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테이블 - 프랑스 시골에서 만난 음식과 사람 이야기
제인 웹스터 지음, 차유진 옮김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읽은 기간/ 2017년 2월 11일
/주제 분류/ 외국 에세이 (프랑스/호주)
/읽은 동기/ 번역가가 차유진 씨 +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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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제인 웹스터는 호주 멜버른 토박이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신혼여행 때 처음 프랑스에 가보고 완전 반해버렸다. 휴가 등 틈이 나면 프랑스로 자주 여행을 떠났고, 프랑스로 가면 갈수록 체류 기간은 점점 더 늘어났다. 그만큼 프랑스의 매력에 홈빵 빠져들었던 것! 

제인 웹스터는 요리에도 관심이 많이 있었는데, 호텔이나 레스토랑의 쿠킹 클래스에 등록해서 프랑스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많은 클래스 등을 섭렵하고, 친구는 물론이거니와 자기를 가르친 셰프까지도 이 방면에 소질이 있다며 일을 해 보지 않겠냐고 제인에게 제안한다. '정말?!' 이런 마음으로 교사는 그만두고 프렌치 음식도 파는 카페를 운영하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번뜩, 프랑스에서 건물을 빌려 쿠킹클래스를 한다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남편에게 말했는데, 남편은 대 찬성! 사업을 구상하고, 꼼꼼하게 사업 계획서도 작성하고, 남편과 아이들이랑 프랑스로 직접 날아가 자기들이 원하는 장소도 물색하게 되는데, 진짜 꼭 마음에 드는 성(그렇다. 방도 많고 탑도 있고, 부속 건물도 많은 그 성!)을 부동산 업자로부터 소개를 받는다. 마음에 정말 들었지만, 그런 만큼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었기에 호주로 돌아와서도 고민고민에 빠진다. 그런 우유부단한 아내를 바라보는 피터는 처음엔 화가 났다가 그다음엔 별다른 터치는 없었지만, 둘이 산책을 하면서 정말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문득, "70살이 되었을 때 지금을 돌아본다면 후회할까, 안 할까."(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의 생각을 했다) 결론은 '후회한다'로 내려졌고, 바로 부동산 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여러 가지 조율을 하고 프랑스에서 봤던 고즈넉한 성을 구입한다. 

이 책은, 위에 내가 요약한 이야기 + 성을 청소하고 보수를 좀 한 뒤 쿠킹클래스라는 본격적인 사업을 하기 전 1년간의 프랑스 시골 적응기와 생활기로 보면 된다. 그리고 각 계절 챕터마다 제인 웹스터가 그 계절에 어울리는 프랑스 요리를 전채, 본식, 후식 순으로 레시피를 싣고 있다. 


호주라는 이방인이, 프랑스라는 보수적이고 자존심 강한 나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른 나라 사람의 눈엔 프랑스가 어떻게 보이는지, 나 역시 프랑스에 관심 많은데 이런 소재가 흥미롭기 때문. 

그리고 제인이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고, 고난과 역경(응?!)을 이겨내고 용감하게 돌파해 나가는 모습이 멋있었고 재미있었다. 도전하고, 행동하는 이야기는 고래로부터 우리 인류가 제일 좋아하던 이야기이니까. 외부인, 그것도 프랑스와 정반대 편에 살았던 외부인이 프랑스 시골에 정착한다는 이야기는, 근원적으로 모험담이기 때문에, 읽는 내가 다 설레고 나도 막 용기가 났다. 내가 원하는 일, 주저 없이 하자며!

제인 웹스터라는 사람, '먹는다는 행위', 그리고 '음식'에 대한 철학, 가치관이 프랑스인들과 상당히 비슷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미식가다. 웬만한 음식은 다 만들어 먹으면서도, 1주일에 몇 번씩 맛있다고 이름난 레스토랑을 찾아가 맛보고, 기똥찬 음식을 만나면 레시피를 물어본단다. 음식에 대한 취향이 있어서, 그 고고한 프랑스 사람들 속에서도 잘 섞여 들어갔나 보다. (프랑스 사람들은 웬만한 사람 모두 자기가 다 미식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자기가 아는 레시피가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단다. 과장된 말일 수도 있지만, 확실한 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는, 음식에 대한 애정도가 엄청나고, 자국 음식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저자인 제인 웹스터의 취향과 인생관이 확고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은 어려운 고비가 와도 혹은 귀찮은 일들이 한도 끝도 없이 휘몰아쳐도 자기가 선택한 일은 책임감 있게 저돌적(?)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이 무척 좋았다. 그녀가 인생을 대하는 방식이랄지,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본받을 게 참 많았고, 그래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삶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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