절약, 재테크, 환경
/읽은 동기/ 난 환경도 생각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살고 싶고, 돈은 쓸 때는 쓰지만 낭비하거나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서 이런 나에게 도움이 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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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이 책이 출간된 건 1998년. 그러니까 일본이 버블 경제가 무너지고 약 7~8년이 지난 뒤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 이때는, 버블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보다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일반 월급쟁이로서는 집값이 여전히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비쌌고, 빚을 내야 살 수 있었다. 저자 부부는 융자를 받고 나서 이자를 계산해 보니, 35년 동안 우리 돈으로 7억 원을 상환해야 했다. 처음 5년은 이자가 따로 붙지 않아서 부담이 없지만, 6년 째부터 이자가 붙기 시작해, 11년 째부터 이자 더 많이 붙어 결국 원금보다 이자가 더 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부부는 빚을 최대한 빨리 청산하기로 결정, 상환 목표 기간을 7년으로 정했다. 35년 동안 갚을 돈을, 7년 만에 갚겠다니!!! 지은이의 폭탄선언을 듣고 친구들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은이는 7년 안에 해냈고, 2년을 더 줄여 5년 만에 집 대출금을 몽땅, 모조리 다 갚았다.
어떻게?
정공법으로!!!
바로 절약하고, 저축하는 아주 기본적인 재테크 방법으로 그 어마어마한 빚을 다 갚은 것이다. 따로 고수익 나는 곳에 투자하고 돈을 굴려서 빚을 갚은 게 절대 아님!!
그녀가 처음부터 근검절약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20대 때는 돈을 버는 족족 옷 사는데 돈 다 썼다. (버블 땐 다들 그렇게 흥청망청 썼죠. 특히 일본 젊은이들은...) 이것저것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서 샀는지도 잊어버리고 집안이 콱 찰 정도로 싸그리 쌓아두었다. 그러다가 일 때문에 독일에 출장 갔다가, 독일인들의 근검절약 정신에 한 번 충격받고, 결혼 3개월 전 예비 신랑이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두 번째 충격이 쾅!! 그래서 글쓴이는 절약에 절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남편의 사고 직후 그녀는 남편을 간호해야 했고, 일도 그만두었다)
이때부터 저자는 절약이 몸에 배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 2년 차에 융자를 얻어 집을 사게 되어서 더 근검절약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자린고비처럼 돈을 악착같이 안 쓰며 살았던 건 아니다. 단지, 남편이 공무원으로서 수입이 일정해서, 수입과 지출 등 돈의 흐름을 완벽히 파악했고, 이 덕분에 자신의 수입에 맞춰 저축/소비 목표를 세울 수 있었고 이 목표에 맞춰 살았기에 5년 만에 융자를 다 갚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무조건 아끼는 게 아니라, 낭비를 막는 데서 출발한 이 부부는, 돈은 적게 쓰면서 인생은 최대한 만족스럽고 행복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구성해 나갔다. (현재 부동산 가게 대출이 어마어마한 규모이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게 뻔히 예견되는 우리 현 시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본다. 작년 2016년 한 해동안 집을 사거나, 전세 때문에 빚낸 사람들은, 꼭 이 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꼭 이 책의 저자를 따라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런 사례도 있구나 하고 알아두는 건 중요하다고 본다. 부동산 전문가, 재테크 전문가의 조언보다 일본의 실사례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자연에 이로운 것은 사람에게도 좋다'라는 독일인들의 가치관을 받아들여서 저자도 최대한 자연에 이로운 자연친화적이고 절약하고 아끼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랬더니, 자연스레 낭비를 줄였고, 낭비를 줄여 모은 돈으로 융자를 빨리 갚고, 다른 취미 생활이나, 비상금으로 돈을 많이 축적할 수 있었다.
이 책엔 이런 이야기와 생활 곳곳에 근검절약할 수 있는 팁이 실려 있는데, 좀 궁상맞고 도가 지나친 팁도 있었지만 대체로 저자의 생각, 가치관에 동감하고, 근검절약하려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게 옳은 듯 보인다. 이제 우리도 경제 사이클이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접어들었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게 생겼으니(부동산이 꼭 떨어지진 않더라도 집값이 치솟을 리는 없다), 저자의 이런 가치관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게 우리에게 이로울 듯. 세계 추세도, 아니 세계 추세고 뭐고 떠나서 지구 온난화와 우리 환경을 생각해서도 자연에 이롭도록 소비습관을 바꿔야 한다.
여러모로 참고할 게 많았던 책.
독일인들은, 경제관념은 확실히 배울 게 많다.
그리고 일본은, 여러모로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배울 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